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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by 상혁

오늘도 어김없이 난 감사부로 갔다. 우리 학교 교복이 밝은 편인데 내 코트 때문에 더 어두워 보였다. 그래서 내 별명이 저승사자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누군가 감사부를 찾아왔다.

"저기, 선배님. 누가 찾아왔습니다."

"오늘 올 사람 없지 않나?"

"누구시죠?"

"아, 안녕하세요. 제보할 게 있어 왔습니다."

"네, 들어오세요."

"무슨 제보인지?"

"3학년 학년회 대표 불법 취임입니다."

"그렇군요. 혹시 자세하게 말해줄 수 있나요?"

"3학년회 대표 진우진 대표가 표를 매수하고 반항하는 사람들은 강압적인 대응으로 대표 자리에 올랐습니다."

"일단 수사 진행 하겠습니다."

나는 바로 부장에게 보고 하러 갔다.

"선배님, 감사 허가 해주세요."

"이번엔 또 무슨 마법을 부리려고?"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3학년회 감사 진행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요."

나는 바로 3학년회에 들이닥쳐 감사를 시작했다.

"감사부 이시현 차장입니다. 감사 시작 하겠습니다. 협조 부탁 드립니다."

"잠깐잠깐.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영장 있어요?"

"네, 당연히 있죠. 그리고 진우진 3학년회 대표님 소환 영장도 있습니다. 같이 가시죠."


취조실

"임원들의 표를 매수한 것이 사실입니까?"

"누굽니까? 그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사람이."

"그건 말해 드릴 수 없습니다."

"차장님, 차장님 지금 속고 있는 겁니다. 제가 뭐가 아쉬워서 그런 짓을 합니까? 예?"

"어제 근처 공원에서 이주일 3-11 학급 대표가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이주일 대표 클라우드를 확인해보니 녹음 파일이 남아 있더군요. 그곳에서 대표님 목소리가 있었고요."

"듣던 대로 저승사자시네. 대단해요. 근데 이 녹음 파일이 나 인걸 증명 할 수 있습니까?

"아, 그리고 학년회 임원들의 자금을 조사해보니 고액의 돈이 들어왔었네요. 그것도 현금으로. 당연히 세탁 한 거겠죠? 그리고 한 임원이 자수를 했습니다."

"자, 다시 질문하겠습니다. 임원들의 표를 매수하고 반대하는 임원을 죽인 게 사실입니까?"

그러자 진우진 대표는 책상을 쾅치며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감히 내가 누군지 알고... 너 두고 봐. 내가 꼭 죽여 버릴 거야."

"저기 검사님, 데리고 나가 주세요."


일이 끝나고 부장에게 보고 하러 갔다. 그러자 부장은 박수를 치면서 말을 걸었다.

"역시 우리 감사부의 마법사. 이시현. 수고했다."

"아닙니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학생회실

"회장님, 이시현 수사관 이거 심상치 않습니다."

"하, 진우진. 쓸만한 놈이었는데. 이렇게 가버리냐. 이시현 뒤좀 밟아봐요."

"넵, 알겠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는 피곤해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자 내가 소속되어 있는 반의 회장은 또 우릴 기강을 잡았다. 말을 듣지 않는 학생은 죽기 직전까지 팬다. 오늘도 그런 일이 있었다. 나는 참지 못해 내가 나섰다.

"그만하시죠. 최재욱 학급 대표님?"

"아이고 우리 수사관 오셨어요?"

"학생인권조례 제16항의 따르면 '임원과 학생은 학급과 학교에 위화감을 조장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뭐래는 거야!"

휘두르는 주먹을 피하고 무릎 뒤쪽을 차 무릎을 꿇게 하였다.

"최재욱 2-1 학급 대표님, 당신을 폭행으로 영장 없이 긴급 연행 하겠습니다."


감사부

수사를 하던 도중 갑자기 이주현 학생회장이 들어왔다.

"뭡니까?"

"저 사람 풀어 주세요."

"정당한 사유 없이는 안됩니다."

"정당한 사유입니다. 무죄입증의 증거를 가지고 왔거든요."

"하... 알겠습니다."


학생회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최재욱 대표. 내가 조용히 지내라 했어요. 안 했어요."

"죄, 죄송합니다."

"사람이 멍청하면 말이야. 최소한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죄, 죄송합니다. 제가 다시는..."

"아니, 아니. 쓸데없는 변명 늘어놓지 말고. 잘합시다."


집에 가고 엄마가 나를 앉혀 놓고 물었다.

"이시현, 너 뭐 숨기는 거 있지?"

"아... 나 감사부하고 있어."

"뭐리고? 감사부? 너 미쳤니? 그 일 한 사람은 다 실종되거나 죽었어."

"사실 1년째 하고 있었어."

"뭐? 내가 그렇게 반대를 했겠만 결국... 너 그럼 대학은?"

"감사부에서 실적 좋으면 검사로 바로 취직 가능하데."

"그만둬라."

"안돼 못 그만둬."

"너 혹시 김동현 그 친구 때문이니? 그 친구 억울한 죽음을 밝혀 내면 뭐 그 친구가 살아 나?"

"엄마! 왜 말을 그렇게 해? 나 1년 동안 김동현 생각하며 버텼어. 김동현이 내 삶의 원동력이었고 김동현을 잊는 순간 나도 없는 거야."

"네가 그 일을 계속하고 싶으면 나가 살아. 내 눈앞에서 하지 마. 나가서 기숙사에서 살던가 해."

"알겠어. 근데 엄마,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다음날 감사부

나는 계속 이주현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동현이 밝혀내려는 진실을 계속 찾는 중이었다. 그러나 답은 나오지 않았다. 수상할 정도로 깨끗하다.

"분명 뭔가 있을 텐데..."

저녁을 먹으러 교실을 나왔을 때 어떤 여학생이 감사부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누구세요?"

"이시현 수사관님이 시죠?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

"이, 일단 들어와요."

표정이 매우 불안해 보였다. 대충은 짐작이 간다.

"무슨 일이세요?"

"제가 학교 폭력을 당했어요. 정확하게는 성범죄 피해자예요."

"그럼 학폭위(학교폭력위원회)로 가시지..."

"가봤어요. 근데 거기 선생님들 다 한편이에요."

"한편이라면..."

"네... 1-1 학급 대표 김서진이에요. 수사관님 임원들의 저승사자시라면서요. 꼭 잡아주세요."

"그럼, 증거나 사진, 또는 녹음 파일 이런 거 있나요? 병원 진로 기록도 상관없습니다. 힘드시겠지만 그날에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세요."

"제가 흔히 말하는 왕따였어요. 그때 김서진이 와서 저를 많이 챙겨줬어요. 그래서 제가 많이 의지 했었어요. 근데 저를 이상한 사진에 합성하고 협박하고 성희롱 하고 그랬어요. 폭행도 있었고... 그리고 김서진은 반에서 평판이 좋은 애예요. 그래서 애들도 믿고 잘 따라요."

"그럼 혹시 메시지 주고받은 기록이 있나요?"

"네, 그 합성한 사진이랑 협박한 메시지를 제가 캡처해놨어요."

"좋아요. 제가 꼭 죗값 받게 할게요."

"아, 근데 만약에 무리들이 저에게 해를 가하면 어떻게 해요?"

"그러면 계속 이곳에 있어요. 여기가 제일 안전해요."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나는 다음날 부장에게 가서 보고를 하였다.

"선배님, 이번에도 부탁드립니다."

"나야 뭐 우리 시현이 믿으니까. 잘해봐."

"아, 그리고 소년 법원 절차로 가고 싶습니다."

"너 진심이지? 거기 엄청 살벌한 거 잘 알잖아."

"근데 이번건은 법원을 못 믿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그래, 해봐. 너 전문 이잖아."

"감사합니다. 매번 부탁만 드리네요."

"나도 다 일 잘해서 해주는 거야."


1-1 교실

"김서진 대표님 있나요?"

"접니다."

"감사부 이시현 차장입니다. 당신을 성폭행과 협박으로 연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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