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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스니퍼 May 20. 2024

성장통 두번째 이야기

커피스니퍼의 스무 번째 이야기: 긴장감의 필요성


수업 시간, 발표를 떠올리면 나를 지켜보는 시선들에 긴장감이 몰려오는 기분은 누구나 느껴보았을 경험입니다. 과도한 긴장은 '독'이 될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원동력'이 될 수 있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나'를 바라봤을 땐 약간의 강제성이 있는 계기와 장치가 있어야 능률이 오르는 사람이란 것을 알기에 필요성이 있다면 어김없이 쫓는 편입니다. 


며칠 전 시청점 매니저님께서 요청을 주셨습니다. '정희님 24일 매장 추출 교육 일정으로 30분 일찍 마감해야 할 것 같아서요. 시간 변동 공지 부탁드려요!' 인스타 공유 후 교육 시간에 맞춰 브랜드 매니저님과 시청점으로 향했고, 교육에 앞서 매니저님께서는 밀봉된 봉투 하나를 꺼내셨습니다. 그 안에는 기본적인 문제부터 어라? 하는 문제들까지 모두 8개가 구성되어 있었어요. 시간이 다가오자, 팀원분들은 미리 공부했던 부분들을 이야기하며 추측에 앞서기도 했고요.(웃음)  매니저님께서는 먼저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1. 추출 교육 진행



"커피를 추출하는 모든 행위에는 '왜'라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업'으로서 반복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이 방법이 올바른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아침에 세팅된 추출 레시피가 하루의 고정된 레시피일 리 없잖아요. 더 나음을 추구하려면 우리가 계속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요.  간단한 퀴즈와 함께 서로가 가진 커피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각자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은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혜현 매니저님 -



긴장되고 재미있는 순간이라면 시험지를 받고 하나씩 써 내려갈 때마다 나오는 탄성이었어요. 손으로 가리고, 허공도 바라보며 아는 문제인데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하시는 모습들을 보며 응원밖에 할 수 없었는데요.(웃음) 문제의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라 모두 같은 부분에서 힘들어하셨어요.


가장 무난한 문제와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모두 한 번씩 풀어 보세요!

1. 인센스에 들어가는 생두와 각각의 비율을 적으세요. 

8. 도징 20g, 추출 40g, TDS 9.8일 때 커피 안의 고형성분을 적으세요.





이후 순위와 상관없이 시험이 끝난 후에는 답을 맞혀보며 커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친 얼굴이지만 이구동성으로 '교육은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극도의 긴장감은 아니지만 떨리는 마음에 공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며칠 동안 팀원분들은 추출에 관한 이야기만 하셨다 하더라고요. 평소보다 더 깊게 파고들었지만, 함께하다 보니 어렵다는 생각보다 새로운 발견에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더욱 컸다고요!



  

2. 추출 방법을 통한 테스트

 : 어떤 방법으로 추출한 커피가 맛있는지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이에요. 


4가지 방법으로 추출하는 매니저님




> 추출 테스트 결과 


총 4가지 추출 방법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 도징량은 동일, 추출량은 세팅되어 있는 추출 값으로 추출하였을 때의 추출량이라 조금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추출 시간에서도 차이가 발생했는데 4번이 가장 길었고요. 


도징, 추출 모두 고정값으로 두고 테스트해야 했지만 추출량이 달라 수율값에서 차이가 발생. 수율값은 제외했습니다. (추후 재실험 예정.) 가장 놀라웠던 점은 테스트 결과 기존까지 사용하였던 방법은 2번과 현재 매장에서 사용 중인 3번은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어요. 1번의 경우 밸런스가 좋고 산미와 단맛이 골고루 잘 느껴진다는 의견이었고, 3번의 경우는 초반의 맛은 괜찮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극적이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위 4가지 방법 중 어떤 것이 좋고 바람직한 방법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미각 테스트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WDT를 사용한 방법을 동일하게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매니저님께서는 현재 매장에서 WDT를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아쉽지만, 오픈 세팅 시 OCD 툴을 사용하는 방법과 사용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직접 실험을 해보고 더 좋은 맛의 결과를 내는 방법을 적용해 보려 하고, 팀원들에게는 OCD 툴(레빌링 툴)에 의존하지 않고, 포터 필터에 커피를 담기 시작할 때부터 고르게 담기와 평평하게 적당한 힘보다 살짝 힘을 주고 탬핑하기를 연습하기를 바란다는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공통된 분야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 일로 만난 사이이지만 공동체 의식, 그 영향력이 갖는 의미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짧게나마 단축 영업 진행으로 교육은 이루어졌지만, 업무의 연장선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참여하고 앞으로의 교육 과정에 의견을 모아준 팀원들과 바쁘신 와중에 교육 진행을 맡아 주신 매니저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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