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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이 Jun 07. 2024

혼자서 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무인카페는 가기 싫어

무인점포시대

"아파트 후문 가게 봤어?"

"네가 관심보이던 편의점 자리에 진짜 무인커피숍이 들어온대."


얼마 전, 학교 후문과 초등학교사이의 상가 건물에 임대글이 붙었다. 남편과 늘 정기적인 월급 외에 추가적인 수입을 고민하며 무인가게를 생각하는 중이라 관심 있게 눈여겨보고 있는 참이었다. 때마침 아파트 후문 상가에 임대자리가 났다. 테이블 3~4개 정도 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 아이들 등하교할 때나, 이른 아침 혹은 저녁에 가볍게 누군가를 만날 때 이용하기 편한 위치였다.


"오빠, 우리 무인카페 하자!"

"갑자기? 어디에?"

"후문 편의점 자리에 임대 나왔어."

"에이~ 거길 누가가? 망할 것 같은데?"


편의점이 들어오기 전에 있었던 테이크 아웃 커피숍도 동네 아줌마들의 소소한 모임터로 장사를 이루었기에 분명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라는 나의 생각과 다르게 남편은 자신의 이동동선과 겹치지 않으니 본인 같은 사람이 더 많을 거라며 반기를 들었다. 우리가 그렇게 찬반토론을 하는 동안 내 아이디어가 새어나갔는지 어느새 다른 분이 계약을 하셨고 떡하니 무인카페가 생겼다. 그리고 역시나 자리가 없을 정도로 문정성시를 이루었다.

 실제로 아이스크림, 과자 할인점 등에서 출발한 무인점포가 카페, 반찬, 반려용품, 옷가게 등으로 영역을 계속 넓혀 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무인'에서 오는 어색함과 불편함이 있었지만 어느새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인점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하나둘 생겨났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사업자 등록만 하면 비교적 쉽게 창업할 수 있고, 인테리어 등의 창업비용도 상대적으로 적어 불황이나 취업난 및 인건비가 거의 안 드는 부업을 통해 소득을 올리려는 사람들의 수요까지 맞아떨어지면서 무인점포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아내의 제안을 무시했던 남편은 후문에 새로 생긴 무인카페를 볼 때마다 생각에 잠기곤 했다.

"내가 그때 아내의 말을 들었더라면..."

후회하면서도, 잔소리 폭탄을 피하기 위해 감히 내색할 수 없었다. 그는 무인카페의 성공을 보며 오히려 배울 기회로 삼기로 마음먹었다.

남편은 무인점포에 대해 더 철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마치 탐정이 된 것처럼, 시장조사부터 운영방식까지 모든 정보를 수집했다. 그 과정에서 무인점포의 매력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

"오빠, 우리 이번엔 정말 무인카페를 열어보는 게 어때?"

"그래, 이번엔 놓치지 말자. 제대로 준비해 보자, "

이번엔 남편이 결심한 듯 대답했다. 우리는 동네의 다른 상가와 유리한 위치를 찾기 위해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적합한 장소를 찾기 위해 애썼다. 이전의 실패를 교훈 삼아 더 철저히 준비했고, 무인점포의 장단점을 분석하며 계획을 세우려 한다.


우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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