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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비와 아들

시인 백영호








                       늙은 아비와 아들


                                                    시인   백영호




팔순의 치매끼 있는
아비와 중년의 아들
창가에 서서 밖을 보니
비둘기 두 마리 노닌다

아들아,
저 새가  무슨 새더라?
아부지, 비둘기요
조금 후
저 새가 머라 했니?
비둘기라 했잖아요, 내 참!
비둘기는 그 사이
담장을 넘어 날았다
아들, 날아 간 저 새가 뭐랬노?
금방, 비둘기라꼬 했잖아욧!
버럭, 짜증을 내는 아들...

마음이 상한 아버지
섭한 마음 움켜쥐고
서재로 들어 책꽂이에
50년 전 당신 일기장 펼쳤다

오늘은 한창 말문이 트인
궁금증 많아진 세 살 준영이
앞뜰 거니는 비둘길 물었다
아빠, 저게 뭐야
비둘기라는 새란다
평화의 상징이고
우리겐 고마운 새지
돌아서니 또 묻는다
저 새가 뭐랬죠?
아까 그새 이름 뭐죠...?
그날 아들은 56번을 물었고
나는 기쁘게 답을 반복했으니
답하는 내내 흐뭇했었네라.













백영호 시인의 시
"늙은 아비와 아들"은
세대 간의 소통과 이해의 문제를

감동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시는
단순한 대화를 통해
깊은 감정과 시간의 흐름,
기억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독자에게 인간관계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의 시작은
팔순의 치매가 있는 아비와
중년의 아들이
창가에 서서 비둘기를 관찰하는 장면으로,
평범한 일상의 한 순간을 포착한다.


아비가 비둘기를 보며
반복해서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은
치매의 실제 증상을 반영하며,
아들의 반응은 점차
짜증을 내는 모습으로 변화하는데,
이는 세대 간의 소통과 인내의 한계를

드러낸다.

백영호 시인은
반복적인 대화를 통해
치매 환자의 상태와 그로 인한
가족 간의 긴장을 미묘하게 그려낸다.

 대화의 반복은
치매의 반복적인 특성을 강조하며,

아들의 대답이
점차 짜증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인내심의 한계를 보여준다.

이는 독자에게
인간관계에서의 이해와 인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이 시에서
백영호 시인은
가족 간의 애정과 인내,
기억의 소중함을 중심 주제로

다루고 있다.

아비가 아들에게 반복해서
같은 질문을 하는 모습은
치매의 슬픈 현실을,
그리고 아들의 답변은 세대 간의 간극과

소통의 어려움을 상징한다.

시의 말미에서
아비가 오래된 일기장을
펼쳐보며
과거 자신이 어린 아들의 같은 질문에

기쁘게 답했던 기억을
회상하는 장면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 간의 연결고리와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를

강조한다.

"늙은 아비와 아들"은
세대 간의 소통이 어렵고
때로는
힘들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도,
가족 간의 사랑과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시인은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이미지와 대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가족 내의 문제에 대해
공감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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