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서하는베짱이입니다.
오늘은 당장 내년부터 도입예정인 AI교과서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AI교과서 상상이나 되시나요? 정부는 내년 초등학교 저학년을 시작으로 점차 AI교과서 도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어린 자녀가 있는 제 입장에서는 많은 우려가 됩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부모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뿐만이 아닙니다. 선생님도 마찬가지예요. 기존 교육의 틀을 완전히 뒤집는 교육방식이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정부에서는 왜 AI교과서를 도입하려고 할까요? AI교과서는 아이들에게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요?
목표가 없는 일관된 교육 시스템
교육은 정답을 알려주는 게 아닙니다. 사실 정답은 없어요. 어떠한 결론을 도출하든 자신만의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 그게 정답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방식은 어떤가요? 정답만을 강요합니다. 아이들은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려 합니다. 어른들이 아이 교육을 핑계로 그 능력을 자꾸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 볼게요. 아이들 스스로가 생각해서 우리가 정답이라고 여기는 것과는 다른 답을 찾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야기하나요? 다소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해왔나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네가 생각하는 건 정답이 아니야', '다시 풀어봐' 이런 식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무시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점 아이들은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남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걸 두려워합니다. 틀린 답을 이야기할까 봐 나서지 않습니다. 물어봐도 우물쭈물 대답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시험이라는 형태로 성적을 받습니다. 시험문제는 4지선다형이 대다수입니다. 4가지 보기 중에 1가지를 무조건 골라야 합니다. 그리고 순위가 정해집니다. 책의 내용 그리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암기한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습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합니다.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진짜 문제는 직장에 취직한 후부터 발생합니다. 그동안성적을 잘 받는 것만을 목표로 달려왔습니다.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왜 이걸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기 싫지만 참고 버티며 해왔습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한다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특성이나 관심분야를 배려하지 않은 똑같은 방식으로 평가받은 아이들은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 됩니다. 당연히 직장생활이 재미있을 리 없습니다.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 모두가 그만그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성적 잘 받는 걸 목표로 달려왔다면 이제는 돈 버는 걸 목표로 달려갑니다.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은 길에서 지쳐 쓰러질 때까지 걷고 또 걸을 뿐입니다.
내 인생을 내가 살아가는데, 정작 주인은 내가 아닌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대체 누구를 위해 공부하고 누구를 위해 일하는 걸까요? 왜 인생의 주인인 나는 행복하지 않고 하루하루가 힘들고 괴롭기만 할까요?
교육의 중심은 AI가 아닌 책
개인의 관심분야 찾아내고 키워주는 게 교육입니다. 문제에 대한 정해진 답을 골라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답을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경험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게 진정한 교육입니다.
그런데 AI교과서를 도입한다니요. 영상을 통한 교육은 생각하는 힘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듭니다. 답은 정해져 있고 그 답을 단순히 암기하는 수준에 지나치지 않습니다. 쇠뇌교육과 다를 바 없습니다.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똑같은 답을 구하는 건 로봇과 다를 바 있을까요?
핸드폰이 보급되고 유튜브의 발달로 아이들의 영상 시청 시간은 급속도로 증가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친구들도 필요 없습니다. 밖에서 뛰어노는 것도 더 이상 즐겁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문해력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죠? 이런 현상은 결코 영상매체 시청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이런데 앞으로는 얼마나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까요.
유럽에서는 AI교과서를 도입하고 아이들의 문해력 문제가 발생해 다시 종이 교과서로 돌아가는 추세입니다. 심각한 부작용이 이미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AI교과서를 도입하려고 하는 걸까요? 새로운 교육 과정에 적응해야 되는 선생님들도 원하지 않고 아이들 교육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AI교과서를 말이죠.
지식 습득은 책을 통해서 해야 합니다. 책을 통해서 생각하고 질문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AI교과서가 도입되면 아이들은 더 이상 고민하려 하지 않고 빠른 해결책만을 원하게 됩니다. 집중하지 못하고 매사에 불안해할지도 모릅니다.
이제 선생님도 필요 없어요. AI교과서는 모르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틀렸다고 이야기하고 선생님을 가르치려 들지도 모릅니다. AI교과서를 절대적으로 믿고 신뢰하게 될 겁니다. 학교도 더 이상 필요 없어요. 아이들도 서로 소통하거나 함께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서로의 도움은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AI교과서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답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오직 정해진 답을 맞히기 위해 하는 공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정답보다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왜' 이런 답이 나오는지를 찾아가는 게 진정한 교육 아닐까요?
AI 교과서가 물론 편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편한 게 정답은 아니에요. 패스트푸드가 편한 대신 몸에는 나쁜 것처럼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교육을 선택하실 건가요? AI교과서 도입, 과연 필요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