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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pathy Mar 21. 2024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톺아보기

#1.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플랫폼의 관계

최근 집에 쌓여있는, 리디에 쌓여있는 책들을 다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어제의 제로투원에 이어 오늘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는 책을 읽고 추가적으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해서 리서치를 하면서 해당 비즈니스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크리에이터란?


컴퓨터, 모바일이 생겨나기 전 크리에이터는 일종의 발명가, 사업가에 가깝다. Create의 대상이 현실 세계에 있는 물건(현물)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발전하게 된 것은 SNS, 컨텐츠 플랫폼이 생겨나면서부터인 것 같다.


이전의 현물만 만들 수 있었고 대량 생산해야 했고 유통경로가 확보되어야 했기 때문에 충분한 자본이 필요한 사람만이 Creator가 될 수 있었다면,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면서 누구나 "Contents"를 Create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좁혀서 이야기해 보면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크리에이터란, 모바일/컴퓨터 시대에서 유저에게 Entertainment할 컨텐츠를 만드는 생산자라고 볼 수 있다.





크리에이터 비즈니스의 시작 : 플랫폼의 관점에서


이제 크리에이터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니 크리에이터 비즈니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하나씩 정의해 가면서 설명해보려고 한다. 특히 나는 이 크리에이터 비즈니스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플랫폼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도 힌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 이전의 대부분 비즈니스 모델은 물건을 하나 팔 때마다 돈을 버는 구조였다면 인터넷 시대에는 많은 트래픽을 모아서 광고를 통해서 돈을 버는 방식이 생겨났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기업가들의 목표는 어떻게 좋은 제품을 대량생산해서 많이 파느냐가 아닌, 어떻게 하면 광고를 봐줄 사람들(트래픽)을 많이 데려오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데려올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사업의 핵심이었고, 그렇게 사람들을 많이 데려온 곳을 플랫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데려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페이스북을 필두로 SNS는 유저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내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a16z.com에 들어가 보면 현재 1페이지로 Read Write Own이라는 글이 게시되어 있는데 인터넷 시기를 나누어보면 처음에는 누구나 정보에 대해서 개방적으로 읽을 수 있었고, 이후에는 직접 게시할 수 있었으며, 이제는 블록체인을 통해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글이다. 여기서 2단계가 크리에이터가 등장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a16z의 read write own에서 언급한 인터넷 등장 후의 3개의 era

In the first act, the “read era” (circa 1990-2005), early internet protocol networks democratized information. Anyone could type a few words into a web browser and read about almost any topic through websites.

In the second act, the “read-write era” (roughly 2006-2020), corporate networks democratized publishing. Anyone could write and publish to mass audiences through posts on social networks and other services.

Now a new type of architecture is enabling the internet’s third act. This architecture represents a natural synthesis of the two prior types, and it is democratizing ownership. In the dawning “read-write-own era,” anyone can become a network stakeholder — gaining power and economic upside previously enjoyed by only a small number of corporate affiliates, like stockholders and employee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성장하면서 남들보다 많은 팔로워를 거느리게 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인플루언서라고 하는데 사실 그 사람들은 단지 SNS의 재미(일종의 관심)로 시작했지만 항상 유명세에는 돈이 따라붙기 시작한다.


페북 광고, 협찬등이 들어오면서 돈을 벌기 시작했고, 이것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수익모델의 1차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이후 사람들은 더 entertainment할 거리를 찾게 되고 텍스트, 이미지를 넘어서 유튜브가 등장했다. 동영상이라는 특징 때문인지 트래픽과 더불어 체류시간까지 늘어나면서 플랫폼 역시도 꽤 많은 수익을 쉐어할 수 있었고 크리에이터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광고 비즈니스 자체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수익 모델이지만, 이러한 광고를 통해 얻은 수입을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해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게 하는 유인으로 활용한 것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수익모델의 2차 버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동영상 편집의 특성상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현상이 발생했다. 요즘에야 툴이 많아지긴 했지만 사실 비디오 컨텐츠는 얼굴을 내미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서 크리에이터 진입 허들이 높고, 컨텐츠 생산에 대한 리드타임이 길 수밖에 없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끊임없이 많은 컨텐츠를 만들어서 체류시간을 늘려야 하지만 생산을 하는 쪽에서의 문제 때문에 한계가 발생한다.


이 문제를 다양한 서비스에서 해결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성공한 회사는 틱톡이라고 볼 수 있다. 틱톡은 쇼츠라는 짧은 참여형 동영상 컨텐츠를 통해서 이미 주제가 정해진 컨텐츠를 따라 하기만 하면 되어서 크리에이터의 허들을 확 낮추었고 숏폼이기 때문에 리드 타임 역시도 줄여주어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렇게 무수히 확보된 컨텐츠를 알고리즘을 통해서 잘 연결해 줘서 체류시간을 늘렸다.



크리에이터 비즈니스의 시작 : 크리에이터의 관점에서


플랫폼의 관점에서 정리했다면 이제 크리에이터의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처음 시작은 단순히 재미였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친구들과 소통하고 즐거운 순간들을 나누는 것이 매우 중독적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다. 무심코 스크롤하는 뉴스피드, 인스타 피드에 "여기까지 봤습니다"가 보이면 아쉬워졌고, 쉴 새 없이 더 많은 사람과 DM으로 연락하고 싶어졌다.


그러면서 더 많은 팔로워를 모으기 위해서 남들이 좋아할 만한 컨텐츠를 올리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많은 팔로워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들을 인플루언서라고 칭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돈이 몰린다고, 초기 SNS의 인플루언서들은 건건별로 광고비를 지불받고 자신의 채널에 광고영상을 올리는 형태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몇백만 원을 벌었다더라, 무료 협찬을 받았다는 얘기가 구전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재미보다는 "돈"을 위해 팔로워를 늘리고 컨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파레토 법칙처럼 많은 팔로워를 가진 사람들만이 수익을 독점해 갔다. (물론 컨텐츠 자체를 사명감을 가지고 만드는 크리에이터도 분명 있다. 산업 관점으로 해석했다.)


그렇게 주변에서 새롭게 유튜버가 돈을 잘 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까를 가장 잘 아는 인플루언서, 다른 팔로워 많은 인플루언서에 파이를 빼앗긴 크리에이터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러 유튜브에 등장했다. 기존의 광고 컨텐츠에 대해서만 돈을 받았던 반면에 유튜브는 내가 컨텐츠를 올려서 많은 사람들이 조회해 줄 때마다 광고비가 들어오고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영상을 볼 때마다 들어온다는 점에서 크리에이터가 컨텐츠에만 집중해도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돈이 된다는 소식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로 유입되었고, 이 역시도 파레토 법칙이 생겨났다. 이전과 비슷한 조회수를 찍었지만 내가 받는 수입은 줄어들고 노출 역시도 신규 채널들에 의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요즘은 틱톡이 잘된다더라. 아니면 광고비보다는 내가 직접 물건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게 좋더라 등.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 크리에이터는 지금도 또 다른 플랫폼, 수익 모델을 찾아다니고 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본질


지금까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두 관점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다. 결국 모바일,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회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났고 그에 따른 부의 기회를 찾으러 들어온 사업가들이 등장하면서 이런 비즈니스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크리에이터는 결국 컨텐츠 시장에서 하나의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채널 하나하나가 기업인 것이다.


기업의 목표가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듯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이 필요할까? 나는 그 비즈니스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표현을 단순화하기 위해서 컨텐츠 최저만족금액이라는 용어를 써보려고 한다. 이는 크리에이터가 컨텐츠를 생성하는데 있어서 드는 시간, 비용, 기타 모든 자원들을 고려했을 때 버는 임금에 대해 만족도를 느끼는 최저 수준의 금액이라고 정의해 보았다. 이 금액은 크리에이터별로, 채널 규모에 따라 모두 다르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전체적으로 보면 "유저에게 의미 있는 컨텐츠"를 만드는 모든 크리에이터에게 "컨텐츠 최저만족금액"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돌아가는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플랫폼 관점에서는 이 수익이 컨텐츠 최저 만족금액을 넘기는 크리에이터 수가 일정 임계치를 넘겨서 유저에게 보여줄 충분한 컨텐츠를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크리에이터 관점에서는 다른 크리에이터의 지속가능성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컨텐츠로 최저만족금액을 벌 수 있냐가 중요하다. 



플랫폼은 컨텐츠 지속가능성을 만들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까?


플랫폼의 본질은 사실 높은 트래픽과 체류시간이다. 사람이 모여야 돈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구성하는 플라잉휠 중 한 가지로 가장 중요한 것이 컨텐츠이다.


플랫폼에게는 충분히 많은 수의 양질의 컨텐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컨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 때 각 컨텐츠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 펀드라고 해서 회사가 펀드를 만들어서 크리에이터에게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이유는 결국 열심히 컨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에게 적절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플랫폼 자신들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플랫폼 입장에서 결국 플랫폼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을 어느 만큼 크리에이터와 분배할 것이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다만, 틱톡도 아직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을 보면 아직 수익으로 전환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이 지속가능한 수익을 제공하는 문제는 플랫폼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서 그들은 광고 수입 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수익모델을 늘려나가는 장치(커머스, 후원)를 붙여나가는 전략도 취하고 있다.


컨텐츠 수는 결국 플랫폼이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플랫폼은 크리에이터 보상을 늘리면서 동시에 수많은 컨텐츠들 중에서 개별 유저가 좋아할 만한 컨텐츠를 선별해서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물론 새로운 채널에 대해서는 트래픽을 몰아주는 로직이 있어서 크리에이터의 수익을 몰아주는 역할도 한다.)


알고리즘을 강화하면서 플랫폼은 유저가 어떤 컨텐츠를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고, 크리에이터가 영상을 만들더라도 알고리즘을 타지 않는다면 조회수를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이 알고리즘은 플랫폼의 파워가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2편 크리에이터 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해서 다루겠지만 AI Generated Contents가 만연해진다면 사실 플랫폼은 컨텐츠 양이 중요하지, 컨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AI 컨텐츠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다면 공생 관계는 깨질 가능성도 있다.



크리에이터는 컨텐츠 지속가능성을 만들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까?


크리에이터는 결국 자신이 가져가는 수익이 많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플랫폼 의존적이라기보다는 수익 의존적이다.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라면 다양한 플랫폼에 컨텐츠를 발행하는 편이다.


그들은 결국 내가 만드는 컨텐츠의 비용을 줄이거나, 컨텐츠에 대한 수익을 늘려야만 지속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는 툴을 만들거나, 수익을 늘리기 위해 개별 광고, 커머스 등을 시도한다.


크리에이터 펀드를 운영하는 것만 보아도, 그리고 실질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 비중을 보아도 기본적으로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가 얻어갈 수 있는 수익은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에이터의 일부 가치 사슬에 들어가서 MCN이나 추가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최근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그들이 더 돈을 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라면 더 기회가 있어 보인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방향


플랫폼 자체 수익의 특성상 팔로워 수가 많아질수록 수익을 독식한다는 점 때문에 최근 컨텐츠의 트렌드는 어떻게 하면 자극적인 쇼츠 컨텐츠를 뽑아내냐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로 인해서 소수의 취향을 맞춰주는 채널들은 지속가능성 문제로 사라져 가고 온갖 렉카스러운 컨텐츠가 만연해지고 있다.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방향성이 이러한 렉카 컨텐츠 플랫폼이 아니라면, 이 비즈니스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언제나 이 두 가지이다.


1. 충분한 규모의 팔로워에게 의미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는 마땅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2. 플랫폼은 충분히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컨텐츠를 확보하고 이를 좋아할 것 같은 유저에게 연결해야 한다.








2편은 생성형 AI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해서 작성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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