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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빵빵 Nov 06. 2023

할머니는 바보 똥개야

할아버지에게 혼나고 동영상을 못보고 집에 온 날이 있었습니다.

요즘 수면교육한다고 일찍 재우는데 잘 됐다 싶었죠

잘 준비하고 자려고 누웠는데

할아버지에게 왜 혼났는지 물어봤습니다



첫째가 설명하기로는 

둘째가 수건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할머니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둘째가 할머니에게 바보 똥개라고 했다

였습니다.


그래서 침대에서 인성 교육을 하게 되었네요


저는 일단 공교육 종사자이고 

엄마는 사교육 종사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리 좋은 교육도

학생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무쓸모라는 것을

잘 알죠

즉 교육의 질이 좋은 것보다

교육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항상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내가 아무리 잘 가르쳤어도

수학 점수가 높게 나왔다면 

선생님 덕분이 아니라

너희들이 열심히 해서 그런거라고

(물론 못봤을 때도 마찬가지겠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선행학습이 많이 되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

성적이 좋은 아이보다

수업시간에 열심히 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아이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존경하고 존중하기를 바랍니다.


아빠와 엄마를 

존경하고 존중하기를 바랍니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태권도 선생님을 

존경하고 존중하기를 바랍니다.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

배움의 태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에게 말했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준수를 사랑하지?"

"응 사랑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준수를 지켜주시지?"

"응 지켜줘"

"그럼 할머니가 바보 똥개면 준수를 지켜줄 수 없겠네?"

"음..."

"아빠가 바보 똥개면 준수를 지켜줄 수 없었을거야.

그럼 할머니는 준수를 지켜줄 수 없겠다. 

위험한 곳에서도 나쁜 사람에게서도 준수를 지켜줄 수 없겠다."

"할머니 바보 똥개 아니야."

"준수를 지켜주는 사람들, 준수를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절대 나쁜 말을 하면 안 돼."


그 뒤로도 할머니, 할아버지, 선생님에게 나쁜 말을 하면

용서하지 않는다고, 혼난다고

어떤 벌을 받을지 조금은 엄하게 말했습니다.


그 뒤로 준수는 어떤 말이 나쁜 말인지 

한참을 물어보고 잠이 들었습니다.



"준수는 맨날 실수해요."

라고 말하는 첫째에게... 너도 옛날엔 그랬었어

라고 차마 말은 하지 못하고

"준수는 배우는 중이야. 똑똑하니까 금방 배울거야."

라고 둘째만 응원하는 중입니다.


한편으로 첫째도 어린이집과 태권도에서

놀리는 것을 배워와서 한참 놀리던 시절이 있었죠

규칙과 규범을 지킬 줄 아는 첫째 앞에서

자유분방한 표현을 하는 둘째의 표현을 

혼내지 않고 기다려줘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은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첫째 앞이기에 둘째를 혼내고 맙니다...


형제이기에 좋은 점도 있지만

이럴때는 정말 난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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