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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온톨로지, UX

by 버터멜론


최근 팔란티어가 미장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기업은 방산 업체(Gotham)로도, AI 솔루션 업체(AIP, Foundry)로도 불리며 정체성이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그 기술력의 핵심은 온톨로지(Ontology)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모델링이라는 데 많은 이들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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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톨로지라는 말은 철학에서 '존재론'이라는 의미로, 세상의 본질과 그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을 의미합니다. 이 학문이 현대 데이터 과학으로 옮겨와 "데이터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죠. 철학 박사 이력을 보유한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의 학문적 배경이 이런 접근에 깊이를 더한 듯합니다.



Onthology.png 출처: https://historica.fandom.com/wiki/Ontology



팔란티어는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의 의미적 구조와 사용자의 개념적 경험을 연결해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기술을 핵심 서비스로 제공하며, 정부 기관과 기업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방/수사 플랫폼 <Gotham>은 '사람→조직→이벤트'의 관계를 정의해 테러 네트워크를 시각화하고 있고 기업용 제품인 <Foundry>는 '제품→공급망→매출흐름' 같은 개념을 구조화합니다. 이는 단순 테이블 형태의 데이터베이스를 넘어, '원재료는 어디서 오고 최종 제품은 어디로 가는가'와 같은 직관적 의미 관계를 형성해 사용자에게 보여줍니다. 팔란티어는 궁극적으로 데이터에 '쓸모'를 더해주는 기술로 차별화되며, 단순한 결과 분석에 머무르는 경쟁사들과 다른 길을 걷습니다.



Palantir_Platform.png 출처: https://www.palantir.com/platforms/



제가 몸담고 있는 게임 업계에서도 비슷한 고민은 늘 존재해 왔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상관관계를 찾아 원인을 개선하는 시도를 꾸준히 그리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종종 "유저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의 맥락을 놓치고 지표만 바라보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예를 들어, A/B 테스트에서 접속률이나 리텐션 차이를 확인했지만, 유저 피드백에서 발견한 행동의 맥락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지는 케이스죠. 앞으로 데이터 활용이 1차원적인 KPI 대시보드에서 멈추지 않고,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대시보드를 넘어 AI 기반으로 조직이 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려면, 위와 같은 UX를 통한 맥락 연결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팔란티어가 내세우는 온톨로지 코어(Ontology Core / Semantic → Kinetic → Dynamic)와도 부합한다고 보이고요.



Ontology_Core_1.png 출처: https://www.palantir.com/platforms/foundry/foundry-ontology/



개인적인 상상이지만, 미래 AI 씬에서 UX는 '디자인 중심'에서 '온톨로지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 합니다. 어쨌든 사용자 입장에서 데이터를 관계 속에서 의미를 탐색하도록 돕는 "개념 중심의 UX"는 없어서는 안될 영역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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