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의 싸움

2021.08.12

by 고주

술과의 싸움


같은 날이 계속되면

단골집에선 오지 않는 나를 걱정하지 않을까?

무슨 재미있는 일은 없을까?

머릿속을 탈탈 터는데

내 미끼에 걸린 누군가는

칼날 위를 아슬아슬 걸으며

뜨겁게 여름밤을 건너갈 것이다


가물가물한 지난밤 마지막 장면

아무리 애를 써도 그려지지 않으니

큰일 났다

번번이 지는 술과의 싸움

시답지 않은 동영상만 뒤적이다

아까운 하루가 지워진다


새날로 살아야지

너저분하게 엉클어져 있는 방도 정리하고

읽다 만 책을 펴놓고 작가를 만나고

한더위를 피해 걸어도 보고

부자가 된 기분


며칠이나 가려나?

날마다 달라서 좋다

급하게 오는 손님 보내고 나면

시간이 널널하게 많은데

오늘은 낮술이나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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