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치료+고주파온열암치료
병원에서는 아침이 유난히 일찍 밝았다.
치료와 병원 행사로 하루가 가득 차 있었고
늘 바쁘게 움직이며 마치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 그곳에서는 그렇게까지 애쓸 필요는 없었다.
퇴원 후 마주한 자유는 오히려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나는 쉰다는 것마저 잘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던 걸까.
쉼에도 점수를 매기고 게으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 애쓴다.
쉼은 나태일까, 아니면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는 의식일까.
혼자 마주 앉아 숨을 고르는 그 시간 덕분에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된다.
두려움은 자유와 책임이 주는 낯섦일 뿐이다.
그러니 이제는 나 자신을 믿는 연습을 해야 한다.
게으르지 않음을 증명하려 애쓰기보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앉아 있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게 어쩌면 진짜 회복일지 모른다.
통증의 굴레가 풀릴 때
비로소 얻은 삶의 문
통증이 계속되면 삶이 많이 제한되고 생각과 감정도 그 통증에 묶인다.
그런데 그 통증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순간은 편안함과 동시에 자유를 돌려받은 것 같다.
삶이 다시 열린 느낌이다.
그래서 뜻밖에 찾아온 선물처럼 느껴진다.
당연하게 누리던 편안함을 잃었다가 다시 찾았을 때 오는 감격과 내 몸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는 안도감.
통증이 준 고통 덕분에 그 사라짐의 순간은 이렇게 빛나고 감사하다.
아픔은 싫지만 환자가 되는 일은 때로 좋기도 하다.
의사, 환우, 병원 곳곳에서 피어나는 삶의 흔적을 마주하게 되니까.
외래, 병동, 치료실,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는 순간에도
작고 소중한 삶의 꽃들이 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소소함을 느끼다 보면 고통이란 짐도 잠시 내려놓아도 좋을 것 같은 무게로 변한다.
내 삶을 더 귀하게 대해줘야지.
오늘은 나 자신에게 작은 예의를 올린다.
바쁘게 스쳐가는 하루 속에서도
내 안의 속삭임, 숨은 감정들을 놓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듣고,
한 모금 차의 온기를 느끼며,
햇살 아래 천천히 걷는다.
때로는 통증도, 아픔도
귀한 신호로 받아들이며
내 존재를 존중한다.
삶을 귀하게 대할 때 작은 빛을 발견한다.
그 빛은 하루의 평범한 순간들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오늘, 나는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을 준다.
바로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암, 통증, 그리고 뜻밖의 위로,
병원에서 핀 작은 삶의 꽃들
9월 16일, 퇴원을 앞두고 짐을 싸는 내게 어느 환우분이 말했다.
"암 진단을 받고 너무 힘들었지만 행복한 H병원의 밝은 에너지를 보며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때 열도 나고 통증으로 힘들어 보였는데 참 밝으시네요, 저도 이제 행복해요.”
마치 병원이 마법의 성처럼 변화를 일으킨 것처럼 들렸다.
그런데 나를 보면 병원이라는 곳이 더 이상 마법의 성보다는 거북한 회전목마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분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퇴원 후 외래 갔던 날은 병원 로비에서 한 여성분과 마주쳤다.
"퇴원하셨죠? 자주 만났는데 저번에 힘들어 보여서 말을 못 걸겠더라고요... 그런데 씩씩해서 어떤 병인지 궁금했어요"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저는 만성통증이었는데 많이 좋아졌고 꼬리뼈 통증으로 입원했었어요.
아참, 자율신경 실조증도 치료를 받았습니다."
내 몸의 고통의 지도를 하나씩 지워나가는 기분이었다.
통증이었지만 어쩌면 나에게는 한 편의 역사처럼 느껴졌다.
그분은 한 환우분의 아내분이셨다.
남편분은 척추에 암이 생겨 대학병원에서 소개받고 이곳에 오게 되었다며 “이 고난도 다 뜻이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러셨군요. 맞아요, 고통도 그저 과정일 뿐이죠.”
고통이란 늘 나를 붙잡는 샌드백 같아서 주먹을 휘두를수록 겉이 너덜너덜해졌지만 속은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남편이 걷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었는데 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너무 좋아졌어요"
이제는 본인이 휠체어도 너무 잘 밀어서 당황스러울 정도라니까요? 하하, 지금 이 상태도 너무 감사해요"
너무 붙잡고 말을 많이 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병실로 올라가셨다.
그분의 말에 고통은 지나는 구름일 뿐이라는 태평함이 느껴졌다.
나 역시 한때 그 구름을 지나왔지만 아직 구름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누군가의 고통 앞에서 나의 고통도 잠시 고개를 숙였다. 우리는 같은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었다.
그분은 희망과 절망 사이를 지나는 남편을 둔 아내.
말이 많아졌다기보다는 두려움과 불안, 희망이 간헐적으로 반짝이며 후회와 용기가 뒤섞인 감정들이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온 것이리라.
남편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병마 속 시간을 견디는 동안 많이 지치셨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 힘들었다고 하시면서도 “뜻이 있을 거예요”라고 말씀하실 때 희망을 붙들려는 의지, 삶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굳은 결심이 보였다.
말을 많이 해서 미안하다고 하셨을 때 내가 감사하고 위로받았다.
입원 내내 병동에서 자주 뵙긴 했지만 나를 낯선 사람이 아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자 위로의 대상이라 여겨주신 것 같아서.
내 마음 어딘가에 잠들어 있던 “함께 버티는 힘”이 깨어났다.
서로의 목소리가 부딪히고 눈빛이 섞이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고통의 여정이 비록 나만의 싸움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지만 그분도, 남편분도, 병도, 고통도 모두 저마다의 싸움을 치르고 있다는 걸.
그러나 그 싸움이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모든 감정들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지...
누군가가 마음을 내어주고, 진심으로 말을 건네고, 손을 내밀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내 삶의 사소한 구명줄이 되어주고 있다.
내 몸이 나를 놓아줄 때
고통의 페이지가 줄어든다.
250918목) 퇴원 후 첫 외래
원장님이 말씀하셨다.
"이제 치료 간격을 늘려 주 2회, 주 1회, 한 달 1회로...
모든 치료가 끝날 날이 오고 있다는 말에 다소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치료’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구속했는지.
그것이 내가 스스로 선택한 과정이었음을 이제야 인정했다.
발열은 이제 거의 잡힌 듯하고 퇴원 후에는 통증으로 잠에서 깨어나는 일도 없다.
하지만 그 끝없는 고통의 시간들이 나를 만든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이제 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한 권의 소설처럼 지나온 여정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그 소설이 끝날 때까지 마지막 페이지에 무엇이 쓰여 있을지 아직 모른다.
그 누구도.
통증은 알다가도 모르는 존재다.
치료를 받지만 어느 날 갑자기 훅 떨어지고 밑바닥을 치기도 하며 다시 올라올 때의 힘듦이 반복된다.
이번 입원 때는 외래 시간이 아닌데도,
“살려주세요”라며 내려간 적이 있었다.
진통제 두 대와 수액을 맞아도 잡히지 않는 통증.
아침 배식을 받아 그대로 침대에 있었고
점심이 될 때까지 식판 두 개가 쌓여 밥도 못 먹고 서러움까지 폭발했다.
안절부절못해지며 원장님께,
“신경 안정제를 먹고 싶다”라고 말했고 병동에서 1 봉지를 받았지만 막상 먹지는 않고 보험용(?)으로 보관 중이다. 나도 참...
옛날에는 어떻게 참았지! 하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런데 원장님은 나에게 말했다.
“지금 상태가 이렇게 힘든데 외래 내려오기 힘드셨을 텐데 어떻게 온 거예요? 용기 있게 잘 오셨어요.”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병실로 또 오셔서
내 상태를 확인하고 가셨다.
늘 생각한다.
이런 의사를 만나면 모든 통증, 암세포가 다 소멸될 것 같다고..
이런 정성이라면 어떻게 안 나을 수 있겠냐고.
그동안은 변수가 너무 많았다.
원장님은 나에게 평소와는 다르게 치료 마무리 설명을 해주시지 않았다.
매 순간 변화가 크고 통증의 강도와 빈도를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조금 불안했고 무력감을 느꼈다.
입원 전부터 공황 비슷한 증상과 흉통 등으로 고생했지만 새벽마다 종종 회진 오시고 식당, 복도, 로비, 병동, 옥상 등 당일 외래 진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날 때마다 어떤지, 얼마나 변화했는지 늘 체크해 주셨다.
드디어 구체적인 조금 남은 치료 계획과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작년에도 이런 설명을 들으면 마무리가 느껴져서 행복했다.
통증이 심하다는 것은
몸이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
치료 과정에는 예측 불가의 변수가 늘 존재한다는 것.
환자는 의사가 상황을 공유하고 안내해 주면 마음이 놓인다는 것.
원장님께 그동안의 튕기듯 재발이 겁이 난다고 했다.
그런데 통증과 불안함에 있을 때 이런 설명을 해주시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통증과 치료 과정은 육체적 문제도 맞지만
신뢰와 이해 마음의 회복과 더 크게 연결된다.
치료를 다 받고 밥을 먹다가 같은 병실 쓰던 환우 한 분과 수다를 떨다가 그분이 말했다.
“5월부터 입퇴원 반복하며 우리 자주 만났었죠?
원장님과 정말 치료의 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힘이 돼요.”
좋아지고 있고 괜찮다고 했지만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전보다 몸도 마음도 훨씬 가벼워졌다.
입원 병원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너무나 행복하게 치료받았고 많은 분들의 생생한 삶을 배울 수 있었다.
행복한 H 병원에서의 입원 생활은 고통 속에 내 삶을 새롭게 쓰게 하는 배움의 터전이었다.
금손 김정훈 병원장님, 늘 함께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주파 온열치료 6회 차 통증 환자의 관점에서
예전에 퇴원할 때도 힘든 적이 있었는데 이번 퇴원 시에는 활기가 넘쳤다.
나는 만성 통증 및 자율신경실조를 경험한 환자로 지금이야 좋아졌지만 목, 등, 견갑골 통증과 소화 불편, 발열, 방광 및 PMS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을 경험해 왔다.
이번에 치료한 고주파 온열치료는 암 환자 치료로 쓰이지만 내 몸에도 변화(효과)가 있었다.
주사치료와 병행했고 매운맛 통증이 잦아들 때쯤 이벤트가 찾아와 시작했다.
1회 차: 초기에는 깊은 근육층과 장기 주변에서 열감과 긴장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통증은 밤새 덜 풀린 밧줄처럼 몸을 당겼지만 강도가 조금씩 줄어드는 걸 느꼈다.
2~3회 차: 복부와 하복부 소화 기관 쪽이 오래 묶여 있다가 풀려 난 듯했다.
소화 불편이 완화되었는지 종일 배가 고파서 힘들었다.
4회 차: 깊은 근육층, 내장 근처(?) 어딘가에선 관통하는 열감이 있었다.
이전의 굳은 장벽보다는 덜 날카롭고 통증의 위치와 강도가 변화하고 있었다.
5회 차: 하복부의 통증, 압박감, 소화 불편이 눈에 띄게 줄었다.
통증은 남았지만 내가 신체 기능을 다시 어느 정도 맡을 수 있다는 느낌(?)
6회 차: 18일, 최종 회차 후에야 몸 스스로 회복을 시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비록 ‘지방 뭉침’이라는 장애물이 배 통증을 며칠 더 유발하긴 했지만 그것도 이 긴 여정의 한 소절에 지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고주파 온열치료는 암 환자 대상 치료법이라는 프레임 속에만 머무르지 않겠지?
전통적인 의료 방식과 사고방식은 오래된 골목길 같다.
치료 방식이 바뀌고 의료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 및 관리 쪽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으니...
치료가 마무리된 뒤, 좀 더 자세히 기록해 볼 생각이다.
암 환자들 중에는 암세포가 줄거나 사라진 사람이 있다.
걷지 못하던 분들이 걸어 다니고 같은 병원에서 일어난 이야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극적인 변화들.
기적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마다 희망과 용기가 생긴다.
고주파 온열치료는 이제 암 환자 대상 치료법의 틀을 넘어 만성 통증과 기능 장애를 겪는 이들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촛불과 같기를.
잠을 못 잘 정도로 하루를 통째로 빼앗는 만성 통증은 어느새 대사의 균형까지 무너뜨린다.
몸이 버티지 못하면 마음도 주저앉고 남는 것은 움직일 힘조차 앗아간 무력감뿐이었다.
나는 자궁근종이 위치마다 생기고 재발을 자주 겪으며 언젠가는 없어지기를 바라는 작은 기대를 품어본 적이 있다.
누군가가 말하길, 주사나 약물로 해결되지 않으면 열로 치료한다고 했다.
모든 병이 열로 다 고쳐진다면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암이 정말 감기처럼 언제든 낫는 병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닐지라도 적절한 열 치료가 증상을 완화시키고 삶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싶다.
3주간의 입원 동안 많은 암 환우들을 만나며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돈을 주고도 경험할 수 없는 절망을 견디는 자들이 서로를 살리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았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다.
고통과 일상의 균형을 찾아내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자신이 감당해야 할 병을 나만의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외로움과 두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회복의 작은 변화들에게 희망을 갖는다.
무엇보다 정신적인 회복력(resilience)을 키우고 있음이 느껴졌다.
우리 모두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위대합니다.
통증과 암에 맞서 살아가는 환우분들을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그 길에 함께 마음을 보탭니다.
내일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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