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바람, 공기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담은 시간
나는 많이도 울고 지쳐가고 다 내려놓고 싶었다.
숨 막히는 고통이 내 인생에서 이리 오래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서서히 시작된 삶의 불균형에서 삐걱삐걱 거리는 일상을 지낸 지 10년이 되어간다.
힘겨움도 버거움도 지겨움도 익숙해져서 참는 건지 그냥 흘러가는 건지 분간이 안될 때도 많았다.
그래도 꼭 지켜야 할 것이 있기에 버텨내고 명상을 끊임없이 해왔다. 아이들이 없었다면 지킬 수 있었을까?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한국에 있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약도 먹었겠지만 독일에서 병원 가는 것이 엄두조차 나지 않았고 돈을 쓸 여유도 없었다.
나는 기도하고 명상을 했지만 매번 무너지고 오히려 난 쓸모없는 사람인가? 그토록 명상 명상 외치면서 정작 나는 스스로 나를 전혀 케어하지 못하고 있으니 자존감은 계속 바닥으로 떨어지고 급기야 나 자신이 꼴도 보기 싫어졌다.
기도와 명상을 최근에 해오면서 얼마나 두 손을 모아 간절히 빌고 살게 해달라고 울었는지 모른다. 제발 온전히 아름답게 살게 해달라고
너무 힘들다
너무 외롭다
너무 죽고 싶다
나에게 아무도 없다
그 생각이 매일 나를 집어삼켰다.
아닌 척 태연 한 척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냥 밖으로 나가서 무작정 달리고 (삶의 중심을 잃은 채) 달리는 일만 1년 가까이해왔다.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
나의 기도에 나의 자기 암시에 응답이 온 것 같다.
누군가 딱 한 사람만 있게 해달라고 내 옆에서 숨 쉬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딱 한 사람만.. 나의 엉망진창인 컨디션에도 그냥 바라봐 줄 수 있는 사람을 달라고..
그는 내게 뮬을 주기 시작했다.
말라비틀어져가고 썩어가는 뿌리 위에 티 안 나게 아무렇지 않게 버티고 있는 선인장인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