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펌 면접 후기
2라운드 면접이 끝나고 예상 외로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왔습니다. 3라운드 면접 안내를 바로 받았습니다. 사실 3라운드 면접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HR 팀에서 첫번째 라운드 면접 전, 곧 온라인 테스트가 끝나고 연락이 왔을 때, 제가 약 2회의 케이스 면접과 2회의 파트너 면접을 보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안내는 예외적인 것 같습니다. 스터디원들과 이야기 했을 때 면접 횟수와 관련된 내용의 안내를 받는 경우는 일반적이진 않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2라운드 면접이 끝나고 저는 다음 면접은 파트너 면접일 것이라고 지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HR팀의 이야기는 제가 3번째 케이스 면접을 봐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또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보통 면접이 추가되는 경우는 앞의 면접에서 퍼포먼스가 좋지 않은 경우, 또는 애매한 경우인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족한가 싶어 걱정이 되었습니다.
(HR팀의 연락은 와도 걱정, 안와도 걱정입니다.)
여담으로 면접 횟수는 회사와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개 라운드별 2회 정도로 구성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커니의 경우 하루에 2회씩 케이스 면접을 보며 이 과정을 총 4라운드 진행했습니다. (총 8회의 케이스 면접입니다. 생각만해도 진이 빠지는 과정입니다.) 맥킨지는 라운드마다 영어 한번, 한국어 한번으로 2회의 면접으로 구성됩니다.
BCG의 경우 온라인 테스트 성적에 따라 면접 횟수가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인의 경우 온라인테스트 점수가 ‘매우’ 좋았는데 2회의 면접만 보고 합격했다고 들었습니다. (‘매우’에 집중하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면접을 보고 나서 필요한 경우 컨설팅펌에서 추가 판단을 위해 면접 횟수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면접날이 되자 바이오 및 헬스케어 쪽을 주로 담당하시는 컨설턴트분을 면접관으로 만났습니다. 짐작으로는 HR팀에서 제 커리어를 보시고 해당 산업 분야를 담당하시는 컨설턴트분에게 평가를 부탁하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전공한 분야를 담당하시는 분이 면접에 들어오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산업의 경우 남들과 비슷한 수준의 답변을 해도 괜찮지만, (혹은 저만의 논리와 썰을 마음껏 전개해도 괜찮지만) 제 전문 분야라면 훨씬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담아 답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챌린징을 여러 번 받긴 했지만 면접은 순조로운 편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바이오 분야에서 올라오는 거의 대부분의 주요 기사를 매일 확인합니다. (개인적으로 바이오스펙테이터(biospectator.com)라는 매체가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유료 기사들이 많습니다. 비용이 비싸서 저는 헤드라인 위주로 보고 추가 정보가 필요하면 구글에서 추가 내용을 검색해서 확인합니다.)
그동안 읽었던 내용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금 자랑을 하자면 제가 면접 때 말한 전략과 매우 유사한 내용이 일주일 뒤에 삼성바이오로지스에서 발표됐습니다. (해당 기사를 보면서 제 면접이 괜찮았다는 확신을 스스로 했습니다.) 업계의 동향에 맞춘 대답을 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다만 정작 면접 당시에, 면접관님은 제가 답한 내용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셨습니다.)
여담이지만 면접에 어떤 컨설턴트분이 들어오시는 지에 따라 그날의 면접이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자는 운이라고 말합니다.) 간혹 준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심하게 무례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인간에 대한 예의가 부족해 보이는 사례도 보입니다. (다만 흔하진 않습니다.) 억지로 모든 대답에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이것이 압박 면접을 위한 수단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또는 매우 젠틀하고 케미가 잘 맞는 분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컨설턴트 분들이 바쁜 프로젝트 와중에 급하게 면접에 들어와 잠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따라서 여유가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바쁘다는 이유로 대충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면접을 시작할 때 바쁜 와중에 시간을 할애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의례 하곤 했습니다.
모든 컨설턴트라고 자신의 커리어와 일에 만족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컨설팅 업에 대해서 많은 불신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습니다. (얘기하다보면 왜 이 업계에서 불신을 갖으면서까지 일하는지 이해는 안가지만…)
그런 분들에게 지원자 본인이 갖고 있는 컨설턴트에 대한 열정이나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내용을 말하면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형적인 ‘너가 몰라서 그러는데’ 메타로 갑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지원한거 아니야?’ 또는 ‘이거 해봐야 너의 목표에 도움이 안되는 거 같은데’, ‘여기는 너가 생각하는 ~ 하는데 도움이 안되는데’ 식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저는 컨설팅 커리어가 수단으로써 훌륭한 이유를 말씀드립니다. 부정적이신 분들 조차도, MBB 출신이라는 컨설턴트 꼬리표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눈치껏 초반 fit interview에서 그 날의 면접을 어떻게 풀어갈지 파악해야합니다.)
따라서 본인이 강조할 내용을 분위기 파악을 하면서 이야기 해야 합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습니다.
당신의 하루를 만족시킨다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