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만의 올림픽은 예정대로 치러야 했다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올림픽만큼 중요한 시합을 해야만 했다.
코로나19가 재유행의 조짐을 보인다고 한다. '오미크론 신규 변이 바이러스인 KP.3'로 인해 우리 사무실에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나, 둘 직원들이 병가 휴가에 들어가며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하필, 우리 점심 철봉멤버들도 영향을 받았다. 결국, 직원들의 휴가와 격리로 인해, 예정된 8월의 철봉 대결도 할 수 없이 무관중으로 치러지게 되었다. 40대 부장 이상은과 20대 인턴 민하정, 과연 직장 내 철봉 결승에 오른 두 사람 중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시합이니만큼, 최대한 형평성과 공정성을 준수하려고 하였다. 절정의 무더위로 인해 공원 위에 철봉까지 올라가는 시간과 대결의 방식도 맞췄다.
종목은 역시, 구령에 의한 정자세 풀업인 '영국 해병대 체력시험 턱걸이(Royal Marines Pull-up Test)'이다.
이 측정은 16개 만점이지만, 우리는 12개 달성이 승부의 분수령이다.
"과연 우리는 이 12개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
무관중으로 인해, 우리가 직접 셀프로 음향과 촬영을 돌아가며 맡았다.
"승부는 시작되었다!"
산모기의 습격과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는 우리의 감각과 신경을 날카롭게 하였다. 그나마 태양의 따가움은 덜한 날씨였지만, 결코 좋은 여건은 아니었다. 단 하나의 미묘한 차이에도 승부의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은 올림픽의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함이었다.
승부는 정말 간발의 차, 선 하나 턱끝 하나의 차이였다!
대결이 끝나고,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두 잔의 쓴맛과 신맛을 느끼며 서로의 영상을 공유했다.
마치 올림픽 하이라이트 영상을 다시 보기 하는 것처럼, 승부의 순간을 만끽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였다.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비록 삭막할 수 있는 직장생활이지만, 점심 여가시간을 함께 나눴던 상호이해와 협력의 시간을 기억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공동 우승이다.
드디어 12개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