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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Oct 19. 2023

탈다이어트 세계에 들어온 후기

너무나도 행복하다! 이곳이 바로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19살, 나는 수능과 대입이라는 거대한 관문을 통과한 후 쳇바퀴 같이 굴러가던 시간의 감옥 속에서 벗어나 자유를 온전히 만끽했다. 20살이 되었고 대학교 합격 소식이 들려왔다. 이후 하루종일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면서도 불안감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해방감을 충분히 맛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도 곧 대학생이니깐 다이어트를 해볼까?'

대학생이 되는 것과 다이어트를 하는 것에는 큰 연관성이 없지만 당시 수험생할로 살이 많이 쪘다고 생각이 들었고 예쁜 옷을 마음대로 입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먹는 양을 줄이고 움직여보기로 결심했다.


19살 때까지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나의 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먹을 것에 대한 두려움도 당연히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먹을 것을 너무 좋아했고 먹는 양도 평균적인 사람들에 비해 많은 편이었다. 학생 때도 삼시 세끼 잘 챙겨 먹었고 친구들과 항상 석식을 먹은 후 버블티를 먹으면서 수다 떠는 게 낙이였다. 가끔 야식으로 치킨이나 컵라면도 먹으면서 공부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생 때 '다이어트'라는 단어 자체를 떠올려 보지도 않았던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만약 학생 때 다이어트를 시도했다면 공부에 집중을 못해 대학교 진학에 실패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사감 선생님의 눈을 피해 엽떡을 몰래 시켜 먹는 소소한 추억 또한 못 쌓았을 것이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어떠한지,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지 생각하고 탐구하는 여정을 막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이어트는 오직 우리를 '몸', '체중', '음식'. 3개의 영역에만 집중을 하게 만들고 그렇지 않으면 벌을 주는 극악무도한 성격을 지닌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마음가짐은 결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하지 않다. 자신의 삶에 온전히 집중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주위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으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요즘, 나는 '건강함'의 틀을 재형성하게 되었다.


'내일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에 닭가슴살, 고구마, 샐러드를 먹고 저녁에 한식을 먹으면 대충 O칼로리 정도 되겠지?'
'오늘은 운동을 못했으니깐 내일은 반드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운동해야 돼.'
'오늘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은데 내일 친구한테 아프다고 하고 술 약속 취소해야겠다.'
'자꾸 치킨이 생각나는데 어떡하지 오늘 아침 체중 보니깐 0.5kg 늘어 있던데... 지금 배민만 1시간째 들락날락거리고 있네.'


이런 생각이 든 적이 있다면, 또는 비슷한 불안함, 죄책감의 감정을 지금까지도 겪고 있다면 다이어트와 체중관리 마인드셋을 과감하게 버려라. 시간이라는 지폐 다발을 허공에다 날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니깐 말이다.


20살 때부터 22살이 되던 해 여름까지 나의 롤러코스터 같았던 다이어트 여정과 이후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탈다이어트 여정을 써 내려가려고 한다. 자기만족을 위해 쓰는 이유가 크지만 탈다이어트 세계가 얼마나 행복한 곳인지 한 명이라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일기장이 아닌 이 공간에 생각과 감정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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