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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e Cactus Jan 06. 2024

10살연하 외국인과 잘살기_4화

4화 내 말이 들려?


흥미로운 강의를 보았다.


아이를 키울 때 딸과 아들의 양육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강의였다.

사람은 개인마다 다른데 성별에 따라 다른 양육방식이 달라야 할까?

남자아이 양육을 안 해봤으니 알 수 없지만남자아이에게는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마주치며 상태를 확인하며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의견을 전달한다고

이해하고 실천할 것인가?


당시 코로나로 한국도

이사 가기 힘든 매서운 시기

유럽 입국 전 수소문 끝에 유일하게 우리를 받아준 집에서 타향살이를 시작했다.한국은 운 좋다면 풀옵션으로 시작이 가능하지만 유럽은 그렇지 않았다. 이사 갈 때 쓰던 가구는 물론 싱크대, 전구까지 뽑아가는 짜디짠 나라였다. 냉장고 외엔 어떠한 가구도 없었고 나는 그저 화장실과 싱크대가 있는 것에 감사했다. 그런 내 마음에 거슬리는 한 가지 물건이 있었는데 농구선수키보다 크고 전구가 사방에 4개쯤 달려있어 흉측한 스탠드였다. 아담하고 귀여운 집안에 색깔까지 까만색이라 정승하나를 놓고 사는 기분이었다. 형편없는 스탠드를 치우자고 권유했지만 남편은 필사적으로 반대했다. 이유는 디자인이 멋있다는 이유였다. 멋을 모르는 남편에게 디자인 강연으로 설득하고 싶지 않았다. 벽에 바짝 세워두기로 했다.


어설프고 힘들고 고민 많던 첫 번째 해를 지나 계절이 바뀌고 타향살이도 조금은 적응해가고 있었다. 유럽의 워라밸 범벅을 만끽하던 남편은 피날레로 긴 유급휴가를 받았다. 평소보다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휴가였다.


저녁식사준비를 마친 남편이 유독 뿌듯한 표정으로 뭐 달라진 것 없냐고 물었다.

???????

밥 먹으러 왔다가

이게 무슨 일인가?

나는 모르겠다고 했다.

“당신 말이 맞았어! 답답해 보여서 치웠어”

앓던 이 같은 못생긴 스탠드가 사라진 즐거움이 가시기 전에 내 말을 안 듣고 버틴 남편이 얄밉다. 어차피 내 말대로 하고 좋아할 거면서 왜 이럴까…


이제 내 말이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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