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가리며 구름들이 분주하게 오고가고 있다. 뉴스에서는 연일 비소식이 있을거라고 하지만 정작 하늘에서는 비소식이 없다. 하지만 구름 속에 묻혀있는 여름날의 뜨거움은 굽굽함으로 체감온도는 최고조다.
아침을 먹고 햇살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바깥 일을 마무리 할 즈음, 흘러내리는 땀줄기는 온 몸을 타고 흘러내린다. 일부러라도 땀을 내기 위해 운동을 한다고들 하지만 여름철 흘리는 땀은 때로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3년전 산골생활을 시작하며 집을 짓고 텃밭과 화단을 조성하면서 대책없이 몸을 놀린 결과 그 겨울에는 온 몸의 진이 다 빠져나간 듯 한동안 힘든 적이 있었다. 산골생활 3년째가 되니 이제는 아침 일찍 해가 나오기 전에 잠시 마당으로 나선다. 그리고 저녁에는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마당에 어두움의 그림자가 드리우면 하루를 갈무리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도시에서 살던 ‘빨리빨리’의 습성이 묻혀버리니 몸도 마음도 편해진다. 여름 땡볕이 이글거릴때는 볕이 무섭기도 하지만 실내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 최소한의 몸놀림을 멈추며 지내니 에어컨 없이도 견딜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위를 견디기 힘들다면 먹을거리를 싸들고 집 앞 계곡으로 피난을 간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그러다 서서히 해가 넘어가면 한낮 더위를 순식간에 숲속 선선한 바람이 온 대지를 휘감고 돈다. 뜨거운 여름날, 숲속의 선선한 바람은 산골살이하는 이들에게는 큰 선물이며 위로이다. 열대야가 없는 산속 생활을 도시사람들은 상상이나 될까? 용기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자연 속에서 누리는 삶이 나를 자연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것에 경이로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