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벽
몸이 무거워
함께 떠나지 못한 어둠이
방황하는 휴일 아침
놀이터였습니다
고개를 저으며
싫다를 확실하게 표현하게 된
아이는
할아버지가 미는 유모차에서
꾀꼬리처럼 재잘거립니다
함께 놀 친구들이 없어
해님을 부릅니다
휠체어가 멀리서 옵니다
머리가 희끗한 딸이 밀고 있습니다
의자가 있는 곳까지 와서
엄마의 허리를 토닥여줍니다
아이와 엄마의 눈이 마주칩니다
아이는 손을 흔들고는
환하게 웃어줍니다
마른 엄마의 얼굴에서
한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갑니다
쨍그랑 벽이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은
깨진 유리 조각을 주우려고
비가 오는 새벽을 혼자 서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