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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써 보는 의사 Sep 12. 2024

평행선 철로를 끝까지 걸을 때

결혼과 이혼 (3) -  평행선의 이유

같은 곳을 보고 걷는다는 의미 같은 곳을 보고 걷는다는 의미


오늘도 철로는 결코 서로

만나지 않는다

맞닿으면 기차는 달리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서로 떨어져 있어야 영원히

지평선을 향해 달린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마주보지 않아도

상대가 힘든 걸 알고

묵묵히 제자리에서

함께 달리며 힘을 내라고


달리다 보면 언젠가는

저 지평선 설핏

끝에 가 서로 닿는다고

그렇게 원으로 하나가 된다고


오늘도 서로 거리를 두고 

같은 곳을 향해 달린다





평행선이 만나지 않는 이유








생텍쥐베리는 말합니다. 사랑은 마주 보지 않고 같은 곳을 본다고.

'집착'이 아닌 '동행'이라는 것입니다.

마주 보는 것은 집착이 되기 십상입니다. 서로의 존재를 제한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하지 못하게 합니다.


반면 같은 곳을 보면 서로의 거리를 존중하고, 서로를 자유롭게 하되 동시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서로에게 힘을 주며 나아갑니다.

굳이 서로 마주 보지 않아도 옆을 지키는 서로의 존재를 알기에 혼자가 아님을 깨닫고 의지하고 힘을 내 나아가는 것.


에리히 프롬의 단어를 빌자면, '소유'는 존재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니 '존재'하기 위해 '소유'를 버려야 합니다. 나는 너의 것이 아니고, 너는 나의 것이 아닙니다.


화남금녀(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는 이런 비슷한 말도 나옵니다. 사랑은 같음에서 싹트고 다름으로 성숙한다.

같은 면에 끌려 시작하지만, 서로 다른 면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각기 모자란 부분의 아귀가 맞아 들어가며 온전한 하나가 됩니다. 결국 나와 똑같은 짝을 찾을 때가 아니라, 다른 짝을 만날 때 합쳐서 온전해지는 것입니다.

같아야만 사랑도 아니고 만나야만 사랑도 아닙니다.


철로는 평행선으로 만나지 않음으로써 영원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멀리서 보면 그 끝은 언제나 서로 맞닿아 있습니다.




결혼과 이혼 (1), (2) 와 연결됩니다


평행선의 끝은 원으로 만난다



결혼과 이혼 (1), (2) 와 연결된

결혼과 이혼 (3) 은   1 + 1 = (2) 가 아닌 (3) 으로 마무리됩니다.


엄마와 아빠의 얼굴을 이으면 직선이지만

엄마와 아빠와 아이의 얼굴을 이으면 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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