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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조 Oct 11. 2024

흑백요리사 짧은 리뷰 근데 물코기를 곁들인…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진행된 흑백요리사가 마무리되었다. 어딜 가나 흑백요리사 이야기가 나오는 걸 듣다 보면, 오징어게임이 나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 중이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초반 1~5화까지의 에피소드에서는 새로운 요리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또한 저 셰프는 뭐 하는 사람일까. 저 참가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을 몰입시키고 끌어들이는 방송이란 이런 것이 다를 보여준 것 같았다.


이후 진행된 흑백 팀전을 통해서는 이상적인 팀원들의 팔로워십과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을 받았다.

강압적이고 규율이 있지만 모든 팀원을 책임지는 책임감을 가진 리더와, 부드럽게 모든 이들의 의견을 포용하며 안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리더.

두리더의 공통점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확실하다는 것이었다.

방향성이 틀어진 다른 리더들은 팀원들의 작은 한마디에도 휘청휘청 거리는 모습이었고, 사공이 많으니 배는 산으로 가버렸다.

이상적인 팀원의 모습은 리더에게 불만을 표현할 순 있지만, 리더가 그렇게 하기로 했다면, 리더를 믿고 따르는 것이었다. 단지 리더를 믿고 내 최선의 역량을 펼쳐 행동하는 것.


이후 진행되는 패자부활전에서 모두가 자극적인 음식을 준비할 때 지친 심사위원을 고려하여 달달한 디저트를 만드는 참가자의 모습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머리가 진짜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면서. 소비자,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기획하고 실행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다.


레스토랑 미션에서는 좀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 나왔는데, 그건 팀원을 방출시켜 방출자들로 이루어진 팀을 만드는 상황이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팀을 만드는 플랫폼이었다면, 가장 쓸모없는 팀원이 아닌 드림팀을 만들어라 라는 표현으로 새로운 팀을 만들었다면, 방출된 인원도 멘탈적으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그런 상황이었다면, 보는 시청자들도 즐겁게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냥 아쉬운 거지…


최후의 8인미션인 자신을 요리하라 미션에서부터 나는 물코기좌에 큰 팬이 되었다. 일식형태인 참치로 덮어진 비빔밥의 모습,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여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 비빔밥모습에 당황해하는 백종원 심사위원에게 많은 공감을 하였다. 아쉽게도 의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안성재 심사위원에 의해서 점수를 낮게 받았지만, 그의 생각 또한 이해가 갔다. 이해가 가기에 더 아쉽고 재밌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진행된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는 무한요리지옥편!

다른 참가자들과 다르게 코스요리를 진행하며, 계속해서 창의적인 음식을 만드는 그의 모습에 진짜 팬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항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거의 모든 대결에서 시간을 풀로 사용하였는데, 그 모습이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되었다.

빠르게 완성하고 뒷정리까지 마친 참가자, 시간을 거의 풀로 사용하지만 계속해서 창의적인 음식을 만드는 참가자.

분명 흑수저와 백수저. 이름만 들어보면 흑이 더 치열하게 준비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백수저인 에드워드리 셰프가 도전하는 모습과 정신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항상 시간을 남기고 다음 코스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인간 같지 않은 트리플스타보다는 에드워드리 셰프에게 언더독 같은 느낌을 받아서 내심 더 응원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에드워드리가 승리해 결승전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결승전에서 보여준 그의 마지막 요리인 떡볶이도 이야기가 참 좋았다. 그리고 준비해 온 편지를 읽으며 본인의 한국 이름인 균을 밝히는 모습 또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나폴리 마피아도 좋았지만, 프로그램밖에서 볼 수 있었던 그의 과거와 비하인드스토리, 인터뷰 내용 등을 통해서 나는 이균 셰프에 큰 팬이 되었다. 한동안은 이균셰프에 열렬한 추종자가 되어 살아갈 것 같다.


큰 줄기대로 리뷰를 해본 것 같은데, 이 글을 읽은 분들 중에 아직 흑백요리사를 보지 않은 분이 있었다면, 스포일러가 너무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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