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
이번에 간 카페는 다행히도 원산지 표시가 되어있는 카페였는데, 원두는 브라질이었다.
내가 봤던 책에도 브라질원두는 고소한 맛과 단맛이 좋은 원두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나에게는 여전히 쓴 커피였다.
대학교 앞 편하게 쉴 수 있는 자리를 가진 카페가 몇 없었기 때문에 나는 친구들에게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쓴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를 몇 개월 나는 메뉴판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샷추가 +500원이라는 문구였다.
아니 이렇게 쓴 커피에 샷을 추가해서 먹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내 머릿속은 혼란스러웠지만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생각하며 자리에 돌아가 앉아서 멍 때리고 있었다. 근데 샷은 어떻게 추가하지? 커피를 두 번 뽑으면 샷을 추가하는 건가 궁금중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직원한테 큰 용기를 내 물어보았다. 샷추가는 어떻게 하는 거예요? 직원은 말했다. 커피를 한 번 더 내리면 되죠?
아 생각했던 게 맞았나 보다 생각할 때쯤 직원이 물었다. 샷추가 해드릴까요?
이 친절한 직원의 말에 당황스러워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이 직원은 추가 요금 없이 샷을 추가해 준다고 해줬다. 내성적이었던 나는 의도하지 않게 샷추가를 당하게 되었는데, 이상하다. 커피가 양쪽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커피를 받은 작은 종기를 내 음료에 부어주었다. 그때 알게 되었다. 아메리카노는 기본으로 2샷이 들어가는구나. 3샷이 들어간 아메리카노는 평소보다 더 썼다. 하지만 몰랐던 커피의 비밀을 알게 되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는 커피를 1샷만 넣어달라고 요청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맛이 밋밋해졌지만, 커피가 더 이상 쓰지 않아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고소한 보리차를 마시는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더 이상 쓴맛이 나지 않아 나는 좋았다. 나는 이제 카페에서 제일 싼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커피를 즐기게 되었다 보니 브랜드마다의 커피는 어떤 맛의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게 되었다.
스타벅스부터 투썸, 커피빈, 카페베네, 이디야, 탐앤탐스, 폴바셋, 백다방. 다양하게 브랜드의 커피를 사 마셔보았다. 와 진짜 그냥 쓴 커피부터 밍밍하면서도 텁텁한 느낌의 커피와 뭔가 초콜릿맛이 나면서도 끝맛이 쓴 커피등 다양한 맛을 느끼게 되었다.
그중에서 폴바셋 커피가 내 입맛에 맞았는데. 그때 당시에 아메리카노가 4,000원 정도로 비싼 브랜드였지만. 폴바셋 커피는 다른 브랜드와 다르게 산미가 나는 아메리카노였다. 커피에서 쓴맛이 아닌 산미를 느끼게 된 나로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마셨는데,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 계속해서 커피를 찾게 하는 맛이었다. 비싼 가격에 속한 아메리카노였지만 산미 있는 폴바셋 커피를 즐기게 되었다.
이후 대학교를 졸업한 나는 전공했던 과는 적성에 맞는 것 같지 않아,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커피를 마시는 걸 좋아하니깐 바리스타를 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과 함께 커피를 배워보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