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수정 Aug 16. 2023

나의 첫 유럽 여행기   (Feat. 독일 교환학생)

제9편 - 독일에서의 첫 클럽과 옥토버페스트

3박 4일의 짧은 파리 여행을 마치고 다시 슈베비슈 할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날 저녁으로는 집 근처 중국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이 중국 식당은 항상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곳이라 어떤 가게인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먹어보니 왜 줄을 서서 먹는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우선 한 끼에 5유로 정도로 무척 저렴해서 외식비가 비싼 독일에서 한 끼를 간단히 때우기에 무척 좋았다.

 그리고 간도 달달, 짭짤하니 누구의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난 후에는 운동삼아 전에 알게 됐던 꼭대기(전망대)에 왔다.

(나는 이곳을 꼭대기라고 불렀다. 뭔가 전망대라는 단어보다 더 친근한 느낌이 든달까..)


이곳에서 해가 질 때까지 앉아서 글을 쓰거나,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슈베비슈 할 삶 속의 낙이었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화장실 청소를 했다.

건식 화장실이다 보니 배수구가 없어서 물을 뿌려 청소를 할 수 없는 노릇이라 애를 많이 먹었다.


처음에는 밖으로 물이 튀면 안 되니까 샤워할 때도 너무 불편했는데, 나중에는 적응이 됐다.

그래서 오히려 한국에 다시 돌아왔을 때 화장실이 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배수구가 있지만, 물이 밖으로 튀었을 때 괜히 찝찝했다.)

독일 TK 보험

다음날 아침

독일에 살고 처음으로 우편을 받아봤다.

독일은 우편으로 일 처리를 많이 하기 때문에 독일에 살면 우편을 받는 것에 적응해야 한다.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나는 우편을 받는 게 참 재밌었다 :) 매일 우편함 확인하는 건 필수!)

오후에는 퀸젤자우 캠퍼스 탐방을 가기로 했다.

나는 슈베비슈 할 캠퍼스와 퀸젤자우 캠퍼스 두 곳에서 모두 수업을 들었는데, 퀸젤자우 캠퍼스는 버스를 타고 약 4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학기 시작하기 전에 가는 방법을 미리 알아둬야 했다.

여기는 우리 캠퍼스보다 커서 건물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물어보며 건물을 찾고, 강의실까지 파악을 했다.

덕분에 다음 주 첫 수업을 들을 때 강의실을 수월하게 찾았고, 이렇게 다녀온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퀸젤자우는 슈베비슈 할보다 더 촌이라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았다.

(거의 1~2시간 간격으로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학생회장 친구를 만났는데, 이 친구도 슈베비슈 할 캠퍼스에 들릴 일이 있다고 해서 우리를 태워준다고 했다!

이 친구 덕분에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슈베비슈 할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저녁에는 우리 숙소 친구들을 처음 만났다!


밖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길래 내려가보니 친구들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

이미 이 친구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에 살던 애들이라 서로 다 아는 사이었지만, 우리를 위해 다 자기소개를 해줬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한 친구가 오늘 밤에 웰컴 파티를 하자고 했다!

나는 이런 파티가 처음이라 무척 기대가 되었다 :)

몇 시간 뒤에 친구들이 불러 부엌으로 내려가니 다른 숙소에 살고 있는 친구들도 와 있었고, 여러 가지 술도 준비가 되어있었다.

한 친구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술이라며 소주를 들고 왔는데, 이게 정말 신기하고 웃겼다.

(독일에서 찾은 고국의 맛..)


그렇게 우리는 술을 마시면서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헤어졌다!

다시 생각해 보면 이 친구들은 다 독일인이라 독일어를 쓰는 게 편할 텐데, 우리 때문에 계속 영어로 얘기를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다음날 간식으로 아시아 마트에서 사 온 꿀꽈배기 과자를 먹었다.

이 한 봉지에 3유로라 정말 비쌌고 한국에서는 절대 안 사 먹을 과자였지만, 한국 과자는 이 과자랑 새우깡, 알새우칩 밖에 없어서 이거라도 샀다.

(그런데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어서 자주 사 먹었다.)

(외출하는 길에 설마 우편이 왔을까 하고 열어본 우편함에는 어김없이 우편이 와 있었다.)

오후에는 나의 버디였던 파비엔과 점심 약속이 있어서 우리 동네 피자 맛집에서 함께 피자를 먹었다.

그런데 파비엔은 나보다 덩치도 정말 작은 친구였는데, 이 피자 한 판을 다 먹어서 정말 놀랬다.

파비엔이 한국을 왔을 때는 항상 밥을 먹고 배가 고팠다고 하던데, 독일 사람들은 정말 많이 먹는다는 걸 이때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첫 만남이었던지라 독일식 케이크인 자두 케이크(Pflaumenkuchen)를 먹어보라며 선물로 사줬다!

사실 내 입맛에는 안 맞았지만, 그래도 사준 성의 때문에 열심히 먹었었다.

밤에는 개강 파티가 있어서 어제 만난 친구들과 다시 만났다!


독일은 파티가 있으면 본파티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모여서 간단히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있다.

파티에서 마시는 술은 비싸기 때문에 미리 술을 충분히 마시고 살짝 취한 상태로 본파티에 간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도 숙소 부엌에서 술을 먼저 마시다가 본파티인 클럽에 도착을 했다.

(내 인생 첫 클럽이 독일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막상 오니까 기대가 많이 되었다.)

클럽에서 놀다가 우리 숙소 친구 중 한 명이었던 패리스가 테킬라를 사준다고 해서 마셨다.

도수가 강해서 그런가 너무 썼고, 이걸 마신 뒤로 너무 어지러워서 클럽에서 계속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음날 슈투트가르트 여행을 가야 했기에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친구들과 숙소로 돌아왔다!

처음으로 슈투트가르트 가는 날


이 때는 독일에서 맥주 축제(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시기였고, 슈투트가르트의 옥토버페스트인 바센(Wassen)을 즐기기 위해 슈투트가르트에 가기로 했다.

슈베비슈 할에서 슈투트가르트까지는 약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도착해서 슈투트가르트 대학교도 둘러보고

소반이라는 한식당에서 한식도 먹었다!

배를 채우고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린트 가게가 보여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릿인 린도르도 가득 샀다.

슈투트가르트 광장에서는 또 다른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온 김에 광장을 살짝 둘러보고 사진까지 찍은 뒤에 바센이 열리는 곳으로 향했다.


바센을 가기 위해서는 독일의 지하철인 U반을 타야 했다!

지하철에는 바센을 가기 위해 타고 가야 할 지하철 안내표시가 있었는데, 이게 참 귀여웠다.

(특히 맥주를 들고 있는 캐릭터)

그리고 지하철 안에서 바센을 가는 한 부부와 스몰톡을 나눴다.

바센이 보이기 시작하자 창밖을 가리키며 엄청 재미있을 테니 열심히 즐기라는 말과 함께 헤어졌는데, 이 분들 덕분에 바센이 더욱 기대가 되었다!

보통 옥토버페스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텐트 자리를 예약해야 한다.

예약을 해야만 사진처럼 앉아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우리는 따로 예약을 하지 않아서 그냥 서서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축제에는 독일 전통 의상인 드린딜, 레더호젠을 입은 사람이 무척 많았다.

이렇게 전통 의상을 입고 축제를 즐기면 본인들의 전통을 상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은 문화라고 생각했다.

우리도 특별한 날 하루를 정해서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맥주도 마시고, 재밌는 놀이기구도 탔다.

우리는 놀이공원을 가야 탈 수 있는 놀이기구를 이렇게 축제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참 흥미로웠다!

슈투트가르트에 갔다가 다시 슈베비슈 할로 돌아오니 우리 동네에서도 작은 축제를 하고 있었다.

잠깐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한 가게의 주인 두 분이서 사진을 찍으라며 굽고 있던 피자까지 꺼내서 포즈를 취해주셨다.

(참 다시 생각해도 우리 동네에는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이 많아서 한 학기 동안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바로 다음 날에는 뮌헨 옥토버페스트를 즐기러 갔다.

이 때는 나 혼자 뮌헨을 가야 해서 처음으로 혼자 독일 기차를 탄 날이었다!

배가 고플까 봐 역에서 프레첼도 하나 샀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라 그런가 기차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기차에 탄 사람들 대부분은 맥주를 한 병씩 들고 탔다.

맥주 축제에 가는데, 가는 길에도 맥주를 마시다니.

독일 사람들의 맥주 사랑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그리고 뮌헨으로 갈 기차를 갈아타는 과정에서 웃긴 장면 하나를 목격했다.

오른쪽 기차는 떠날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역의 안내원 분과 대화를 이어나가고 계셨다.

독일 DB는 연착이 많은 걸로 유명한데, 이 모습을 보니 왜 연착이 많은지 단번에 납득이 되었다.

약 3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뮌헨!

이미 다른 친구들은 도착을 했고, 역에서 만나 곧바로 합류를 했다.

그러나 역에서 나오자마자 비가 엄청 쏟아지는 바람에 우산을 쓰고 걸어야 했다.

이번에도 텐트를 예약하지 않아서 밖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비도 많이 오고 사람도 많은데 약 3시간 넘게 기다리려니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전 날에 갔던 슈투트가르트 바센과는 달리 뮌헨 옥토버페스트는 텐트 크기조차 달랐다!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너무 많고, 취한 사람도 너무 많아서 나는 조금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미 기다릴 때부터 체력을 많이 썼던지라 텐트 안에 들어오고 나서는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이 날 프레첼 말고 한 끼도 못 먹었는데 아드리안이 프레첼을 사줘서 이것도 먹고, 맥주도 마셨다.

그렇게 공연을 조금 더 구경하다가 먼저 슈베비슈 할로 가기로 했다!

사실 아드리안, 뱁티스트 말고는 다들 처음 보는 친구들이라 어울려서 놀기가 힘들었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새로운 친구들과 더 친해져서 열심히 즐겨볼 걸이라는 아쉬움도 남긴 한다!

그렇게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찍은 뮌헨 사진을 끝으로 나의 옥토버페스트 여행기 마무리!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첫 유럽 여행기   (Feat. 독일 교환학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