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깎던 연구원,
주식이 면접에 미치는 영향
주식 방송 삼년이면 아는 척은 한다.
면접날이 밝았습니다. 면접 날에 병원 쉬는 날도 맞추고, 같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형한테 전날부터 준비하겠다고 얘기하고 출근도 안했습니다. 일어나서 동네 산책을 하면서 준비한 면접 답변을 다시 한번 되뇌어봤습니다. 따뜻한 물에 씻고 요플레 하나 먹으면서 당 충전을 했습니다. 면접은 오전이었고 줌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면접에 들어오신 컨설턴트분은 모빌리티를 주로 담당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모빌리티를 담당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마음 한구석에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스터디 과정에서 공부한 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최근 MBB 3사에서 전기차, 2차전지와 관련된 문제가 매우 많이 출제되고 있습니다. (특히 Bain...) 최근 산업 동향을 살피시고 특히 트렌드인 산업은 심도 있게 공부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산업 공부와 관련된 추가적인 여담이 있습니다. 저는 주식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아주 소액이며 거래 회전율도 매우 낮습니다.) 근데 주식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쉴 때나 이동할 때마다 유튜브로 주식 방송을 듣습니다. (삼프로TV를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이쯤 얘기하면 왜 주식하지도 않으면서 주식 유튜브 보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별 이유는 아니고, 그냥 애널리스트 이야기가 재밌어서 많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잘 믿지 않는데 진짜입니다.
바이오 분야는 실험을 할 때, 직접 손으로, 제 몸으로 해야하는 과정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wet lab의 바이오 연구는 육체 노동에 훨씬 근접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연구는 정신 노동이라고 생각되지만,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몸을 직접 움직이는 실험으로 보냅니다.) 특히 제가 하던 실험들은 현미경을 보면서 하는 반복 작업들이 많았습니다.
어느 날 문득 실험하면서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유튜브 들으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교양 콘텐츠들 위주로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주식 붐이 불었고 알고리즘에 주식 유튜브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듣다보니 재밌어서, 관심 있는 내용을 찾아 매일 2배속으로 들었습니다.
주식 유튜브의 경우 산업 애널리스트들이 출연해 방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요 산업들의 경우 방송에서 최근 트렌드, 드라이버와 레버, 주가 동향 등 매우 상세한 내용을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저는 종목 추천 위주의 컨텐츠들은 거의 듣지 않았습니다. 거시 경제와 산업에 대한 내용들을 위주로 들었습니다.)
하루에 2 - 3 시간을 2배속으로 3년 이상 들으니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의 이슈들을 파악하고 있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개인적인 관심이 많아 열심히 들었던 것이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뭐라도 하면 도움이 된다. 다만 전략적으로 하면 더 도움이 된다.다시 면접날 아침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면접은 우선 핏과 관련된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새로 업데이트한 자기 소개와 답변으로 말씀드렸는데 답변에 대해서 만족하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핏 질문 마무리 과정에서 혹시 이력서에 있는 내용 중에 말하지 못한 질문이 있는지 물어 보셨습니다. Why me로 생각하고 있던 답변을 이력서 내용과 엮어 순발력 있게 대답했습니다. 스스로 어필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모습을 좋게 봐주셨습니다.
케이스는 모빌리티 관련 내용이었고 최근 동향에 기반해 답변을 드렸고 면접이 무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 컨설턴트분께 질문을 드리면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면접관님이 모빌리티 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과 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컨설팅 펌에서의 커리어를 통해 자신의 목표를 이뤄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짧은 대화였을 뿐이지만 저도 이 분처럼 커리어를 밟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솔직하게 제가 갖고 있는 생각과 목표를 말씀드렸습니다.
무난하게 면접이 종료 되었고 편한 마음으로 다음 면접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