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inner courage
Dec 05. 2023
오늘은 내가 암진단을 받은지 5년 된 날이다. 이제 암 중증환자도 탈출이다.
너무 잘 아는 것도 문제라고 처음 진단 받았을때 머리 속엔 생존율 그래프가 떠올랐고 수치는 암담했다. 확인하듯 다시 찾아본 5년 생존율은 15프로 였다.
큰 수술과 긴 항암치료를 거쳤지만 난 지금 살아있다.
암 진단일을 나만의 기념일로 삼아 매년 살아있음을 감사하자고 결심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마음이 헤이해졌다.
하지만 오늘은 5년째! 또 다른 의미다. 이제 나를 명명하던 암 중증환자에서 벗어난 것이다!
어제 밤 엄마에게 문자가 왔다. "돈 조금 보냈어, 옷 한벌 좋은거 사입어. 5년간 수고 많았어."
나도 잊고 있던 기념일을 엄마는 기억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건 통장에 아버지 이름도 있었는데 엄마 몰래 축하금을 따로 보낸 거 였다. 아픈 딸을 지켜보던 부모님의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하기도 힘이 든다.
사랑받는 딸이라 행복한 몽글몽글한 기분에 취해 잠이 들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신이 났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고 축하받고 싶어서 친구들에게 축하해달라고 협박?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떠들썩한 친구들의 축하메시지로 하루종일 마음이 빵빵하게 부풀었다.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사랑받음에 감사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