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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쏠북 Sep 13. 2024

나는 내 마음의 지휘자예요

마음의 주인이 되어 평정심을 느낄 수 있는 방법


오케스트라 공연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수십 명의 악기 연주자들과 지휘자 한 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웅장하게 음악을 연주해요. 저는 한때 지휘자의 존재에 의문을 품은 적이 있답니다. 악기 연주자들 모두 악보를 볼 줄 아는 전문가인데 지휘자가 굳이 필요한가란 생각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오케스트라처럼 수십 명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곳에 지휘자의 역할은 필수적이라고 해요. 연습 때부터 연주자들을 리더십으로 통솔하며 통일된 색채를 가질 수 있게 해주고, 수십 개의 악기 소리를 동시에 들으며 미묘한 오차까지 잡아내 하모니 속으로 조율해주는 역할을 한대요. 아무리 훌륭한 연주자들이 모였다 하더라도 지휘자가 없으면 엇박자가 나며 음악이 엉망으로 갈 수 있다고 하니, 지휘자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사전에서 지휘자의 뜻을 찾아보면 두 가지가 나와요. 합창이나 합주 따위에서 노래나 연주를 앞에서 조화롭게 이끄는 사람이라는 뜻과, 목적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하여 단체의 행동을 통솔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우리 마음에도 지휘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음에서 수많은 감정들이 서로 자기주장을 하며 마음이 수시로 ‘싱숭생숭’해지기도 하고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기도 하지요? 그럴 때마다 전체를 통솔하는 존재가 나타나 그 불협화음을 조정해주면 어떨까요? 평정심을 나의 목적으로 설정해서 특정 감정들이 평정심을 깨뜨리면 지휘자가 리더십으로 이를 다듬고 조율하는 거예요. 


오케스트라처럼 우리 마음엔 수십 가지의 감정들이 공존해요. 그리고 외부에서 어떤 자극을 받으면 그 감정들이 서로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하지요. 참 얄궂은 건 긍정적 감정보다는 부정적 감정의 목소리가 언제나 더 크다는 점이에요. 한번 부정적 감정이 내 안에서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하면 나는 그 감정과 동화되어 바로 기분이 나빠지지는 않던가요? 감정이 일어나면 거기에 끌려다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그건 당연한 게 아니에요. 장애가 없는 한 팔다리를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나는 자유자재로 감정을 일으키고 거둬들일 수 있는 존재랍니다. 나는 내 몸의 주인이자 마음의 주인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의 주인으로 살아가기보다 감정의 노예로서 감정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살아가고 있어요. 특히 부정적 감정이 한번 거세게 일어나면 사정없이 휘둘리며 이성까지 놓아버리고 안 좋은 선택도 해버리지요. 진정 마음의 주인이라면 나를 위하고 내 삶에 유익한 감정을 적절히 일으키며 쓸모없는 감정은 가차없이 흘려버릴 줄 알아야 해요.


마음의 주인이 되는 일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에요.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해 ‘심봤다!’를 외치는 것처럼, 마음의 주인이 되기 위해선 항상 내 心을 보는 태도가 필요하답니다. 그러다 감정이 올라오는 때를 기회로 삼는 거예요. 특히 부정적 감정이 올라올 때면, 내가 그 감정을 느끼는 이유가 타당한지 생각해보고 그 감정에 충실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는 거예요. 감정에는 나에게 유익한 감정이 있고 유해한 감정이 있어요. 나를 멋있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내게 유익함을 가져다주는 감정이 있는 반면, 나를 어리석게 하고 추하게 하고 불행하게 하고 주변과의 화합을 저해하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유해한 감정이 있지요. 이들을 잘 분류해 유해한 감정이 올라올 때면 지휘봉을 휘둘러 혼자 잡음을 내면서 전체 조화를 깨지 못하도록 통솔해야 해요.


인간은 상황에 지배되는 존재가 아니라 상황을 지배하는 강인한 존재예요. 어떤 상황에 처해 있건 인간만이 갖고 있는 자유의지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살아가면서 부정적 감정을 전혀 안 느낄 수는 없어요. 그건 불가능해요. 하지만 부정적 감정이 올라왔을 때 내가 거기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나의 선택이에요. 부정적 감정이 올라오면 거기에 휘둘리지 말고,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나를 위하고 내 삶에 유익한 것인지를 이성적으로 생각하세요. 나한테는 감정을 조율할 수 있는 힘이 있단 것을 잊지 마세요. 평정심을 깨뜨리는 감정이 올라올 때면 마음의 지휘자를 통해 엄정하게 그 감정을 조율해가세요. 그렇게 하면 나는 감정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서 삶을 창조해갈 수 있어요. 


지금 내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세요. 혹시 우울, 슬픔, 절망, 허무, 분노, 원망이라는 감정으로 나도 모르게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지는 않나요? 부정적 감정은 힘이 너무도 강력해서 한번 마음에 올라왔을 때 그냥 내버려두면 마음 전체를 잠식해버리기 쉬워요. 성냥개비 하나가 온 산을 태운다는 속담이 있답니다. 부정적 감정이 내 마음 전체를 잠식해버리기 전에 그 감정을 다듬고 조율해 하모니를 이루도록 하세요. 그러면 마음의 주인만이 누릴 수 있는 평정심을 느낄 수 있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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