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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절

2021.10.22

by 고주

아침나절


6시

손 호호 불며 왔을 알람

허리 한 번에 쭉 펴지도 못하고

시작하는 하루


홍합국에 밥 한 그릇

홍시 하나

단단히 챙겨 입고 집을 나서면


벽을 오르는 꼬부랑 담쟁이

길을 넘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신호등 맘

빵집 앞을 서성이는 비둘기 모자

돈을 물고 있지는 않지만

빵집으로 들어갈 기세

불 꺼진 국밥집


앙상하게 키만 큰 얼갈이 배추

비트, 당근, 대파, 마늘에는

유황을 뿌려야 하고

시금치와 갓은 솎아야 한다

아침나절이 짧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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