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가르드 예술가들
지난번 글에 이어 예술가들은 무엇을 입을까?(2)이다.
'미술이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제기되면서 미술가들은 넓은 의미로서 일상을 적극 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이 지점에서 옷 그리고 그것을 착용하는 나 자신(신체)은 미술적 재료가 될 수 있었고, 동시에 미술가가 입는 옷은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가 되기도 하였다.
즉 예술가가 입은 옷은 하나의 매체가 되어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나아가 예술가의 작품만큼이나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들 중에는 과학을 미술에 접목시키고자 했던 러시아 구성주의(constructivism)가 있다. 이 운동은 20세기 초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를 이룩한 러시아에서 가장 급진적인 것으로 1913년경부터 1920년대에 걸쳐 건축, 조소, 공예 등 여러 분야에서 일어났다.
이들은 주로 기계의 정확함에서 도출한 미학을 기반으로 하여 사회 목적에 부합한 목적성에 따라 새로운 미를 표현하려고 하였다. 즉 사회적,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를 표현하기 위한 일환으로서 작업을 하였는데 이때 이들은 패션을 새로운 재료로서 인식하고 사회개혁의 목표가 결합된 옷을 디자인하였다. 이는 옷이라고 하는 것을 철학적인 행위,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행위, 이론적이고 예술적인 행위, 그리고 조각적이고 순수예술적인 행위로써의 무기로 만든 첫 사건이었다고 볼 수 있다(Ye, 2014).
이 외에도 20세기 초반 서구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예술과 삶의 통합을 열망하며, 공연예술, 영화, 패션 등 거의 모든 예술의 영역을 넘나들기도 하고 대중과 대중문화에 주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지점에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난 미래주의는 '미래주의 패션 선언문'을 발표하여 직접 옷을 디자인하고, 이를 직접 착용하는 등 전통적 경계를 넘나드는 퍼포먼스 아트를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이들은 옷을 하나의 행위로써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예술운동에서 옷이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