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비행
빡빡한 스케줄 사이에 유일하게 하나 있던 스탠바이(Stand-by) 스케줄. (회사에서 지정한 비행이 없다면 쉴 수 있는 하루) 비행이 없나 싶었던 살짝의 기대감(?)이 초저녁에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사라졌다.
엊그제 내린 폭설의 영향으로 제주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원래 목적지인 김포공항에 내리지 못하고 24시간 운영하는 인천공항으로 목적지를 변경해서 착륙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 착륙한 항공기를 다시 아침에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출발해야 하는 비행 편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인천공항에 내린 비행기를 김포로 가져와야 하는데,
그 누군가가 바로 스텐바이 스케줄인 내가 당첨.
새벽 4시 브리핑을 위해 일찍 나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한산하다. 물론 회사 브리핑실도 불이 모두 꺼져 있다.
이러한 비행을 소위, 페리 비행(ferry flight)라고 하는데, 승객과 화물을 전혀 실지 않고 조종사만 탑승한 채 운항하는 비행을 말한다. 물론 객실 승무원도 없이~
운항 전 조종석의 비행점검뿐 아니라, 객실 승무원들이 담당하던 객실 내 보안 및 안전 점검도 기장인 내가 직접 해야 한다.
같이 비행하는 부기장은 이런 비행이 처음이라며, 나름(?) 설레어하면서 객실 점검하는 나를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궁금한 걸 물어보았다.
인천-김포 구간 비행시간은 이륙 후 착륙까지 단 23분~
비행시간은 짧더라도 정해진 비행절차는 하나도 빠짐없이 수행해야 하기에, 칵핏에서는 생각보다 바쁘고 빠르게 비행이 진행된다.
인천-김포-제주-김포
3구간 비행을 마치고 퇴근하니 아직도 점심 전이다~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왠지 하루를 번 느낌이랄까?^^
48시간인 하루~
하루정도는 괜찮다~^^
ref. 김포공항은 항공기 소음으로 인해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다. (06:00~23:00)
ref. 알려진 정기 편 최단거리 비행으로 1분 30초 스케줄도 있음-스코틀랜드 Loganair가 운영하는 Westray에서 Papa Westray까지의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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