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 | CBS 아나운서
신지혜 | CBS 아나운서
무려 15년이다. '신지혜의 영화음악(이하 신영음)'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시간 말이다.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는데! 신지혜, 알고보면 은근 독종인거다. 중학교 시절부터 토요명화, 주말의 명화를 섭렵하고 영화음악에 푹 빠져 지냈던 것이 밑거름이 되었다는데, 이제 그녀는 영화계의 산증인으로써, 두터운 신영음 매니아는 물론이고 그녀만의 작은 영화 문화를 일궈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녀가, 독종일 거라는 상상과는 달리 로맨틱하게 보였던 건 바로 초콜릿을 이야기할 때였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게 초.콜.릿.이라고 말하는 순간, 초콜릿의 향이 몽실몽실 느껴졌으니까. 게다가 단거 좋아하시는구나 라고 대꾸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초콜릿, 아니 쇼콜라의 생명은 쌈싸름함에 있다고. 그러면서 누가 영화 프로 디제이 아니랄까봐, 줄리에뜨 비노쉬의 초콜릿 영화를 읊어댄다. 그리고 영화와 음식의 관계 또한 매우 깊고 단단해, 다양한 영화 속에서 음식은 수천 수만가지 소재가 된다고 한다.
특히 그녀가 손꼽는 음식관련 영화로는, 스시 장인을 다룬 '스시장인 지로의 꿈', 루이 프리마를 맞이하기 위한 성찬을 다룬 '빅나이트', 소박한 한 자매가 마을 사람들에게 베푸는 음식의 위안과 안식을 전해주는 '바베트의 만찬'이다. 지금도 한주에 서너군데의 영화 시사회를 다녀야 할 만큼 바쁘지만, 신영음이 앞으로도 계속되어 또다른15년을 거뜬히 세우고 싶다는 것이 그녀가 밝히는 포부다.
신지혜, 그녀의 이 뜨거운 에너지가 '바베트와 카모메'라는 이름으로 pickat에 점를 찍었으니, 오늘도 그녀의 쌈싸름한 목소리를 들으며 즐겨보는 건 어떨까!
신지혜의 추천 맛집
가또 에 마미 | 서울 마포구 서교동 | (폐업)
고등학교 때 오마 샤리프가 나오는 '비우'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핫초콜릿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고작해야 가나초콜릿이 전부로 알고 있던 그 시절에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그 쇼콜라쇼의 진정한 맛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가또 에 마미. 엄마의 선물이라는 뜻의 가또 에 마미에서, 이 혹독한 겨울 뜨겁고 진한 초콜릿 한잔 원샷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글∙사진 | 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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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카이빙 목적으로 원문을 그대로 살렸으니, 맛집 정보에 대해 혼동 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