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마음일기
"**언니 / **야. 혹시 나중에 애들 가르쳐 볼 생각은 없어?
되게 잘할 거 같은데."
감사하게도 간혹 나와 함께 공부를 해봤거나, 나를 가까이에서 경험해 본 사람들, 그리고 더 나아가 내 글을 통해 감명을 받으신 분들께서 내게 추후 학생들을 가르쳐 볼 생각은 없는 지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있다. 지금까지 내가 다른 선생님들을 통해서 배운 이론들과 행동들을 바탕으로, 현재 겪고 있는 삶의 경험까지 녹여낸다면 분명히 나는 나의 학생분들께 좋은 영감을 심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강한 의지와 마찬가지로, 워낙 책임감이 강한 성향이라 그런지 두려움과 부담감 역시 강하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30년의 삶 속에서 강하게 장점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절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람을 먼저 버리지 않는다.' 라는 것. 나는 상대방이 먼저 배신하거나 내 손을 먼저 놓아버리는 상황이 아닌 이상은, 절대 내 스스로 먼저 그 손을 놔버리거나 배신하지 않는다. 워낙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부딪히는 일을 해서 겉으로는 항상 '나는 사람이 싫어..'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내면에서는 그게 아닌 것 같다. '내 사람'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왔다면, 나는 어떻게든 그 관계를 꼬옥 붙잡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는 것 같다. 이것이 나의 강한 책임감이다.
이런 나의 성향과 더불어 나를 믿고 찾아와주고 따라오는 학생들에게, 더군다나 한 때 나도 미치도록 이루고 싶었던 꿈을 똑같이 꿈꾸고 있으며 그 꿈을 위해서 현재 진행형이자 앞으로 미래 진행형으로 계속 될 혼자만의 외롭고 힘든 발자취를 똑같이 걷는 이들에게 과연 나의 가르침과 경험들이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계속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준 그들의 피와 땀이 묻은 그 소중한 돈을, 과연 그 값어치 이상의 소중한 결과로 내가 되돌려 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얼마나 간절할 지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순간의 혹 된 말들로 학생들의 노력과 고생을 내 이익을 위해서 유혹하고 취하고 싶지는 않다.
'꿈'을 꾸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것은 바로 꿈을 이룬 그 순간과 합격임을 잘 알기에,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꼭 가져다주고 싶은 나의 욕심에서 비롯된 부담감과 두려움이 바로 이것이다.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아직은 조금 더 경험을 쌓아야하고, 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도달했다. 그 조금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지는 않을 것 같지만, 내가 쌓아야 할 인사이트가 더 필요하고 부담감과 긴장감은 좀 더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생각했다.
내가 이끈 스터디의 모든 사람들이 다들 본인들과 인연이 닿는 회사에 당당하게 합격했던 경험이 있다. 스터디장이었지만 늦게 합격한 나였음에도, 나는 나와 함께 해준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떠나가는 것을 보면서 씁쓸하면서도 행복했다. 나는 나의 욕심이 있는데, 그건 나를 거쳐간 모든 사람들이 나쁘고 속상한 기억보다는, 항상 좋은 기억만 더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현재도 ㅂ마찬가지이다. 비행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나를 통해 조금이나마 더 웃고, 더 행복만 가져갔으면 좋겠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거쳐한 학생들이 좀 더 행복하고, 좀 더 본인에 대해서 잘 알게되는 과정을 거쳐가면서 소중한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 :)
분명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더 소중한 것들이 존재하고, 이것들을 알아가는 것이 더 소중한 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