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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쥐 Apr 16. 2024

여전히 위로하고 있습니다.


벌써 10번째 날입니다.

사람들이 탄 배가 깊은 바다로 가라앉은 날.

그중에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벌써’ 10년이지만,

사고 당사자의 가족들은

어떤 수식어도 쓸 수 없을 겁니다.

매일의 마음이 그날과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연일 자극적인 뉴스기사가 쏟아져 나옵니다.

그것들만 보면 꼭 세상이 망해가는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보게 되는 사람이 아니라

얼굴을 마주하고 사는 사람,

마음먹으면 손에 닿을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따뜻합니다.


그래서 따뜻한 세상이라 믿고 있습니다.

느리고 덜컹거려도

좋은 쪽으로 가는 중이라 믿고 싶습니다.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보통 사람들에 의해서

그렇게 되고 있다 믿습니다.

내가 겪고 있는 세상은

보고 듣는 것만큼 어둡지 않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오늘을 슬퍼합니다.

그들이 잊혀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사람들도 그날에서 멀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피해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희석하려

애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조금씩이라도 치유되길 소망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위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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