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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당탕탕 Mar 28. 2024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를 읽고

전에 주문한 고층 입원실의 갱스터 할머니 책을 어제 택배로 받았고, 오늘 아침에 읽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정말 행운이고 운명인 것 같다


크리에이터 & 배우 양유진(빵먹다살찐떡)님이 10년째 루푸스와 함께 하며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진솔하게 써낸 책이다  


카페에 앉아서 한 번에 수루룩 읽었다!

비가 와서 더 감성적이 된 건지 눈가가 촉촉해졌다.


내가 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후 겪었던 경험, 느꼈던 감정, 깨달음과도 비슷한 점이 많게 느껴졌다! 많은 공감, 위로, 격려를 받았다.


1️⃣ 생각지도 못했던 힘든 일들을 겪으며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

(나를 환자 취급하는 것 같아 주변의 배려, 안부 인사도 싫음 / 아프지 않은 모습으로 살고 싶음 / 남들처럼 살지 못할 때 속상함 / 짐이 되고 싶지 않아 고통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함 등)


2️⃣ 자신을 잘 돌보는 것, 나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것, 자신만의 속도로 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음


3️⃣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4️⃣ 꿈과 진로에 관한 고민

나는 1형 당뇨 진단을 받은 후 몸과 마음을 돌볼 시간이 필요했고,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걱정돼서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요즘 진로, 꿈, 직업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데 그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좋았다!


- 남들 속도에 따라서 무리하게 달릴 필요 없고 자신만의 속도로 가면 된다는 것


- 유진님도 꿈에 관해 생각하면서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그럼에도 용기 내서 도전하신 게 너무 멋졌다!

나도 1형 당뇨병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불리한 입장인 것 같고, 회사에서 1형 당뇨병이 있는 나를 뽑을 이유가 있도록 엄청난 실력자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실력을 쌓을 체력이 또 안 되는 것 같고... 해서 걱정이 많다

근데 ’ 어떤 두려운 상황이 와도 그 또한 괜찮을 거라고 믿는 마음‘이 있으면 좀 괜찮을 것 같다.


- ”춤은 죽기 전까지 출 수 있으니 약간 덜 짜증 나는 일을 찾아서 해보자 “ p103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못 이루는 건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다른 방식으로 계속할 수는 있다는 거!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거!


- ’ 만일 지금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몸 상태를 고려해 하나둘 공연팀에서 빠진다면, 사회에 나갔을 때 배우생활을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나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예림이는 내게 작은 사회인 대학교에서 일단 해본 뒤 생각해 보자고 했다.‘ p109

일단 해보기~ 그러면서 나만의 노하우 쌓아가기


유진님처럼 단단하고 유쾌하고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상 깊었던 문장이 너무 많다!!




- 난치병에 걸렸다고 했을 때는 '아, 이건 좀 아니긴 한데. 그래도 뭐 이참에 매일매일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보자'라고 생각했다. p21


- 아무리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그 상태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내 모습이 사실 때로는 너무 안쓰럽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를 잘 견뎌내는 나만의 방식이기에 그런 내 모습도 나는 나름 괜찮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p21-22


- 절망스러운 일이나 이겨내야 하는 일들을 찌푸리고 부정적으로 극복하기보단 싱글벙글 웃으며 유쾌하게 이겨내면 좀 더 빠르고 힘을 내 극복할 수 있었다. 물론 무조건 긍정적으로 이겨내려고 하면 더 힘들기 때문에 생각만 전환해야 한다. "어차피 큰일 난 거 일단 점심 먹고 해결해 보자." p22


- 친구들은 텅 비어 있던 내 자존감에 외모가 아닌 '나, 그 자체'를 쓱 넣어주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유쾌하고 밝은 성격과 그 이외의 많은 장점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p28


- 이렇게 똑같은 나의 모습이라도 각자의 취향과 원하는 것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나의 그런 구석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스스로 칭찬한다면 어떨까? p33


- 마음은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을 느낀다. 이 일 이후로 나는 더 이상 누군가의 마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혼자 시무룩해 있던 경험이 있기에 누군가 그렇게 느낄 것 같으면 조금씩 챙기기도 한다. p40


- 그래도 다행인 건 이제는 내가 '환자'라는 걸 즐기는 지경까지 왔다는 것이다. 아픔으로 인해 얻은 것들을 떠올려 보면 오히려 좋다는 생각도 든다. 또 이렇게 많은 에피소드를 엮어 책으로 낼 수도 있고, 나에게 불변의 '패시브'가 있기데 하나의 캐릭터를 키우는 것 같은 재미도 있다. p47


- 그 어떤 원망도 후회도 미련도 없어 보이는 모습과 자신이 베푼 사랑의 대가보다 사랑을 나누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할머니를 보며 참 강한 분이라고 느꼈다. p56


- 고층 항암 병동의 한 병실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며 조금은 홀가분하게 혹은 조금이라도 괜찮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p57


- 나는 먼 훗날 나이를 엄청 많이 먹어도 매 순간 찬란하게 빛날 것이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 속에 즐겁게 있을 것이다. 물론 우여곡절 가득한 시간일 거라고 확신하지만, 그 우여곡절도 즐기며 보낼 수 있다. 그 모든 순간들을 두 눈과 마음에 담고 매 순간을 충실히 살아갈 것이다. p67-68


- 남들과 조금은 다른 내 삶의 모양과 속도가 여전히 속상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 내 속도에 맞춰 생겨나는 다양한 일들이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한다. p76


- "춤은 죽기 전까지 출 수 있으니 약간 덜 짜증 나는 일을 찾아서 해보자" p103


- 맞닥뜨린 순간에는 우왕좌왕했지만 그것도 한순간일 뿐, 곧 적응하는 나를 보며 역시 처음이 어려울 뿐이라는 걸 느꼈다. p117


- 그저 매 순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기에 내가 큰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으로 비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즉흥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대충 사는 걸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런 내 스타일이 대책 없이 오늘만 사는 아이처럼 느껴지곤 한다. 실제로 대책 없는 상황들이 펼쳐져 난감한 적도 있기는 하다..... 결과물이 따라온다는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지금처럼 오늘만 살기로 했다. p168-169


- 실은 친구로 지내온 시간과 상관없이 그저 나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살아갈 만하다. 나와 같거나 다른 동네 놈들을 통해 배운 건 힘들 일도 기쁨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을 온전히 믿는다는 하나의 표시이기도 하다. p183-184


- 친구는 거창한 무엇이 아니다. 그저 같이 있는 것, 다양한 것을 나누는 것, 서로에게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 때로는 배우고 때로는 알려주는 것이다. p19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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