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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비아빠 Dec 16. 2023

나의 남은 똥덩어리 같은 시간의 의미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저는 오늘도 제 삶의 뒤로 길게 늘어진 똥덩어리 같은 무의미한 시간들을 보내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제가 걸어가야 할 길의 끝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입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무지렁이가 뜻을 품고 길을 나서봐야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가소롭게 비웃는 권력의 앞에 서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보다 백 배 천 배는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하는 현실을 현관문을 나설 때마다 깨닫습니다.


 하지만 권력을 좇기 위해 부나방이 된 그들은  모릅니다. 저에게 남은 시간은 그저 똥덩어리에 불과한 아무 의미 없는 시간들일뿐이고 저의 행동 하나하나는 아무런 의미 없는 몸부림에 불과하다는 것을요.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시간은 사람들의 고혈을 빨고 그 고혈을 디딤돌 삼아 권력을 향해 나아가 부귀영화를 위한 의미를 담는 시간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한 송이 꽃이 지듯 저물어 갈 것이고 꽃의 생명이 꺼지듯 그들의 생명도 꺼지게 될 것이니까요.


 저에게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 하루라도 빨리 끝이나 길 바라는 똥덩어리지만 그들에게 시간은 영원히 오래도록 누리고 싶은 것일 테니까요.


 서로에게 시간은 다르게 느껴질 테고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저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너무도 길게 느껴지겠지만 그들에게는 권력의 시간이 너무도 짧게 느껴질 것입니다.


만약...


 나의 운이 하늘에 닿아 그 짧게 느껴질 그들의 시간을 더 짧고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정의는 약자의 편이 아니더이다.


 가진 것 없어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 생각하던 삶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삶이 되는 데는 찰나의 순간으로도 충분하더이다. 정의라는 것이 약자의 편이라면 그래선 안 되는 것이오이다.


 나의 세상은 이미 무너져 솟아날 길이 없을진대 정의가 있은들 무엇하리오. 잘못을 바로잡은들 무엇하리오.


 공정, 상식, 정의, 법치 같은 말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이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서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의 몫이 아니오.


 나의 정의는 무너졌고 공정과 상식은 이미 통하지 않으며 법치는 온데간데없고 더 이상 필요도 없으니 그 똥덩어리 같은 것들이 필요한 사람들이 직접 찾으시길 바라오.


 살아도 그만 안 살아도 그만인 한 많은 삶에 그딴 것들은 아무 필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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