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 써 보는 의사 Oct 05. 2024

다시 나에게 고한다

새벽에 든 생각


무슨 신데렐라인가?


어제의 다짐은 자정이 넘자 이미 사라졌다.


괜찮다. 원래 인간은 그렇다.


그렇다면 너는 오늘 또 다짐하면 된다.






1. 징징대지 마라


와이프가 말했다. 징징대지 말라고.

기분이 나빴지만 돌아서니 사실이다.


정징대면 아무에게도 결국 도움 받지 못한다.

거꾸로 너 역시 다른 이가 징징대면 보기 싫지 않은가?


그런다고 아무도 안 알아준다.

꽥꽥 대는 돼지는 그저 우리 안에 갇힐 뿐이다.

고상한 돼지라도 보게 된다면, 사람은 신기해서라도 우리를 열어 줄 것이다. 


정 그러고 싶거든 학교 운동장을 전력 질주해라

심장이 터질 듯 달려보자

아니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소리를 질러라

죄 없는 나무를 걷어차라

나무는 널 이해할 것이다.

언제나 나무는 우리를 이해했다.

기둥에 소변을 묻혀도, 팔다리가 잘려도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래서 나이테는 쌓여간다. 그 모든 것들을 몸통 안에 새기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징징대고 싶을 때는 나이테를 기억해라, 인내해라. 

너 역시 너만의 나이테를 새기고 있음을, 니 몸통이 커져가고 있음을.






2. 부러움이 질투가 되게 하지 마라


부러움은 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되지만

질투는 너를 잠식하고 파괴한다.


질투의 힘으로 니가 원하는 것을 이뤘을 때, 너에게 손뼉 쳐 주는 사람보다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더 많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직 부러울 때 움직이고 실행하라.

가만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부러움이 질투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지 마라.


움직이고 실행해 부러움이 결과를 낳도록 해라. 질투가 되기 전에.






3. 하루 한 가지씩 성취감을 느낄 만한 일을 해라.


하나의 사소한 일이 그날의 보람이 되도록

노곤한 대견함으로 그날밤 베개에 머리를 누이도록

하루하루 나름의 가치가 있는 일을 해라


너를 위하면서도 동시에 남을 위하는 일이면 가장 좋다

대개 정말 가치 있는 일은 남에게도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그저 남을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 하나를 누르는 일일지라도 니가 보람을 느낀다면 해 봐라. 

그조차도 너에겐 용기가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오늘 너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아니면 그저 너 자신에게 성취감을 주는 일로도 충분하다.

오늘 마시고 싶은 맥주 한잔을 참아보는 것도 좋다.


남들은 하나마나한 일 뭐 하러 그런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냐고 비웃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소한 하나하나가 모여 큰 변화가 됨을 기억해라.


도대체 뭐 때문에 좋은지 알 수 없었으나 아무튼 좋았던 카페를 떠올려보자.

아무리 봐도 왜 좋은지 모르겠다.

인테리어 때문인가? 모르겠다. 사장님이 친절해서? 모르겠다. 커피가 맛있나? 모르겠다.


그냥 작은 디테일 지나쳐 가는 것들, 그 하나하나가 모여서 너도 모르는 새 니 호불호를 결정하듯,

사소한 행동이 매일 지속될 때 니 무의식이 바뀌고, 너의 뇌구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오늘 밤은 왼손으로 이빨을 닦아 보자. 

짜증 내며 칫솔을 집어던지지 말고 천천히 왼손으로 입안 구석구석을 느껴보자. 

너의 우뇌가 웃고 있을 것이다. 






4. 대화할 때는 말을 처음 배운다고 생각해라


대화할 때 종종 너는 건방져진다

이제 처음 외국어를 배운다고 생각해라

생전 처음 영어로 말을 걸 때 어땠는가? 건방지게 할 수가 있었는가?

건방진 사람도 그때만큼은 겸손해진다.






5. 시련은 언제다 기회다


시련이 찾아올 때 너는 곧잘 말한다.

"왜 내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 걸까?"

그러나 너는 잊고 있다. 시련이 곧 기회라는 사실을


기회는 항상 시련의 옷을 입고 온다.

그러니 기회는 없다. 언제나 시련만 있다. 

기억해라. 

니가 시련의 옷을 벗겨야만 한다는 사실을.

 

기회의 열매는 그 시련의 옷을 벗겨야만 맛볼 수 있다.


잊지 마라

시련은 언제나 기회이다.





6. 이 순간에 충실하고 그것을 즐기자


모든 것은 땅속에 묻힌다,

제아무리 대단한 성취조차 언젠가는. 모든 결과는 전부 다.


그러므로 과정에서 얻어지는 기쁨과 만족이 없다면

그 과정이 니 삶을 빛나게 채워주지 못하면 그 결과는 그저 먼지로 끝날 뿐이다.


그래, 과정만 붙잡고 있다면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비참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만 생각하고 쫓는다면 결과를 얻는 순간을 제외한 모든 순간은 무의미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목적이 있어야 한다


잊지 마라.

목적은 과정이고 목표는 결과이다

목적을 명확히 하고 목표를 달성해라



항상 목적을 잊지 말자.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자

올바른 목적은 언제나 이 순간을 즐겁게 한다






7. 연기해라


연기가 나쁜 게 아니다

연기는 무의식적 방어기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

그래서 심리요법으로 사이코드라마를 하는 것이다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남편 역할을 진심으로 열연했던 배우가

연기할 때는 분명 '진심'이었는데

정작 실생활에서는 부끄러워서 진심으로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가 없다. 

이 아이러니를 기억하라.


그는 연기라는 무대와 상황을 통해서만 온전히 자신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연기라는 생각이

나답지 않은 모습을 얼마든지 내보여도 되는 무대라는 허용이

부끄러움과 그의 무의식적 저항을 줄여준다

남을 의식하지 않게끔 해준다.


그러므로 때로는 연기해라. 진심으로.

연기는 나쁜 것이 아니다. 가식이 아니다.

그 연기기 니 삶을 바꾸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가짜 연기가 오히려 진짜로 가는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그러니 오늘은 좀 더 뻔뻔하게 연기하자.

오늘 하루 니가 진심으로 하는 뻔뻔한 연기에 관객들은 손뼉 치고 감동할 것이다.





8. 인간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지만...


인간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인간은 얼마든지 자기 자신을 바꿀 수 있다. 노력하면 다 된다.

그런 얘기들은 과거부터 있었고,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 있다.     


니 인생이 한정적이고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사실. 한 인간의 인생은 참 짧다는 사실. 

짧은 인생 동안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도,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


그러니까 무엇이든 될 수는 있지만, 무엇이 될지는 신중히 결정해야만 한다. 

그에 따라 너는 삶의 무의미함에 빠질 수도,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살 수도 있다.


니가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불굴의 투지와 의지로 사업가 체질도 아닌 너 자신을 10년 여에 걸쳐 말 그대로 피와 땀으로 이를 갈며 바꿨다고 하자. 그렇게 해서 성공했다고 하자. 

인간 승리이고, 그 성공담 자체가 또 하나의 상품이 되겠지만, 그 10년의 시간 동안 쏟은 노력이 과연 니 인생 전체를 놓고 볼 때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까? 

인간은 뭐든지 될 수 있는데, 그 노력으로 차라리 다른 무언가가 됐다면, 삶 전체를 놓고 볼 때 그게 더 의미 있거나 효율적인 건 아닐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니 삶의 철학을 공고히 해야 한다. 

이 철학은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물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신념이다. 그냥 믿는 것이다.

그게 합리적이든 불합리하든

어떤 가치와도 타협하지 않는 것이다.


이게 모든 중요한 결정의 기준이 된다. 


모든 걸 타협해도 그것 하나만큼은 타협하지 마라. 

어쩌면 목숨까지도.






이제 새벽이다.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듣고 자라.


https://www.youtube.com/watch?v=a4REj3Gs4Bs






매거진의 이전글 나에게 고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