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수정 Aug 26. 2023

나의 첫 유럽 여행기   (Feat. 독일 교환학생)

제10편 - 독일 소도시(오링겐) 탐방과 슈베베슈 할 일상

그렇게 슈투트가르트에서의 Wassen과, 뮌헨에서의 옥토버페스트를 열심히 즐긴 후 다시 슈베비슈 할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우리 동네에서는 여전히 작은 축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음식이 아니겠는가.

허기짐을 참으며 여러 가게를 돌아보던 중 가장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먹기로 했다.

Käsespätzle

그 음식은 바로 케제 슈페츨레(Käsespätzle)!

밀가루 반죽에 치즈 등을 섞어 만든 음식이고, 때로는 위에 양파 후레이크가 뿌려져있기도 하다.


나는 치즈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한 입 먹자마자 나의 최애 독일 음식이 되었다.

그리고 위에 뿌려진 바삭한 양파 후레이크가 쫀득쫀득한 밀가루 식감과 참 잘 어울렸다!


(엣헴 음식 맛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음식을 사고 앉을자리를 둘러보던 중 우리의 버디였던 Lara를 발견하여 같이 합석을 하였다.

그리고 슈투트가르트에서 온 Lara의 친구도 있어서 며칠 전에 다녀온 Wassen 얘기를 하며 함께 음식을 즐겼다.

그렇게 친구들과 헤어지고 언니와 나는 외링겐(Öhringen)이라는 소도시에 놀러 왔다.


아드리안이 하일브론 캠퍼스 교환학생 중 몇 명이 외링겐에 놀러 간다고 해서 우리도 초대를 해줬다.

(아드리안은 우리보다 한 달 먼저 와서 하일브론과 슈베비슈 할을 번갈아 가며 지냈기 때문에 발이 참 넓다.)

외링겐이라는 소도시는 슈베비슈 할에서 기차로 약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엄청 멀지 않고, 세메스터 티켓을 통해 무료로 갈 수 있었기 때문에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가기로 결정을 했다.

살짝 날씨가 흐렸지만, 여기도 정말 예쁜 소도시라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고 독일의 몇몇 소도시는 정말 작기 때문에 구글지도가 없어도 대충 돌아다니면 그 지역의 유명 건물들을 다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도 구글지도 없이 막 돌아다니다가 예쁜 건물 하나를 발견했다.

여기서 사진을 찍자고 얘기가 나왔는데,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걱정을 하던 찰나 우측 사진에 보이는 분(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께서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셔서 우리는 급하게 위치를 잡았다.

사진을 찍어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위치까지 정확하게 디렉팅 해주셔서 엄청 웃으며 사진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정확히 4장의 사진을 찍어주셨고, 감사인사를 드리고 헤어졌다.

사진을 찍은 건물 바로 왼편으로는 이렇게 큰 공원이 있었다.

큰 공원을 따라 걸으며, 산책을 한 후

멋진 배경을 바탕으로 각자 독사진도 찍었다 :)

그리고 이 공원 안에는 작은 동물원도 있었는데, 앵무새부터 시작하여 당나귀, 알파카 등 다양한 동물이 있었다.

엄청 가까이서 동물을 볼 수 있고, 동물에게 직접 먹이도 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게다가 동물원을 관리하는 분이 계셨는데, 우리와 함께 돌아다니며 동물들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 주셔서 무척 감사했고, 덕분에 더 기억에 남는 동물원이 되었다!

또 이 공원은 참 예뻐서 우리 동네와 조금만 더 가까웠다면, 정말 자주 놀러 왔을 것 같다.

공원 뒤편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었다.

많은 가족들이 다 같이 나와서 이렇게 노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참 따뜻해졌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정말 가득했던 놀이터!)

그리고 교회 구경을 끝으로 소도시 외링겐의 짧은 여행을 마쳤다.

(더 구경하고 싶어도 할 곳이 없어서 여행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바로 헤어지기 아쉬워서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각자 지역으로 돌아갔다.

하일브론 캠퍼스 교환학생들과의 교류가 잦진 않지만, 그래도 아드리안 덕분에 이렇게라도 만남을 유지할 수 있어서 참 고마웠다.

다음 날은 퀸젤자우 캠퍼스에 수업을 가는 날이었다.

아드리안과 퀸젤자우에서 같은 수업을 듣기 때문에 아침 8시에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같이 캠퍼스로 갔다.

퀸젤자우 캠퍼스 모습

그리고 이 수업은 연강 수업이라 12시 30분쯤에 수업이 끝난다.

슈베비슈 할로 가는 버스는 12시 40분에 있기 때문에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버스를 타러 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시간 넘게 기다린 후에 버스를 타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퀸젤자우는 정말 시골이라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는다.)

게다가 근처에 할 게 아무것도 없어서 1시간 동안 멍하니 기다려야 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슈베비슈 할로 돌아가는 버스 탑승 성공!


아드리안은 오후 4시에 독일어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하교는 항상 나 혼자 했다.

대화할 상대가 없어 조금 심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예쁜 풍경을 보며 혼자 감상에 젖곤 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 볼 수 있는 독일 시골 모습


산이 많은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들판의 풍경들이라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리고 중간에 한 번씩 풀을 뜯으며 놀고 있는 말과 양들을 보면 참 이색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진도 많이 찍곤 했다.

더 신기한 건 퀸젤자우를 가는 날은 항상 날씨가 좋아서 예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

슈베비슈 할로 도착하고 난 뒤에는 알디톡 개통을 하기 위해 알디 마트에 왔다.


알디 마트는 우리 숙소에서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 번도 안 와본 곳인데, 확실히 조금 큰 매장이라 그런가 간식들이 대부분 저렴했다!

(그래서 간식 사 먹을 때는 일부러 알디에 와서 사기도 했다.)

알디에서 숙소로 걸어가는 길

그동안 와보지 않던 길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낯선 길에서 마주하는 새로움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예쁜 풍경을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모험하는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 이때부터 새로운 길을 탐색하는 게 즐거워졌고, 모험과 탐험 정신을 바탕으로 혼자 동네 이곳저곳을 많이 돌아다녔다.

그리고 늦은 오후에는 우리보다 먼저 이곳으로 교환학생을 왔던 분이 추천해 준 카페에 왔다.


카페 이름은 Sudhaus고, 슈베비슈 할의 예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하셨다.

막상 카페에 들어오니 전망대로 가는 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여쭤보니 가을과 겨울에는 따로 전망대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런데 우리의 부탁이면 잠시 전망대를 열어주겠다며, 음료를 즐기다가 전망대에 가고 싶으면 말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큰 기대감을 안고 커피를 마시다가 전망대에 올라가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렇게 특별한 엘리베이터까지 탑승하여 전망대로 향했고, 바로 문을 열어주셨다.

충분히 즐길 만큼 구경하다가 천천히 내려오라고 하시며 유유히 떠나셨다.

사장님 덕분에 이렇게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항상 내가 올라가던 꼭대기에서는 이쪽 뷰를 볼 수 없었는데, 처음으로 본 이쪽 뷰는 말도 안 되게 예뻤다.

그리고 이 카페 바로 앞에는 Würth회사에서 소유한 미술관이 있는데, 여기 앞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계시는 귀여운 할머니, 할아버지도 구경했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다가 내려왔고,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카페를 나왔다.

정말 독일 사람들은 친절한 사람이 무척 많은 것 같다.

(내려오는 길에 엘리베이터 층수를 잘못 눌러 이상한 곳에 내릴 뻔하기도 했지만…)

다음날은 점심으로 멘자에 밥을 먹으러 왔다.

우리의 두 번째 멘자 방문!

어떻게 이 음식이 2.5유로일 수 있는지 여전히 놀랍다.

멘자에서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한 후 동네 산책을 했다.

산책 중 방송 촬영하시는 분도 발견했는데, 무슨 영상을 찍으신 건지 아직도 궁금하다.

그리고 장을 보러 갔는데, 한창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던 과자를 발견하여 사봤다.

너무 짜지도 않은 것이 생각 없이 집어 먹기에 좋은 과자라 자주 사 먹곤 했다.

(사실 무엇보다 귀여움이 지속적인 구매에 한 몫했다.)

동네 산책의 마지막 코스는 어김없이 꼭대기 :)

이 날은 고양이도 놀러 왔다.

나는 20살 때부터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처음에는 나의 일상 기록을 위해 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뿐만 아니라 나의 생각들을 써 내려가는 게 참 재밌고 스스로가 성숙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지금까지 꾸준히 쓰고 있다.

다이어리 쓰는 것은 독일 와서도 멈추지 않았는데, 특히 이 꼭대기에서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것이 행복한 순간 중 하나였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니까 생각정리가 훨씬 잘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달까.

그래서 교환학생 기간 동안 여기서 많은 생각 정리를 하며 글을 쓰곤 했다 :)


그리고 이곳에 올라올 때마다 한 번씩 같은 자리에 앉아 계시던 분을 뵙곤 했다.

아쉽게도 2~3달 후에는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는데, 말이라도 한 번 걸어볼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꼭대기 산책까지 마친 후 멋진 노을을 보며 하루 마무리를 했다 :)

다음날 점심도 멘자에 가서 간단히 한 끼를 때웠다.

오후에는 단체로 훈련을 받고 있는 강아지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 편은 스위스 & 이탈리아 여행기로 돌아 올 예정이다!

6박 7일이나 되는 긴 여행이었기 때문에 글이 길어질 것 같아 독일 슈베비슈 할 일상은 잠시 여기서 멈추도록 하겠다 :)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첫 유럽 여행기   (Feat. 독일 교환학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