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곤잘레스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삶의 굴곡을 겪을 수 있고, 그 중에는 할퀸 상처와 같은 트라우마를 우리에게 남기기도 한다.
사고로 갑작스레 하늘 나라에 가신 엄마. 엄마와 황망한 이별을 하고 전에 없던 불안감이 생겼다. 나에게, 나의 가족에게 지독한 상실의 슬픔이 생길 수 있구나. 아니, 또 생길 수도 있겠구나... 전문가는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나에게 들려 주었다. 그래서 손에 들게 된 책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트라우마는 분명 흔히 일어나는 사건에 기인한 것은 아니다. 악어에게 물리거나, 남편이 쏜 총에 맞거나, 자녀를 잃거나, 나치의 괴롭힘 속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유대인이거나, 백상아리의 무참한 공격을 받거나, 곰의 발톱에 살점이 뜯겨 나가거나. 분명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양상과 환경이 다를 뿐 사실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주변에서, 또 누구에게나 무서운 일은 일어날 수 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이 끔찍한 사건들 속에서 살아 남은 생존자들이고, 이겨내는 삶을 살고 있었다. 생존을 할 수 있었던 데도 남다른 이유가 있었고, 다시 살아내는 용기를 내는 모습에도 분명히 우리가 알아야 할, 배워야 할 지혜가 있었다.
작가는 고난을 피하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고 한다. 그 고난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매우 힘들지만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고, 행복하게 살아 가려는 노력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죽음의 위기를 겪고 살아남은 후에,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12가지 전략이 책 날개에도 친절하게 쓰여 있었다. (본문에는 각 전략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1. 갖고 싶다, 필요하다, 꼭 가질 것이다
2.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
3. 인내심을 가져라
4. 강해져라
5. 작은 계획을 세워라
6. 해야 할 일을 하라
7. 쉬지 않고 일하라
8. 한 번 보고, 한 번 해보고, 한 번 가르친다
9. 누군가와 접촉하라
10. 감사하라
11. 걸음을 걸어라, 더 좋아진 척하라
12. 삶은 깊다, 얕게 만들어라.
이 책 속의 두 문장이 머리 속에 남아 맴돈다.
"타인을 돕는 일은 치유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효과가 크다"
(아, 그래서 흔치 않은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 타인을 살리는 일에 뛰어들곤 했구나. 그들이 살기 위한 방법은 타인을 살리는 것이었구나!)
"글쓰기 덕분에 나는 목숨을 건졌다"
글쓰기에 대한 것은 전혀 기대하지 않고 읽은 책이었는데 반가운 만남이었고, 수확이었다. 우연은 아니리라. "글쓰기는 몸을 사용하고, 일정한 양식이 있고, 조직적이고, 리듬이 있고, 목표를 향해 간다"는 것이다. 글쓰기는 흐름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생성한다. 아픔이나 상처에 매몰되어 있지 말고 새로운 의식의 지도를 그려 내면, 새로이 그려진 그 지도는 우리를 새롭게 규정한다는 것이다. 즉, 양식화 되고 방향이 있는 글쓰기 활동은, 지속적으로 탐색을 하게 하고 도파민과 보상작용 시스템을 연관 지으며 새로운 서사를 구성하는 신체 활동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꽤 과학적인 설명도 담겨져 있었다.
고난은 우리 모두에게 닥친다.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라.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도우라.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라." 간단한 이 세 가지 조언을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다.
"일하는 법과 사랑하는 법만 알면 이 세상을 멋지게 살아갈 수 있다. 즉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할 줄 알면 말이다. . . . 아, 고통을 통해, 진실하고 영원하고 고귀한 행복을 성취하는 길은 오로지 일과 극기와 사랑뿐이라는 것을 당신이 믿게 된다면!" -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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