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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숨날숨 Jul 25. 2024

백수 생활 한 달 예약

’노비를 해도 대감집 노비를 하자‘


어쩌다보니

입사 대기 상태였던 한 대학병원에서

급작스레 웨이팅이 쭉 풀리기 시작했다.


아마 내 순번을 고려했을 때

9-10월 정도에 들어갈 것 같단 판단이 들었고

지금 있는 중소병원에 너무 질린 탓에


7월까지만 일하고 퇴사하기를 택했다.


좋은 선생님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건 아닌가

걱정했지만


두 분 모두 자기들은 신경 쓰지말고 너 좋을 때로

택하라고 존중해주셨다.


중소 병원을 다니며 내가 느낀점은 대략 다음과 같다.


1.장점


-중증도가 높지 않아서 일을 할 때 마음이 불편하지

않다.


- ….? 그렇다.


2.단점


-막내 잡일이 너무 많다.


*약 타오기, 소독포 싸기(나는 여는 법만 배웠지 싸는 법은 못 배웠다 정말로), 물카,약카, MRI 이송, 검체 내리기, 드레싱 카트 채우기, 물품 부족한 거 신청하고

채우기 등


이 모든 일은 제일 늦게 들어온 막내가 해야 한다. 윗년차 선생님들은 너무 굳건한 위치이고 하다못해 이런 악습은 계속 내려오기 때문에 고작 1-2년차 액팅들도 도와주지 않는다.


-막 짜는 근무표


내가 웨이팅이라 자기 식구가 아니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두 달 내내 제일 적은 오프 수를 받고

윗년차들이 원티드 오프를 내 생긴 구멍을 열심히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생기는 연차도 공휴일도 보장받지 못했다.


발령 예정으로 급하게 사직하느라 생긴 근무표를 갈아엎으면서 미안한 맘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많이들었다.


이런 근무표가 아직도 존재하네?란 근무표는 이미 다른 병동엔 만연하다고 한다.


-체계가 없는 교육

선생님들마다 가르치는게 다 다르다. 액팅만 제대로 익혀가도 승자라는 생각이 든다.


-체계가 없는 업무


저세히 적기 맘이 불편해서 대충 얘기하겠다.


제발 우리가 돈 더 받는게 싫으면 본인 일들은 본인이 와서 하자.


이런 단점을 절실히 느꼈지만

그래도 좋은 선생님 몇 분을 만나

크게 힘들어하며 다니지 않았던 것만 같다.


(물론 급한 퇴사 선언 후 1차원적 사고를 하시는 사람 몇 분께 미움을 열심히 받고 있다. 어차피 갈 사람한테 화내서 뭐하나 싶지만 ! )


이런 곳이 내 탈출구가 되지 않는다는 걸 너무 잘 느껴서 버텨도 3차에서 꼭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이것만으로도 큰 배움이겠지.


아무튼 이제 마지막 근무까지 약 4일 정도 남았다.


8월 한 달은 급작스레 모든 걸 멈추고 이런저런 곳에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연습실에서 계속 드럼 뚱땅거리는 건 덤)


그리고 입사하면 더 공부하기 힘드니 엔클렉스 공부에

더 매진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아직도 서류 승인 단계에 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예의있게 재촉했지만

그렇다.


올해 안에만 시험보고 취득하면 참 다행일 것 같다.


아무튼


이제는 정말 합법적 백수가 된 기분이라

그리고 또 막막했던 입사가 조금 풀리는 것 같아

내려놓고


직업적 목표가 아닌

나 개인의 목표를 찾는 그런 백수 기간을 보내고 싶다.


(그래봤자 한 달이지만)


화이팅.


노비를 해도 대감집 노비를 하자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닌가보다.

(물론 대병 들어가도 있는 1차원적 사고만 하는 사람들과 중증도에 내가 썰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무튼 이번주까지만 열심히

수수수수수퍼노비.하고 더 고생할 준비하자.


경험 소감 마무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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