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와 약
안녕하세요!
지난 7월에 열심히 글을 쓰다가, 요 몇 달간 글을 쓰지 않았는데요.
그 이유는 ADHD 남자친구를 생각하고 바라볼 때 제 마음이 편안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힘들고 걱정될 때 글을 쓰면서 풀곤 했거든요. 고민, 걱정, 생각이 많으니 글을 쓰면서 그것들을 털어내고, ADHD가 걱정돼서 찾아본 것들을 풀어내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즘은 걱정이 덜어져서 글을 잘 안 썼던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인가요? 안 좋은 일인가요? ㅎㅎ
이제는 습관화해서 감정에 관계없이 계속 쓰려고 합니다~ )
제가 마음이 편안해진 이유를 설명하면서, 제 불안 장애에 대해서 쓰려고 합니다.
혹시 글을 읽으면서 '어. 나도 그런 것 같은데..?' 하면 적절한 치료로 편안해지시기를 바랍니다!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부터 항상 걱정이 많았는데,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았어요.
그러다 올해 7월 말에 직장에서 여러 어려운 일이 터졌고,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그즈음직장에서 내내 긴장 상태였고, 퇴근해서도 일 생각이 끊임없이 났습니다. 몇 주만에 몸무게도 5% 이상 빠졌죠.
또 본가에서 동생이 엄마에게 짜증을 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여러 걱정들이 몰려들어서 과호흡이 오기도 했습니다.
심리학 수업에서 우울증 진단하는 기준 중에 급격한 체중 감소(한 달에 5% 정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몸에도 영향이 있을 정도까지 내가 힘든가? 혹시 우울증인가?' 해서 근처 정신병원을 찾았습니다.
여러 설문을 하고, 선생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우울증보다는 불안장애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뇌파 검사를 권하셨습니다.
그 결과 불안이 꽤 높다고 하셔서, 약을 처방해 주셨습니다. 1~3주에 한 번씩 병원에 방문하고 매일 저녁에 작은 알약 하나를 먹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걱정되는 생각이 들면 그 걱정을 끊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 걱정이 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걱정할 일이 아닌데도 계속 걱정했어요. 예를 들어서 직장에서 퇴근 전에 메신저에 글을 남기고 퇴근하면, '그 글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까?' 가 걱정됐어요. (혹시 제가 올린 글의 정보가 틀렸거나, 제가 글을 이상하게 썼다고 할까봐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일과 관련된 글을 남긴 것이니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할 리가 없고, 이미 퇴근했으니 내일 출근해서 생각하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그게 신경 쓰여서 퇴근 후에도 계속 메신저를 확인했습니다.
또 사소한 걱정도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제 머릿속을 가득 채우곤 했어요. ADHD 남자친구도 마찬가지였고요. 예를 들어서 남자친구 가방에서 예전 영수증이나 사탕 봉지 등이 나오면, 과거의 일을 다 가져오고 미래의 일을 걱정했어요. '아 전에 집에 갔을 때도 정리가 잘 안돼있었지. 청소 안 해서 먼지가 많아서 기침하는 거 아니야? (남자친구가 기침을 많이 한 적이 있음) 맞아.. 남자친구가 원인 모르게 기침을 한 적도 있지. 맞아. 비만, 충치, 역류성 식도염 등등도 있지. 어떻게 해 ㅠㅠㅠ 앞으로 결혼해서도 이러면 어쩌지? 나도 일하고 와서 피곤한데 설거지, 청소,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등등 다 내가 하는 거 아니야? 거기에다가 남자친구가 아프면 돌보기까지 해야 하잖아. 20대에도 이런데 30대, 40대, .... 노인되면 어떻게 해. 정말 큰 병 앓는 거 아니야?? ' 등등 생각을 쭉 하면서 걱정, 불안한 감정도 올라왔죠.
주말이나 퇴근 후에 쉴 때면 계속 불안하고 뒤처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잘 쉬지를 못했어요. 쉬는 것보다 공부 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약을 먹은 후로는 걱정이 있어도 논리적,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위에서 이야기한 회사 메신저 사례가 있으면, '나는 나름 열심히 정리해서 글을 잘 남겼어. 뭐라고 하면 그건 그 사람 잘못이야. 그리고 지금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야. 내일 회사에서 하자.' 이런 식으로 끊어낼 수 있게 됐어요.
이제는 몸, 마음 건강을 위한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잘 쉬고 있어요 ㅎㅎ 쉴 때 죄책감 들던 것도 줄어들었어요.
삶이 훨씬 편안해졌어요!
물론 약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고 저도 건강하게 살려고 하고 있어요.
8, 9월에는 리추얼 프로그램에 참여했답니다. 온라인으로 매일 인증을 하고 서로 따듯한 말을 남기는 유료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한 달은 매일 아침에 떠오르는 생각 10~15분간 그대로 적기, 한 달은 매일 저녁에 하루를 돌아보고 좋았던 일 정리하기였습니다.
심리, 정신 건강과 관련된 책도 도움이 됐습니다. 각종 호르몬, 신경전달물질을 통해서 왜 불안한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이해하게 되니 좋더라고요!
주 2~3회 요가, 주말에 햇빛 많이 쐬고 자연 속에서 걷기, 친구 만나기, 매일 기도와 성경 읽기 등으로 몸과 마음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제 블로그는 원래 남자친구의 ADHD를 주로 다뤘는데 이제는 '건강'을 다루는 블로그가 될 것 같아요..ㅎㅎ
의사, 약사, 심리상담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경험을 나누고 싶어요 !
정신과에 몇달 다닌 후기(?), 정신과는 어떤지, 무슨 약을 먹는지, 시기 별로 어땠는지, 약에 대해서 알아본 것, 리추얼은 무엇이고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 유익하게 읽은 책 등등도 얼른 쓰고 싶네요.
물론 저는 전문가는 아니고, 저의 경우일 뿐이니 분별해서 읽어주세요 ㅎㅎ
전에는 공부, 일에만 열중했는데 마음, 몸 건강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다들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참고 자료
불안장애-네이버 지식 백과
과호흡-서울아산병원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