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차성호 Cha sungho
Aug 08. 2023
땅거미 내리는 초겨울 저녁
우리 아이들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어린것들이 하루 종일
밖에서 무얼 하며 지냈는지
지친 얼굴로 들어서다
제 엄마가 있으니
금세 환한 얼굴로 피어난다
그래, 아이들에게 엄마는
천국이다
집안이 따뜻하게 데워져 있고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저녁
아이들에게 엄마는 바로 '정'이다
밥은 몇 끼 굶어도 살 수 있지만
'정'에 굶주리면 그건 사는 게 아니다
아이들을 힘나게 하는 건
밥 한 그릇 보다도
엄마가 주는 '정' 한 그릇
앞으로 엄마 아빠 없는 많은 날들을
저희들끼리 어두운 현관문을 열어야 하는데...
이렇게 아등바등 벌어야 하나
아, 주머니 빈 '정'은 가슴 아프다
#2001. 12.2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