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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ul 17. 2024

2024년 7월 14일 식도락 음식 일기

유월태 콩잎으로 만든 콩잎 물김치

어머니는

한 평의 땅도 놀리지 않으시고

뭔가를 심으셨다.


그중에서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것이

모내기를 한 후

심어 놓은 벼와 논둑 사이 좁디좁은 공간에

콩을 심으셨다.


유월태는

일찍 심어서

음력 유월에 수확을 하여,

풋콩으로는 콩국수를 해 주시기도 하고

콩잎이 부드럽기에 콩잎 물김치를 담가 주셨다.


가끔은 콩대를 통째로 뽑아서

가마솥에 쪄 주셨는데

우리는 한 대씩 각자의 앞에 두고

꼬투리 속에 들어 있는 푸른 콩을 까먹었다.

약간의 미끈 거림은 있었지만

우리들은 한 알의 콩도 놓치지 않으려고

꼬투리를 더듬으며 고소한 콩을 끊임없이

입에 넣었다.


어머니는

쌀뜨물을 진하게 받아서

멸치를 넣고 육수를 만들어

생된장을 풀어 콩잎을 담가 두었다가

약간 익었을 때 꺼내어

빡빡하게 만든 쌈장으로 싸 먹게 해 주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맛이 그리워서

몇 번 담가보았지만 그 맛이 나지 않았다.


어렵게 구한 유월태(콩)를

그냥 밭에 심으면 편한데

새들이 벼락같이 알고 다 빼먹어버리기에

일찍 모종으로 키워서 밭에다 정식을 했다.


다행히

적외선 유해동물 퇴치기로 인해

노루가 포식을 하지 못하고

밭주인이 먹을 기회가 왔다.



[콩잎 물김치 만들기]

** 준비해야 할 재료 :풋콩잎 적당히, 청양고추 2개. 양파 1/2개. 편마늘 3알 정도

    된장 2스푼. 매실청 적당히(간은 입맛에 맞게)


  * 콩잎은 윗부분의 보드라운 잎을 따서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한 잎씩 따서 차곡차고 용기에 담는다.    

준비한 양파채와 청양고추, 편마늘을 콩잎 중간 사이에

 나누어 넣는다.

** 국물 만들기

  * 진하게 받은 쌀뜨물에 표고버섯. 무. 대파, 다시마,

    디포리(또는 멸치)를 넣어 육수를 우려낸다

  * 육수가 식으면 된장 2스푼, 매실 청으로 간을 맞춘다

만들어둔 양념장을

콩잎 위에 붓고 냉장고에 두었다가 이틀이 지나면 먹을 수 있다.

이렇듯 만드는 과정이 쉽고 간편하지만

맛은 심심하면서 구수한 별미다.

빡빡하게 끓인 된장과 쌈으로 먹어도 좋고

그냥 반찬으로 먹어도 시원하고 맛있다.

열무김치와는 또 다른 맛을 주며 건강하면서도 맛있다.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제철 음식을 먹여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며

오늘도 엄마의 사랑이 우리 식탁 위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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