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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쥐 Jul 19. 2024

어느 무명의 배우에게

15년 전쯤, 갑자기 배우가 되겠다던 친구가 있었다.

평범한 외모에 평균 정도의 키. 게다가 시작까지 늦었으니 어느 하나 될성부른 점을 찾기 어려웠다. 솔직히 청춘의 치기로 그러다 말겠지 생각했다.


얼마 전 SNS에서 우연히 그를 보았다. 아직도 연기를 하고 있었다. 인기 배우는 아니지만 행복해 보였다. 유명세와 상관없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만족스러운 것 같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지 스타가 되고 싶다고 한 것이 아닌데, 녀석의 행복을 인기로 기준지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리고 이렇게 오래도록, 어쩌면 평생을 사랑할지 모를 일을 찾아 분투하는 그가 존경스러웠다.


어렵지 않게 연락이 닿아 몇 마디를 나눴다.

글을 쓴다는 내 얘기에 흠칫 놀란 녀석에게 책을 보내주기로 했다. 대단하다고 치켜세워 주기에 아직 너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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