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으로 가는 밤에

2022.09.09

by 고주

추석으로 가는 밤에


창문 크기만큼 찾아온 달빛

따라온 선선한 바람

스스로 가둔 문칸방엔

슬로비디오처럼 흘러가는

시간의 강이

홀짝 삼켜버린 사흘 밤낮


월세 받듯 따박따박 받아 든 밥상

한 톨의 밥알도

한 조각의 소금까지도 남김없이

소화시키는 위장

고작 몇 발짝

뒤척이기 몇 번인데

홀쭉해지는 뱃살


눈코 뜰 새 없이 뛰었건만

눈에 보이지 않은 바이러스에는

속수무책


할 일 꼭 했어야 할 일

다 놓아버린 지금

홀가분함보다 짖은 서글픔이

깊어가는 2022년 추석으로

가는 밤


부디 건강하시라는 기도

달빛에 실어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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