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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재 Nov 19. 2023

교우관계

세상만사 인간관계가 제일 어려워

-재이 이야기와 그 마음-

요즘 나에게 A는 무척 중요한 친구이다. 5월에 전학을 온 나는 '인싸'인 A를 중심으로 다른 친구들을 사귀어 왔다. 그래서 난 이 친구와 무척 잘 지내고 싶다.


그런데 요즘 A가 나를 귀찮아한다. 물론 다른 B, C라는  친구도 있다. 이 친구들이 나를 더 이해해 주는 것도 같다. 그래도 난 A 가 더 좋다. 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역사를 깊고 디테일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A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가서 말을 거는 건데, 요즘은 나를 귀찮아한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너무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라고 사과를 했다. A는 나에게 다른 친구들과도 놀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난 그래도 네가 좋은데.’


그리고 반에 까칠한 D가 있다. 나를 무시하는 것도 같고 가끔 나쁜 말도 한다.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 책을 아직 못 편 나에게 “재이야, 책 펴.”라고 하면 될 것을 “놀지 말고 책펴!”라고 한 다던지 (놀고 있는 나에게는 약점을 꼭 찌르는 거다 ㅜㅜ), 우유당번인 나에게 우유가 떨어지면 무조건 내 탓이라고 한다던지… 아무튼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 혹시라도 내가 화를 참지 못하고 '욕'이라도 입 밖으로 나올까 봐 조마조마하다. 폭발하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


그래서 처음에는 용기를 내서 “D야. 너의 까칠한 말투를 줄여줘.”라고 부탁을 했다. 되돌아는 건

“닥쳐!” 그리고 “너나 잘해.”

헉.


직장을 다니는 엄마가 인간관계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는데, 학교를 다니는 나도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다.


-희이 생각-

재이는 친구를 무척 좋아한다.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한다. 유치원때와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재이를 위해서 퇴근 후 놀이터에 같이 가서 애들과 한 번이라도 더 놀도록 기회를 만들었다. 같이 놀아주는 아이들이 고맙기도 하여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내가 놀거리 (물풍선, 공, 배드민턴 등)를  잔뜩 준비해서 갔다. 어떤 날은 내가 더 잘 놀고 온 날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재이가 점점 집에 있으려고 한다. 놀이터가 8개나 되는 대단지로 왔고, 놀이터마다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데, 재이는 도통 나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재이 또래의 아이들은 단지에서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 핸드폰으로 게임이나 유튜브 시청을 한다. 핸드폰이 제한된 제이에게는 총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너무 늦게 이 동네로 온 것 같아 안타깝다. 고학년아이는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함께 놀려고 하지 않는다. 재이의 또래 친구들은 점점 더 세지고 '영악'해지는데 .... 재이를 필요할 때만 찾고 결국은 소외되는 것 같아 많이 속상하고 답답하다. 이런 게 왕따인 걸까.


학교에서 친해지고 싶은 친구(A)의 이야기를 자주 한다. 꽤 똘똘하고 열심히 사는(?) 친구 같다. 평일 저녁에도, 주말에도 모두 학원을 간다고 한다. '정말로 가는 걸까? 재이와 놀기 싫어서 핑계를 되는 걸까?' 마음이 매우 복잡하다. 가끔 친구와 논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막연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자기 말을 잘 따라주고, 받아주는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 것 같은데  자기주장이 강하거나 본인에게 뭐라고 하는 아이들은 자기를 지적하거나 흉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재이도 잘못은 있다. 친구가 듣기 싫어하는 말도 주저 없이 해서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어른인 나도 불편한데 아이들이라고 다를까.


더 이상은 놀이터에 같이 나가도 소용이 없어진 고학년의 재이, 뭘 어떻게 해줘야 할까.


-이해하기-


ADHD 자녀의 친구관계를 이해하고 도와줄 방법에 대해 좋은 팁이 있어서 정리하여 올려드립니다.


출처: 흔들리지 않고 ADHD 아이 키우기 | 이영민 - 교보문고 (kyobobook.co.kr)


ADHD 자녀의 친구 관계에서 주된 갈등의 원인은 또래 연령에 비해 사회적 기술이 현격이 떨어지는 것 때문입니다.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멈추어 생각하는 것'이 부족하여 또래에 비해서 미숙하고 어리숙해 보입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또래 관계에서 거절감이나 실패감을 더 경험하면서 화를 참지 못하고 공격적인 양상이나 폭력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ADHD 자녀는 친구관계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계속 친구들 사이에 끼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다른 공부를 하듯이 ADHD 자녀는 사회성 기술을 지속적으로 배워 나가야 합니다. 저절로 눈치껏 습득되지 않습니다. 시기는 다르지만 아이의 인간관계는 오늘도 성장합니다.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할 사회 기술

놀이에는 정해진 규칙과 순서가 있고 이것은 지켜야 할 약속이다.

친구와의 놀이는 선택하거나 내가 제안할 수 있다.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하는 친구에게 반대 의견을 말할 수 있다. 다만 반대 의견이 '나'에 대한 거부가 아님을 안다.

게임이나 경쟁에서 질 때 속상하지만 지는 것을 '쿨'하게 받아들이자.

친구들의 개인적 공간과 시간을 존중한다.

친구들은 '공감'과 '경청'을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친구관계에서 생긴 갈등은 '문제 해결'을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주변에 도움을 청하면 된다. 부모님, 선생님 등


-우리는 이렇게 해보기로 했어요-

Jay does

그래서 난 쉬는 시간에 4-5번 가던 것을 2번 정도만 가려고 한다.

D의 선한 뜻은 알고 있지만 까칠한 말투는 우선 개성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그래도 너무 심할 때는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Hee does

Care 받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자: 아이가 집에서 케어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분위기는 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와 친구들이 재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느끼게 해 준다고 합니다. 필요하다면 친구들을 집으로 먼저 초대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도 본인 집이라는 편안함에 자신 있게 친구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부모도 자녀의 사회적 태도를 살피면서 코칭할 기회가 갖게 됩니다.  

동생들과 노는 '형'이 될 수 있게 하자  동년배보다는 상대적으로 어린아이들과 노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우선은 놀이 수준과 비슷하기 때문에 편안함 가운데 연장자라는 특혜로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도 가질 수 있습니다.  

안 되는 것은 단호하게 자제한다 : 친구를 다치게 하거나 욕을 하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고 가르쳐야 합니다.


F/U

이 글을 쓰는 2주 동안 재이는 본인의 전략을 수행했습니다. 요즘 어떤지 물어보니 최근에 A와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하루에 1-2번 이야기하고  가끔 이야기도 즐겁게 한다고 합니다.


대신 A이외 다른 친구들과도 이야기 나누며 관계를 맺어 '친구관계의 기반이 단단해짐'을 느낀다고ㅠ하네요. 다른 친구들을 알게 되서 기쁘고 특히 4ㅏ칠한 D와도 좀 친해졌다고 합니다.


효과가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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