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과 살아온 날 사이에서
당신에게 고마워 초콜릿이 되기로 했지
올겨울
당신이 좋아하는 고디바
온몸이 녹아도 좋아
단단해지는 당신의 손마디
개울물 머리칼처럼
풀어질 수만 있다면
다만 당신의 체온을 좀 빌려줘
그러면 내 한몸 달콤하게 녹아내릴 거야
당신의 뜨거움이 없다면 나는
영영 녹지 않을 테니까
창문에 서리 치는 겨울바람
뜨겁게 맞잡은 우리 두 손
당신과 나, 그 틈바귀에서
씨익 녹아가는 아이들의 갈빛 입술
내 몸인지 네 몸인지 두런두런 묻어 나는
우리 삶의 초콜릿 빛
이제야 알겠어 초콜릿은
제 몸이 녹을수록 행복하다는 사실을
이번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한정판 고디바 초콜릿을 사기로 했습니다.
이제 나에겐,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몇 번의 겨울이 더 남았을까요?
또 한 차례 겨울이 오니, 이 노래가 생각나네요.
옛날 노래가 자꾸 생각나는 건 어쩌면,
앞으로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길 수도 있음을 어렴풋이 직감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설사 정말로 그렇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추억할 수 있는 기억들이 참 많아 감사하고, 또 앞으로 추억을 만들 날들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올겨울도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보렵니다.
90년대 아재 감성 틀어 봅니다.
살아갈 날들과 살아온 날들, 그 사이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OEh9piY0r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