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213 by The Happy Letter
동네 산책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가을 풍경 사진 몇 장 보낸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만 쳐다보다가 땅바닥을 보니
커다란 나무 아래 형형색색 낙엽들 수북하구나
가을엔 이파리들 다 단풍(丹楓) 든다는 건
그냥 우리의 바램일까
그냥 그렇게 ‘초록’으로 남아도
가을비에 젖고 그 땅에 퇴비(堆肥)로 묻혀
다음 계절 새로이 피어 나올지도 몰라
요즘 많이 힘들지?
뜻대로 되지 않아도 너무 낙담(落膽)하지 말고
너무 자책(自責)하지도 마
애초에 낙엽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어쩌면 대지(大地)에 그냥 사뿐히 내려앉아
한 계절 잠시 쉬어가는 것일지도 몰라
예전에 나도 내 마음처럼 되지 않아
이런저런 걱정과 불안에 하얗게 밤새운 적도 있었어
지금은 한 줌 작은 손에 쥔 것 놓지 않으려 이리저리 애써며 살지만
잃을 게 없는 삶이 가장 용감(勇敢)하고 자유롭지 않을까
너를 만나면 꼭 말해주고 싶었어
때로는 ‘비틀거림’도 걷는 것이라고 말이야
그러니 네가 걷고 있는 그 길 포기(抛棄)하지 마
다시 도전(挑戰)하는 너를 응원해!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