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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un 11. 2024

2024년 6월 9일 식도락 음식일기

보라색 양파 청 담그기

콩잎김치를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을 위해

어렵게 구한 콩잎 전용콩을 밭에 심었더니

새들이 다 빼먹어 버렸다.


하는 수 없이 모종을 만들어

본잎이 두장 정도 나오면

옮겨심기로 하고

화분에 가지런히 콩을 놓고

위에 흙을 덮어 안전한 곳에 두고

아침저녁으로 물을 줄 생각이다.

팥은

밥을 지을 때 넣어 먹거나

쑥인절미에 콩고물 대신 팥고물을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 식구들을 위해

올해 처음 팥농사에 도전해 본다.

모종이 잘 자라주면

비어있는 터에 적당히 심을 참이다.

.

시골에 이사를 들어온 계절이

봄 하고도 5월이었으니 바쁘기도 하였지만

뭘 심어야 할지 몰라 밭을 놀리고 있었는데

동네 어른들께서 오며 가며

'저렇게 밭을 놀리지 말고 조사서 콩이라도 심지'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습관적으로 어중간하게 비어있는 땅에는

콩 종류를 심었다.


계획 없이 심는 작물이 잘 될 리가 만무하지만

시골에서는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을 놀린다는 것은

곧 게으름의 상징처럼 느껴지기에

제일 만만한 콩류를 심었다.




장장 8개월 만에 수확하는 보라색 양파다.


'혈관 청소부'라 칭함을 받는 양파,

특히 보라색 양파는

샐러드에, 쌈장과 함께 생것으로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달큼함이 뛰어나다.


모종에 따라 양파의 모양이 다른데

이번에는 납작하게 생긴 양파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이 타원형이라 살집이 별로 없다.

양파 심을 밭을 만들 때

퇴비와 비료를 골고루 뿌린다고 뿌렸지만

어쩌다 보니 영양분도 넉넉하지 못한 곳에

주인이 모종을 심은 탓에

다른 양파 자랄 때 덜 자란 양파들을 모았다.


달달한 설탕과 소금을 넣어 양파청을 만들기로 했다.

0.5cm 정도 두께로 채를 썰어

양파:설탕을 1:1로 하고 소금 1T를 넣고

골고루 버무려서 항아리에 담고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수시로 위아래를 섞어주면 된다.

하루가 지나면

이렇게 빨리 양파청이 생긴다.

그래도 

아래에 가라앉아 있을지 모르는 설탕을 위해

수시로 저어주면 좋다.

양파청은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깍두기 담글 때, 배추김치에도 사용하지만

새콤함이 있는 매실청을 넣기에 뭔가 

음식의 조합이 맞지 않을 때

두루두루 쓰인다.


당장 오늘부터

굵은 양파를 골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찬물에 10분 정도 매운맛을 덜어낸 후

쌈장과 같이 식탁에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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