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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벤의 서재 Nov 22. 2023

8개월간 100권읽기를 하고나서 깨달은 것들

9년만에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기 위해 100권의 책을 읽었다.


21살에 군대에 들어와 31살에 다시 사회로 나간다는 건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벽 앞에 서있는 것 같았다.

세상에는 좋은사람도 너무나도 많지만 나쁜사람도 너무나도 많다는 걸 잘 알기에 밖에 나갈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내 주변에는 그것을 간접경험할 수 있는 곳도 없을 뿐더러 나에게 알려줄 사람도 없었다.

또 그 당시에는 앞으로 무슨일을 하면서 먹고살지도 막막했다.


내가 방황할때마다 답을 알려준건 결국 책이었기에 나는 올해 1월 말부터 100권의 책을 읽기로 결심한다.

'책을 100권정도 읽고나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지식을 어느정도 습득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100권읽기를 하고나서 어떤책을 읽어야 할지도 엄청 고민이 많았다.

그 전까지는 1년에 책을 30권 정도 읽었는데, 그 책들은 모두 자기개발, 재태크 등 편협한 책들 뿐 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존경할만한 사람들이 읽은 책을 읽다보면 그들의 삶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살 수 있지 않을까 결론을 내리고 몇몇 유튜버를 특정했다.


그 중에서 드로우앤드류, 켈리최, 김승호회장이 추천해준 책 목록을 쭉 나열 한 다음 지금당장 읽고싶은 책들을 모두 구매해버렸다.

책을 한권 한권 읽다보니 점차 읽고싶은 책의 범위가 넓어졌고 나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기개발, 그다음은 경영, 인문학, 과학, 심리학, 뇌과학, 윤리학,지정학, 브랜딩, 철학, 마케팅, 무협지, 웹소설까지... 닥치는대로 읽기 시작했다.

내용이 너무 어려워 한권을 일주일동한 3번씩 읽었던 책도 있다.


벽돌책인데 어렵기까지 했던 대니얼 카더먼의 생각에관한생각


책는 과정에서 정말 좋았던건 책속에 나온 것들 중 내가 시도해보고 싶은 모든것을 할 수 있는 것이였다.

나는 직업은 없지만 지금까지 모아놓은 돈과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무엇보다 자유로웠다.

그래서 하나하나씩 실행으로 옮겼다.


1.'start with why'를 읽고 내 삶의 신념을 한문장으로 만들어보기

2.'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츠타야 서점에 대해 알게되어 마스다무네아키가 쓴 지적자본론을 들고 도쿄 행 비행기를 타고 츠타야 서점 방문하기

3.'조샙머피 잠재의식의 힘'을 읽고 내가 그동한 용서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모두 용서하기

4.'건강의 뇌과학'을 읽고 거기서 나온 식단과 운동법을 나에게 맞추어 관리하여 8kg 감량하기

5.'대기업퇴사하고 북카페창업했습니다'를 읽고 파주 헤이리마을에 있는 술딴스 북카페에 가서 사장님이랑 대화하기

6.'낮에 일하고 밤에 쉽니다'를 읽고 홍대 책바에 찾아가서 사장님이랑 대화하기

7.'당신을 초대합니다'를 읽고 오프라인 커뮤니티 만들어보기 

8.'하버드 글쓰기 강의'를 읽고 글쓰는 연습해서 브런치 작가 도전하기

9.'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기

10.'웰씽킹'을 읽고 100권읽기 기록용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기

등등... 무수히 많은 것들을 실행할 수 있었다.


도쿄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에 방문했을 때 (왼) / 오프라인 독서모임 만들어보기(오)
홍대 책바에 가서 사장님과 대화하기(왼) / 헤이리마을 쑬딴스 북카페에 가서 사장님이랑 대화하기(오)


1월 28일에 시작했던 100권읽기는 결국 10월 18일에 마무리 되었다.

뿌듯하면서도 허무한 감정이 들었지만 마지막 책을 덮고 바로 느낀점에 대해 작성해보았다.


책을 읽고나서 내린 가장 중요한 결론은 


세상에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가장 믿을만한 정보인 논문조차도 다 개인의 주장일 뿐 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행동경제학에대한 다양한 논문을 발표하며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더먼, 일반상대성이론의 특이점을 발견하고 ,호킹복사를 발견한 스티븐호킹도 모두 세상에 내놓을만한 위대한 발견과 이론을 정립했음에도 자신의 말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우리가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윤리학(선하다는 것)도 역시 벤담의 낙관주의 , 존 스튜어트밀의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리스의 도덕적 중용 등 여러 철학자에 의해서 정의되어 왔으며 같은 상황에서의 윤리적인 정답이라는것이 다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야 할까? 


결국 자기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정립하고 스스로 선택을 믿으며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자기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삶을 전개해나가는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결국 중용이다.  너무 극단적이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스스로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야 한다.

인간의 중심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결국 자기자신의 기준으로 중심을 맞추며 평생 그 균형에 맞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념과 가치관이라는것은 지금당장 정의해서 평생동안 지켜나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축적해나가야 하는것이기때문에 조급하게 마음을 먹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만의 정답이라는 것을 100권을 읽으며 어렴풋이나마 알게되었고 나에게 필요한 것들과 필요하지않은 것들을 구분할 수 있는 시야가 생겨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100권 읽고 좋은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책을 읽고 가치관이 점점 단단해지다보니 다른사람의 의견을 존중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겼었다.


분명히 난 정답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저 사람은 잘못생각하고 있어, 저건 정답이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나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성숙한 어른이 되기위해서는 꼭 알아야 할것. 

바로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가치관을 관철하며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릴 수 있는 넓은 마음도 중요하다는 것.




100권의 책을 읽었지만 결국 삶은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느꼈던 경험을 내 마음 깊숙히 체화했다.

어른이되 어른이 아니였던 내가, 어른에 한발짝 더 다가간 기분이였다.


앞으로는 이렇게 몰아서 많은 책을 읽는것에 목적을 둘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계속해서 꾸준히 책을 읽어나갈 것이다.


언제나 책은 나에게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과 해결책을 제시해주었기에.


나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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