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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우영 Oct 25. 2018

집안에서 즐기는 여행! 에어비앤비

나로서 프로젝트 #2 신형섭님의 인터뷰

누군가와의 만남은 여행이 되기도 한다. 내가 모르는 곳에 살던 사람의 어투나 제스쳐에서 느껴지는 낯섦. 그가 나긋나긋 들려주는 그 문화권 속에서의 삶의 이야기와 풍경은 마치 우리가 여행지에서 느끼는 생경한 자극과 닮았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는 그런 점에서 게스트에게 뿐만 아니라 호스트에게도 여행의 묘미를 선사한다.


여행이 좋고 사람이 좋아 에어비앤비를 시작했다는 형섭님, 매일 자신의 집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다는 그에게 에어비앤비 운영의 묘를 배워보자.



에어비앤비 준비 기간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점을 항상 고민하는 개발자이면서 동시에 에어비앤비를 운영하고 있는 신형섭이라고 합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감성 코딩러 신형섭님



Q 2. 반갑습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직접 해봐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는 제 직업 특성상 외부 활동이 많이 없다 보니까 해외 여행을 가게 되면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게스트 하우스를 많이 이용하기도 했었고요. 


본가가 일산이고 회사가 서울 신사쪽이다보니까 출퇴근 왕복하는데만 하루에 3시간이 넘게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회사 근처에 집을 알아봤었는데 너무 월세가 비싸서 포기를 하던 와중에, 어느날 제가 중고 거래를 하게 됐는데 그 분이 알고보니까 신사 근처에서 에어비앤비를 하시다가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해당 물품을 처분하는 거였고 그래서 저는 해볼만하겠다라고 생각이 들어서 신사역 근처에 집을 구해서 한번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3. 실제 마음먹고 첫 운영까지 걸렸던 시간과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2017년 1월에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에 집을 구하는데만 2달 정도가 걸렸어요. 에어비앤비를 써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집전체와 개인룸(집의 방을 제공해주는 것), 다인실(게스트 하우스) 3가지 형태가 있거든요. 현재 저는 개인실을 제공해주는 형태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집 전체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기 월세와 집 전체 가격을 비교해보니까 거의 남는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실을 제공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고, 그러면 방이 2개가 있어야되고, 역세권이어야하는 그런 조건들이 있거든요. 또 집주인이랑 얘기가 잘 돼야하고. 집주인에게 상황 설명을 하니 집만 깨끗이 사용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흔쾌히 말씀주셨고요. 그런 조건들을 따지다보니까 2달 정도가 걸렸습니다. 계약을 하자마자, 내부 인테리어를 하기 전에 마케팅 용도로 우선 에이비앤비에 등록해놓기는 했었는데 올린 그 날 바로 예약이 들어오더라고요. 고객에게는 아직 오픈 전이라 받을 수 없다라고 말씀드리고 취소하긴 했지만, 그 때 딱! 아 여기는 될만한 지역이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픈 준비를 하면서는 자료들을 많이 참고하려고 했었는데, 에어비앤비 호스트 카페가 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준비하던 당시에는 그런 것을 몰랐기 때문에 막연하게 잘 될 거라 생각하면서 오픈 준비를 했고요. 자본금 같은 경우는, 당연히 계약금이 들어갔고, 현재 저희집 같은 경우에는 월세 100만원에 관리비 10만원 정도가 고정적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당시엔 그 월세가 상당히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근처에 새로 지어진 건물들의 월세는 더 비쌌습니다. 그리고 저희 건물은 2004년에 지어져서 다소 연식이 있는데, 맨 처음 방을 봤을 때도 진한 갈색톤 인테리어 때문에 더 올드해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벽지, 몰딩, 문, 바닥 등을 새롭게 인테리어 하는데 사람을 쓰면 더 비용이 많이 들어서 제가 직접 재료를 사다가 바꾸느라 시간이 걸렸고요. 방 하나씩 따지자면 꾸미는데 약 400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공돌이 남자 감성인지라 감성있게 인테리어하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오늘의 집 같은 곳에 올라온 인테리어를 그대로 참고해서 따라하기도 했고요, 인테리어에 관심있는 여자 지인들에게 피드백도 많이 받아가면서 꾸몄습니다.



Q 4. 3월에 집을 구하시고 인테리어도 직접 하셨으면, 언제쯤부터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시작하신건가요? 


저는 2017년 3월에 집계약을 했고, 실제 호스트로서 활동을 시작한 것은 5월부터 입니다. 오픈 준비기간이 2개월정도 걸린 셈이죠.  제가 신사쪽에 월세를 알아볼 당시에 너무 비싸서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강남쪽 월세에 비하면 저렴한 월세더라구요. 조금이라도 싼 방을 찾고자 오래된 건물 위주로 알아봤었고, 실제 계약한 방도 연식이 되다보니 내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벽지라던지 바닥, 몰딩 등 꽤 많은 부분을 바꾸려니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직접 다 인테리어 작업을 했고, 그래서 약 2달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그 2달간 평일 저녁과 주말을 오롯이 바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5. 에어비앤비를 하겠다고 결심했을 당시에, 수익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나요?


사실 수익적인 확신은 반반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익이 없다 하더라도 다른 쪽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둔게 몇 개 있긴 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외부 요청으로 코딩 과외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지방의 학생들과 제 방에서 숙박을 함께 하는 사업도 생각해두고 있었고요. 또는 숙박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인이 있어서 함께 운영해볼까도 생각했었고, 서울에서 제주도 같은 느낌의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해볼까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되면 다른거 하면 되지란 마음으로 캐쥬얼하게 시작 했습니다.



에어비앤비 실제 운영담



 Q 6.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에어비앤비룸의 구조와 운영 방식(조식 제공, 정기 행사 등)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기존에 신논현점과 신사점, 각각 집 1채씩, 각각 2개의 개인실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신사에서 2개의 개인실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운영 방식은 초반에는 여러 방식을 시도를 해봤었습니다. 가격을 높이고 퀄리티를 높일지, 가격을 낮추고 완전 기본만 제공할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했었는데요. 지금은 게스트의 특성상 낮에는 관광을 즐기고 밤에는 잠만 자는 게스트와 성형수술을 목적으로 숙박을 구하는 게스트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 후로는 가격을 낮추고 기본 서비스만 제공하는 형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식을 제공 했었습니다. 숙박비를 1만원을 더 받고 김치볶음밥을 제공했었는데, 예약 전에 조식 옵션을 제외하고 방가격 할인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의가 많더라고요. 또 게스트가 조식을 먹고나면 방청소 하는게 요리하는 것보다 더 힘들어서 이럴바엔 차라리 서비스를 안하는게 낫겠다고 판단해서 현재는 제가 먹을 때만 조금 나눠주고 따로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또 교환학생이나 성형외과, 워킹 홀리데이 또는 직장 때문에 2주 이상 머무시는 장기 투숙객인 경우에는 서울 투어 같은 것을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Q 7. 신논현점은 왜 운영을 접었나요?


신논현점도 제가 운영을 하다가 여건이 되지 않아서 제 친동생에게 넘겼는데, 친동생도 직장이 구로쪽이다 보니까 도저히 물리적으로 운영을 할 수 없어 올해 5월에 접었습니다. 수익성도 사실 신사가 훨씬 좋았고요. 신사역점은 수익성을 따져보고서 구한게 아니라 편하게 출퇴근하기 위해서 시작한 케이스였는데, 신사라는 곳이 고속터미널과 가까워서 지방분들을 유치하기 좋고 그뿐만 아니라 가로수길과 이태원 강남과도 가까워서 입지적으로 상당히 장점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더불어 강남 자체의 숙박은 굉장히 비싼 편인데, 그에 비해 신사쪽 숙박은 강남보다는 저렴하기 때문에 신사쪽에서 묵는 경우도 있고, 특히 성형수술 때문에도 많이 오시구요. 지리적 이점이 많은 곳입니다.



Q 8. 공실율과 운영 비용은 어떻게 되시나요?


공실률 같은 경우에는, 이게 숙박업인지라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있습니다. 겨울이 비성수기고 봄여름가을이 성수기인데, 성수기에는 약 70%정도 찬다고 보시면 됩니다. 근데 이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비싸고 좋은 퀄리티의 서비스보다는, 잠만 잘 수 있는 저렴한 숙소 컨셉으로 운영하다보니 그런 니즈를 가진 사람들이 정말 많이 찾아와줍니다. 관광객들의 패턴이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관광하다가 밤에 잠만 자고 다음날 또 아침에 바로 나가기 때문에 비싼 숙박을 굳이 쓰지 않더라고요. 정말 비싼 숙박을 원한다면 굳이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쓰기보다는 호텔을 가죠. 겨울에는 공실률이 40% 정도로까지 떨어지기도 하는데, 그때는 대만이나 홍콩 같은 더운 나라의 사람들이 주로 찾아오더라고요. 그래서 공실률은 대체로 수익이 날 정도는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소나 유지보수 같은 관리 비용은 케바케인 것 같습니다. 어떤 집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정말 많이 바뀔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전체 하루 숙박 비용의 20% 정도가 비용으로 나가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청소를 직접하고, 생필품 소모가 발생하고, 여벌 침구류를 구비해서 매번 세탁을 합니다. 특히 에어비앤비 같은 경우엔 여성 고객분들이 대부분이라 세면도구나 화장지 같은 제품들이 많이 소진됩니다. 헌데 호텔 어메니티처럼 집어가시지는 않더라고요. 오히려 주고 가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Q 9.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데 있어 어떤 입지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신사 외 추천할만한 입지는 어떤 곳들이 있으신가요?


여기 신사역이나 압구정, 강남쪽에는 성형이나 관광 때문에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쪽의 숙박비가 상당히 비쌉니다. 사실 비싸봤자 하루에 10만원 정도일텐데, 장기로 묵어야 하는 케이스도 많기 때문에 하루하루 숙박비가 쌓이면 무시 못할 금액이죠. 그래서 기존의 호텔이나 숙박업소에서 채워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그 지역은 에어비앤비를 하기에 상당히 좋은 입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명동이나 충무로쪽도 굉장히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요. 지방에서는 부산이 바닷가 근처 숙박이 굉장히 비싼데, 그 근처에 운영해보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10. 여타 다른 호스트들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두고 계시나요?


가격 경쟁력입니다. 다른 호스트들은 게스트가 체크인할 때 물도 주고, 식사도 주고 하는데요. 저희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물도 게스트분들이 따로 사먹습니다. 처음에는 500ml 물도 제공 했었는데요, 페트병 관리가 너무 어려운데다 물을 안 마시는 게스트도 있어서 물이 필요할 때 요청하면 주는 쪽으로 정했습니다. 물 때문에 숙박여부가 갈리지는 않거든요. 이처럼 별도의 서비스를 다 빼버리고 가격을 아예 낮춰버리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가항공 같은 느낌이죠.


이런 식으로 운영하다보니까 개인적으로는 편합니다. 게스트 입장에서는 적은 가격으로 잠만 자고 나가면 쏘쏘인데, 그 이상의 서비스를 받고 나가면 ‘굉장히 싸게 묵었는데 호스트가 친절하게 대해줬다.’와 같은 좋은 리뷰를 달아줍니다. 그런데 어느정도 가격을 높이면 그 수준의 퀄리티를 항상 제공해야해서 오히려 피곤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Q 11. 에어비앤비 운영하는데 있어 수익성 극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요? 리뷰? 가격? 방의 크기? 소개 사진?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입니다. 외국인들은 특히 교통수단이 이용하기가 어렵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숙소가 역세권에 위치하고 가격도 싸다면 어떻게든 찾아옵니다. 묵을 숙소가 골목에 있어 찾기 어려워도, 에어비앤비 컨셉이 현지 가정집을 이용하는 거니깐 외국 게스트분들은 그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직접 찾아와서 셀프 체크인을 합니다.



 Q 12. 에어비앤비 호스트들끼리 커뮤니티 모임 같은게 있나요? 있다면 실제로 많이 참여하고 계시는 편인지?


네이버에 에어비앤비 호스트 카페가 있고 활성화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얻어갈게 없다고 생각돼서 저는 한번만 들어가봤고요. 거기에 있는 자료를 참고하진않고 저 나름대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는 공동구매를 많이 진행하기도하는데, 저의 경우엔 오늘의 집이나 중고 사이트, 이케아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는 것들이라 굳이 접속해서 보지는 않습니다.



Q 13. 에어비앤비하면 법률적인 부분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마음에도 걸리는데, 당시에 에어비앤비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무엇이고, 현재는 국내에서의 규제는 좀 풀린 상태인지?


나라에서 운영하는 도시민박업이라는 허가가 있습니다. 도시민박업 허가를 받으면 외국인 고객만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 관할 구청이나 시청에 가서 방 시설이 어떤지, 내가 영어로 소통하면서 외국인을 고객으로 받을 수 있는지, 들어오는 길목이라던지 등에 대한 민박업 조건에 맞는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과정에서 사업자를 등록해도되고 안해도 되긴하는데, 사업자 등록을 하게되면 정부에서 책자 같은 것들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현재 저는 따로 사업자 등록을 하지는 않은 상태고요.


헌데 도시 민박업과 숙박업은 규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도시민박업은 국내 고객들을 받지 못하게 되어있고요. 근데 국내 고객들을 안받고 싶어도, 에어비앤비 시스템 안에서 국내 고객들을 안받으면 인종차별이라고 해서 아예 안받을 수는 없더라고요. 



 Q 14. 현재 개발자로 일하고 계십니다. 한국에서 개발자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해야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일하는 와중에도 에어비앤비를 운영할만한 짬이 나시나요?


에어비앤비를 많이 사용해본 외국 게스트분들의 경우, 이 서비스가 남의 집을 이용하는 거고 호스트집까지 직접 찾아가야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측에서 해당 사항을 가이드라인으로 제공하고 있고요. 그들은 셀프 체크인에 대해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고, 호스트가 픽업을 나가면 너무 고마워합니다. 그래서 체크인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고요. 또한 외국 게스트분들은 설거지, 세탁 등도 호스트에게 맡기지 않습니다. 화장실도 좀 더럽다 싶으면 직접 청소하고 나오시기도 합니다. 분리수거도 해주시고요. 그래서 외국 게스트분들이 오시면 그 분들이 저보다 더 집을 많이 사용하시기 때문에 더 관리적인 면에서 좋습니다. 하지만 국내 게스트분들은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손써드려야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이전에 하루에서 이틀 묵으시는 게스트분들을 받을 적에는 거의 매일 청소를 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1박은 허용하지않고 2박 이상 묵으시는 게스트분들만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게스트분이 별도로 청소를 원할 때를 제외하고는 일주일에 평균 2번 정도 전반적인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Q 15.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면서 내 공간과 시간이 소모되고 있다란 느낌을 받으셨던 적은 없으셨나요?


사실 이게 제가 주위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장기 투숙객 위주로 받고 있기 때문에 관리적인 면에서는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지 않고, 또 제가 둔해서 그런건진 몰라도 개인 시간이 소모된다는 느낌은 크게 없었습니다. 또 제 개인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차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에어비앤비 게스트



 Q 16. 영어를 잘 하시나요? 영어를 잘못해도 운영하는데 크게 문제는 없을까요?


저는 진성 개발자라서 영어 정말 잘 못하고요. 하지만 크게 영어를 못해도 괜찮은게, 게스트들의 질문은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황에 맞는 답변만 익혀두면 호스트로서 운영하는데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고 생각하고요. 저희 주 고객층인 중국분들도 여행을 오시는 분들은 다들 조금씩 영어를 하십니다. 아예 못하는 경우에는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고요. 만약 게스트분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별도로 영어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Q 17. 주로 응대하고 있는 게스트들은 인구통계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많나요? 호스트 입장에서 각 나라 국민성과 성향 차이를 실제 느끼고 계신가요? 남자 게스트와 여성 게스트의 차이도 심한 편인가요?


60% 정도가 중국, 20-30% 정도가 동남아시아, 10-20% 정도가 서양 게스트분들입니다. 중국분들이 에어비앤비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을 거라고 흔히들 짐작하시지만, 그래도 국내 게스트분들보다는 나은 편입니다. 동남아시아분들 중에 대만, 필리핀 게스트분들은 정말 친절하고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게스트는 일본분들입니다.


서양 게스트분들은 남성분들의 경우 개구장이 같은 면이 있고, 여성분들은 밖으로 잘 안나가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서양 여성 게스트 분들은 에 잘 안나가고 집에서 음악듣거나 음식을 해먹는 등의 실내활동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휴양지 온 것처럼 여유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Q 18. 게스트들을 대하실 때, 친절하게 대하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대하시나요?


저는 처음에는 게스트분들에게 최대한 잘해드리려고 했는데, 어떤 사건 이후로 좀 태도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 분도 국내 여성 게스트분이셨는데, 와인을 침구류에 엎지르시고 방 안에서 담배를 피우시더라고요. 와인은 침구류에 묻으면 잘 안지워지거든요. 그래서 제가 제재를 했는데 체크아웃하시고서 악플을 엄청나게 적으셨더라고요. 이후로 제가 전화를 해서 댓글을 내리는 걸로 해결했지만, 호스트 입장에서는 국내 게스트를 대하기가 너무 까다롭다고 느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댓글 영향이 정말 크거든요. 그래서 이후로는 거리를 두는 스탠스를 취하다가, 그게 또 외국인들한테는 안좋더라고요. 외국인들한테는 국내 관광지에 대한 안내도 해주고 적당히 사근사근해야될 필요성을 느껴서, 이후로는 게스트의 성향을 봐가면서 응대하고 있습니다.



 Q 19. 또 생각나는 진상 게스트는 없었나요?


작년 7월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스페인 고객분이 묵었었는데, 당시에 좀 신났나봐요. 많이 흔든 콜라를 따다가 천장을 아주 콜라 범벅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그 분에게는 다음부턴 이러지 마시고 후기 잘 남겨달라고 말씀드리는 정도로 마무리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다시 천장 벽지를 발랐죠.


개인적으로는 해외 관광객분들보다 국내 관광객 분들이 힘든 경우가 많았는데요. 국내 사람들은 에어비앤비를 많이 이용해본 경험이 없다보니까 에어비앤비를 값싼 호텔 같은 걸로 생각하고 오는 경우도 있으세요. 그러다보니까 비용은 적게 지불하는데 호텔이나 펜션과 같은 서비스 수준을 원하세요. 발렛파킹 되냐, 로비는 어디있느냐, 왜 픽업 서비스는 제공하지않느냐, 조식은 왜 없느냐, 정수기는 왜 없느냐, 빨래는 왜 널어져 있느냐 등등 에어비앤비의 시스템을 모르고 그런 문의들을 하시더라고요. 또 방안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안 치우고 가신다던지, 강아지를 안 데리고 온다고 했는데 데리고 왔다던지, 혼자 온다고 하셨는데 친구들 1-2명을 추가로 데려온다던지, 침대 위에서 생일 파티를 한다던지 하는 등 매너가 없는 경우도 꽤 많이 겪었고요. 대체로 이런 경우는 나이어린 여성 고객분들이 많습니다. 여성분들은 모텔에 묵기에는 좀 위험하다 느껴서 에어비앤비를 찾으시는 경우가 많고, 남성분들은 에어비앤비에 묵을거면 차라리 찜질방이나 호텔에 가서 묵는 경우가 많으시기 때문에.



Q 20.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몇가지가 생각이 나는데요. 제가 두번째로 받았던 게스트가 면접보러 서울에 올라온 두 분의 부산 여성들이셨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면접이 있었는데, 면접 전날 배가 아프시다면서 끙끙 앓으시더라고요. 근데 마침 그날 아침에 저도 배가 아파서 약을 사두었었는데, 그 약을 게스트분들에게 드렸었고 다음날 다행히 몸이 좋아져서 면접을 잘 보셨고 최종합격 하신 후에 저한테 따로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중국 남성 게스트분이셨는데, 제가 아는 로컬 가이드분을 소개해드렸는데 ‘당신 덕분에 한국에 대해 몰랐던 정보를 알게됐다.‘라면서 만족해하셨고, 다음달에 또 저희 집에 묵으십니다.


또 저번달에는 한국에 교환학생 온 대만 여성분이 한달정도 묵으셨는데, 우연찮게 컴퓨터 전공이시더라고요. 그래서 좀 도와드렸더니, 그 덕분에 성적을 잘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에어비앤비 시스템



 Q 21. 에어비앤비 CS는 호스트 친화적인가요? 게스트 친화적인가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에어비앤비가 호스트 친화적인거 같으면서도 게스트 친화적인 것 같습니다. 중립적이고 그 누구의 편도 들어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근데 지나고보면 결국엔 호스트가 손해를 보더라고요. 게스트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 확실한 물증이 없으면 호스트가 감안하고 가야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Q 22. 슈퍼 호스트는 뭔가요?


저는 작년 9-11월에 슈퍼 호스트로 선정 됐었는데요. 슈퍼 호스트가 되면 상위 노출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슈퍼 호스트가 되기 위한 몇몇 조건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1시간 안에 문의에 대한 응대를 해줘야 하고, 예약도 즉시 예약 기능이 있어야 하는 등의 요건들을 맞춰줘야 합니다. 또한 슈퍼호스트가 되면 게스트의 취소에 대해서는 무조건 맞춰줘야 하는데 관련해서 몇몇 난감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게스트가 한달 묵기로 예약을 해놔서 다른 게스트를 못 받고 있었는데 하루 전에 취소를 한다던지 하면 호스트는 벙찌는거죠.



 Q 23. 에어비앤비 정책은 자주 바뀌는 편인가요?


자주 바뀌는 편입니다. 체크인 같은 경우에는 셀프 체크인 항목이 새로 생기기도 하고, 자주 쓰는 문구나 그림 같은 것도 저장할 수 있게 해주고, 앱기능 같은 것도 굉장히 자주 업데이트 되는 편입니다.



 Q 24. 에어비앤비에서 게스트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와중에 직거래로 넘어가서 가격을 싸게 해준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나요?


그런 경우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에어비앤비측에서 머리를 잘 썼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통해서 게스트를 받으면 호스트를 안전하게 해줄 수 있는 장치들을 잘 구현해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게스트가 특정 물건을 부쉈을 때 그걸 사진을 찍어서 신고하면 사실 여부 확인 후에 해당 금액만큼 보상해주는 시스템이라던지 댓글로 게스트/호스트에 대한 리뷰를 남길 수도 있는 등 여러 안전장치들을 두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크게 차이가 안난다면 플랫폼을 이용하는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Q 25. 에어비앤비를 전업으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전에 저랑 2살 차이나는 전문 번역하시는 여성분이 전업으로 하시는걸 본 적 있습니다. 언주, 신논현, 학동 등에서 집을 6채, 방을 12개 돌리시는 분이셨는데, 노하우를 여쭤봤더니, 그 분의 전략도 저랑 비슷했는데 숙박 가격이 2-3만원대로 매우 저렴했습니다. 게스트 입장에서는 그 가격내고 개인실을 이용하는데 불만을 갖기가 어렵죠. 그러다보니 원활하게 돌아가기도 했고, 최소 3박으로 운영하다보니 각 분점별로 주기를 잘 맞춰서 한꺼번에 청소하는 식으로 운영하시더라고요. 수입적으로는 대학원을 편하게 다닐 정도라고 하셨고요. 그래서 당시에 에어비앤비를 계속할지 아니면 다를걸 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씀주셨던게 기억나네요. 개인적으로는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전업으로 하려면 최소한 방이 6개 이상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26. 에어비앤비 호스트 워너비분들에게 한마디


준비하는 과정도 조금 걸리고, 숙박업이다 보니 다소 불확실 할 수는 있지만 지금 내가 영어공부를 해보고 싶다던지, 아니면 작은 장사나 사업을 해보고 싶다면 꼭 한번 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왜냐하면 내 집만 잘 꾸며놓으면 가격이나 광고도 에어비앤비가 다 알아서 해주는 시스템이거든요. 직장 생활하면서 집을 구해보고 싶다하시는 분들에게도 매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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