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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시인의 시 '부석사 연가'를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부석사 연가
    



                                              시인 박은경




여명의 소백산 웅비를 튼다
안개옷 입은 산자락 기지개 켜고
무량수전 밝힌 석등과 법어 불도 중이다

긴 세월 동안 견뎌온 선묘의 사랑
초원을 옮겨 다니는 삶에
날숨과 들숨이 조화를 이루는 님과의 인연
모질게 아팠던 사랑 부석이 되었다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맹세했기에
용이 되어 곁을 지키려는 연모가
석등 밑에 묻혀 뜬돌을 지킨다

경건히 밝은 달은 선묘각과 무량수전을 비추고
벌겋게 충혈된 검은 눈물로
선묘의 사랑은 영원하여
선남선녀 발길이 돌바닥을 찍는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박은경 시인의 시 '부석사 연가'를
평하다



박은경 시인의 작품인 '부석사 연가'는 선묘와 부석사에 얽힌 전설을 바탕으로 한 서정시이다. 이 시는 역사적 배경과 인물의 사랑, 그리고 종교적 요소가 결합된 시로서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여명의 소백산 웅비를 튼다"
시의 첫 구절은 여명, 즉 새벽의 소백산을 묘사하며 시작된다. '웅비를 튼다'는 표현을 통해 소백산이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장엄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는 부석사의 시작과 그 웅장함을 암시한다. 새벽의 고요함과 동시에 활기찬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안개옷 입은 산자락 기지개 켜고"
'안개옷 입은 산자락'이라는 표현은 부석사가 자리 잡은 산의 아침 모습을 묘사한다. 안개에 싸인 산자락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은 부석사가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자연의 생동감과 신성한 분위기를 함께 전한다.

"무량수전 밝힌 석등과 법어 불도 중이다"
여기서는 무량수전에 있는 석등과 법어가 불도 중인 상황을 묘사한다. '무량수전'은 부석사의 대표적인 건물로, '석등'과 '법어'는 불교적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이 부분은 부석사의 신성함과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종교적 의식을 나타낸다.

"긴 세월 동안 견뎌온 선묘의 사랑"
이 행은 선묘의 오랜 사랑을 말한다. 부석사와 관련된 전설 속에서 선묘는 화엄종의 스님이었던 의상대사를 사랑한 인물이다. 긴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사랑은 그 깊이와 헌신을 잘 보여준다.

"초원을 옮겨 다니는 삶에"
'초원을 옮겨 다니는 삶'은 선묘의 유랑하는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그녀가 의상대사를 따라다니며 헌신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날숨과 들숨이 조화를 이루는 님과의 인연"
'날숨과 들숨이 조화를 이루는' 부분은 선묘와 의상대사의 관계가 자연스럽고 조화로웠음을 의미한다. 이들은 서로에게 있어 중요한 존재였고, 그 인연은 자연스러운 호흡처럼 지속되었다.

"모질게 아팠던 사랑 부석이 되었다"
'모질게 아팠던 사랑'은 선묘가 의상대사를 향한 사랑이 매우 고통스러웠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 사랑이 결국 '부석'이 되었다는 표현은 부석사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영원히 남았음을 의미한다.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맹세했기에"
여기서는 의상대사와 선묘가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음을 강조한다. 이들은 단순한 사랑을 넘어 종교적, 정신적 유대가 강했음을 알 수 있다.

"용이 되어 곁을 지키려는 연모가"
'용이 되어 곁을 지키려는' 표현은 선묘가 용이 되어 의상대사를 보호하려 했다는 전설적 이야기를 상기시킨다. 이는 그녀의 헌신과 사랑의 강도를 잘 보여준다.

"석등 밑에 묻혀 뜬돌을 지킨다"
선묘의 영혼이 석등 밑에 묻혀 부석사를 지키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그녀의 사랑이 영원히 부석사에 남아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경건히 밝은 달은 선묘각과 무량수전을 비추고"
이 행은 밤의 경건한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밝은 달빛이 선묘각과 무량수전을 비추는 모습은 신성하고 고요한 느낌을 준다.

"벌겋게 충혈된 검은 눈물로"
'벌겋게 충혈된 검은 눈물'은 선묘의 슬픔과 고통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그녀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아팠는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선묘의 사랑은 영원하여"
선묘의 사랑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는 부석사가 존재하는 한 그녀의 사랑도 함께 한다는 의미이다.

"선남선녀 발길이 돌바닥을 찍는다"
마지막 행에서는 선남선녀, 즉 젊은 남녀들이 부석사를 찾아오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는 부석사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나타내며, 선묘의 사랑이 현대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석사 연가'는 박은경 시인의 뛰어난 서정적 표현과 역사적, 종교적 요소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선묘와 의상대사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영원성과 헌신을 잘 묘사하고 있다. 시인은 자연과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시의 흐름은 부드럽고, 각 행마다 주제를 심화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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