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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묘소 앞에 놓인 카네이션

청람 김왕식









딸은
아비의 전부다.

외동딸이다.
정신대에 빼앗기지 않으려

아비는
어린 손 부여잡고
만주 등지를 헤맸다.

급기야
시집가면
괜찮겠다 생각하여
 살 때 시집보낸다.

그 딸은 여섯 살 터울의 남편 만나
아홉에 동생 같은

딸을 낳는다.

그렇게
아들 넷,
딸 셋,
일곱 남매 낳았다.

홍역으로
한 돌 남짓 큰 놈은

기어 하늘나라 갔다.

서른셋 꽃다운 나이다.
서른아홉 지애비는
큰 아들 곁으로 갔다.

 그녀는 한평생
호미 들고 날품팔이하며
재가再嫁 유혹 뿌리치며
여섯 남매 키운다.

들 장가들 때
며느리에게 받은 한복 한 벌
장롱 속 깊이 품는다.

당신 쉰아홉

결국
아홉수를 못 넘기고 세상뜰 때
그 한복
보공補空 되고 말았다.











오늘 어버이날
어머니의 이름 세 글자를 부르며,

추억 속에서 그리움을 불러낸다.
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마음 한 켠은

언제나 어머니를 향해 흔들린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어머니의 웃음소리가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그리움은

점점 더 깊어만 가고,

어머니를 불러도 보이지 않는
그 모습에 가슴이 저릿해진다.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면,
그저 좋고,
즐겁고,
기쁠 뿐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품에서 듣던
자장가가 아련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어머니의 품은
언제나 내게 안식의 장소였다.

그곳에는
따뜻함과 사랑이 가득했고,
어머니의 손길은
언제나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애야, " 하고 부르시던
그 목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그립다.

어머니,
항상 청초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가득하셨다.

어머니의 마음은
오직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사랑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어머니의 마음은
우리를 키우는데
얼마나 많은 사랑을 쏟았을까?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할 때마다,
우리는 어머니에게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온다.

"어머니,
오늘따라 너무 그립습니다.
어머니 묘소를 찾아
카네이션을 올려드리고 싶습니다."

 카네이션 한 송이가
어머니의 고요한 잠을 깨우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다.
그 작은 꽃잎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어머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모두 새겨 넣는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묘소 앞에 서면,
어머니가
곧 나타나실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혹시나
어머니가 불러주실까
기다리면서,
바람결에 살랑이는 카네이션을

바라본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꽃이다.

어머니의 묘소 옆에서
조용히 기도를 올리며,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기억한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이곳에도
어머니의 사랑은
여전히 우리를 감싸 안고 있다.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배어 있음을 느낀다.
어머니의 이름 석 자 '황순이'를 부를 때마다,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 사랑이
나의 삶의 근간이 되어주며,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 쉰다.

어머니의 품 안에서
안기고 싶은 그리움,
손목을 잡고 싶은 애틋함이
오늘은
유독 강하게 느낀다.

어머니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여전히
어머니를 향한 마음을 달래며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의 부재는
때로는
우리를 허무하게 만들지만,
어머니가 남긴 사랑의 기억들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려 애쓰며,

어머니의 미소를 떠올린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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