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원하는 인생 살기
새로 온 지 1달 조금 넘은 팀장에게 먼저 업무를 진행하고 있던 담당자로서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돼요.’라며 설명을 이어가고 있던 어느 날 팀장이 회의실로 불렀다. ‘너 같은 애 처음 본다. 아무리 MZ라지만 상사 말에 대들고 사람들 다 있는데서 불만을 이야기하고…’ 감정이 격해진 그가 음주로 평소에도 붉었던 얼굴을 더욱 붉히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는 아무 생각도 안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고압적인 목소리로 그런 얘기까지 들을 이유는 없었던 것 같다. 그의 존경받고 싶었던 감정적 수요를 채워주지 않았을 뿐 내가 지각을 밥 먹듯이 하거나 주어진 업무를 안 하는 등 딱히 잘못이라고 할만한 일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책하듯이 나를 몰아세우며 이야기하던 그를 받아줄 필요까지는 없었던 것 같다.
자기 팔자는 자기가 만든다.
이 에피소드 하나로도 볼 수 있듯이 나는 약간 불필요하게 피곤한 인생을 산다. 이는 성격에서 기인하는데 내가 매우 솔직한 사람이라 혹시라도 상대가 쓸데없는데 시간을 낭비할까 봐 염려되어 현장에서 바로 ‘그건 이래서 안 돼요.’라고 바로 대답해 주는 직구를 날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이건 태어날 때부터 가졌던 성격이고 덕분에 인생에서 처음 맞이하는 윗사람인 엄마도 나를 너무 사랑스러워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대부분의 윗사람들이 나를 귀여워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스스로 배려가 없거나 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상대가 쓸데없이 시간과 감정을 허비할 것을 걱정하여 배려하기 때문에 직접 화법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지 상처를 주기 위해 고의적으로 매정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자기 팔자는 자기가 만든다’는 말은 내가 생각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진리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성격 때문에 했던 순간의 선택들은 쌓여 그들의 인생이 된다. 만약 내가 윗사람 말에 ‘네네’를 외치며 떠받을 수 있는 성격이었으면 윗사람들과의 마찰이 없었을 거고, 마찰 덕분에 생각하게 된 의문들을 가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그 연장선으로 이어지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호기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고 스스로를 자세히 파악하지 못해 지금처럼 나의 행복을 찾기 위해 했던 수많은 선택들을 못했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스스로 만든 결과물의 예시가 결혼이다. 스스로 막 사랑스럽지만은 않은 걸 알고 있어서 결혼할 때 맞는 배우자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사람이란 바꿔 쓰기 힘든 것이어서 근본적인 성향부터 나와 맞는 비슷한 사람으로 찾았다. 그리고 한 팀이 된 우리는 같이 세상에 대해 궁금해하고 세계 경제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며 미래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기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다.
처음부터 비슷한 성향과 관심사를 갖고 있어서 미래를 생각하는데 많이 시간을 소모해도 가치 있다는 의견에 둘 다 동의한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언제가 될지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미래에 분명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삶을 살 것이라고 확신한다.
팔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잡아가기 위해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길을 닦는 과정에서 명확하지 않았던 목표도 명확해졌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등 본질적인 요소가 정확해질수록 그 결과물이자 최종 목적지인 목표가 명확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표로 이야기하는 행복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행복이 어떤 목표의 모양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그것을 향해 갈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의 성격을 포함한 자아와 원하는 목표를 파악했다면 ‘당신이 어디에 있을 것인가’인가를 정하는 것도 인생(팔자)을 만드는데 간과해서는 안 되는 요소이다. ‘같은 것을 보고도 어떤 이는 그르다 하고 어떤 이는 맞다’고 한다. 자신이 인정받으며 역량을 펼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곳에 속할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것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어딘가에 속한다는 것은 기존 구성원들에게 자격을 인정받았다는 뜻이고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해받지 못하는 곳에서 억압받고 구박받으며 역량을 잃어가는 것보다 훨씬 미래지향적이고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다. 또 결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면 예상치 못한 시너지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인생을 만들어가는데 ‘어디에 있는가’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스스로가 누구이고 어떤 특성을 갖는지도 본인이 정하고 만들어가지만 어디에 있을지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자기 팔자는 자기가 만든다.
누군가를 보고 팔자가 좋아서 부러웠던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우선 끊임없는 자문자답으로 스스로의 자아를 명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성격에 맞는 인생의 방향성을 갖춰라. 인생은 마라톤이라 성격에 안 맞는 걸 억지로 하다가 중간에 퍼져 버리면 결과적으로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 그다음, 방향성에 맞는 목표를 만들어라. 그리고 나의 목표를 인정하고 지지해 주는 곳으로 가라. 이 과정에서 하는 선택들이 당신의 인생을 만들고 팔자를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